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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기계와 아이돌들의 이야기 - 8 (치하야/유키호 루트 통합 파트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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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27, 2017 23:30에 작성됨.

하기와라 유키호의 무대는, 다행스럽게도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유키호 [......--이예에에에에에에에에에이!!!]

 

바스티온 [쀼삡?]

 

유키호의 샤우팅에 가장 놀랐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스티온이었다.

바스티온에게 샤우팅은 전투를 시작할 때 내지르는 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유키호 [여러부운~ 다들 즐겁게 즐기시고 있나요오오오오~!!!]

 

마을 주민들 [-네에에에에에에~!!]

 

유키호 [그렇다면 여기서 좀 더 좀 더!!! 뜨거워져 볼까요오오오오~!!!!]

 

누군가가 보았다면 자포자기가 약간 섞인, 스스로가 위압되지 않기 위해 샤우팅으로 분위기를 가져와 보려는 불쌍한 노력으로도 보일 수 있을 법한 모양새였으나 바스티온에게는 그저 유키호의 훌륭한 극복으로만 보였던 것이었다.

어느 새 음향기계 세팅에서 잠시 손을 놓은 치하야가 바스티온의 곁에 앉아 있었다.

바스티온은 고개를 한 번 갸우뚱하고는, 치하야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치하야 [프로듀서, 프로듀서도 즐겨보세요. 프로듀서라면 사람들의 즐긴다는 것을 한 번 배워봐야죠.]

 

바스티온은 그 말에, 명확한 대답은 할 수가 없었다.

 

바스티온 [위융, 쀼웁. 두왑?]

 

치하야 [역시나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은 아니려나요......]

 

치하야 [뭐, 괜찮을까요...... 후우.......]

 

즐기라는 치하야의 표정은 의외로 사뭇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바스티온의 카메라에 어째서인지 그 표정은 들어오지 않았다.

 

유키호 [ALRIGHT~ 오늘은 운다 해도~ ALRIGHT~ 내일은 그래 좀더 행복해질 거야~]

 

바스티온 [삐쀼~ 우위웅 위웅 삐유웁! 우위이잉~]

 

어째서인지 바스티온은 유키호의 노래에 맞추어 흥얼거리는 데에 정신이 없었다.

옆 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신기한 듯이 한마디 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마을 주민 [허허...... 로봇이 아이돌의 프로듀서라니 정말로 신기한 일이란 말이지 이거.....?]

 

마을 남자아이 [우와! 로봇이다!!! 진짜 크다!]

 

바스티온 [우삐입?!]

 

마을 주민 [저런 여자아이들을 로봇이 챙긴다니 세상 참 많이 바뀌었어......]

 

바스티온 [두왑.]

 

어느 새일까. 공연을 포함한 모든 일정이 성황리에 끝나고 자정 무렵이었다.

그 개는 어느새인가 바스티온의 품을 탈출해 있었지만, 유키호는 개의치 않아했다.

2미터가 넘어가는 육중한 거체가 다시 한 번 자세를 높이고서는, 유키호에게 한 손을 내밀었다.

 

치하야 [프로듀서. 하기와라 양에게 정말로 좋은 도움을 주었군요.]

 

바스티온은 말없이, 아니 소리없이 고개를 한 번 갸웃하더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는 터덜터덜 바깥을 다시 한 번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열 세명 모두가 함께 바스티온을 나란히 둘러싸고 돌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바스티온이 카메라로 읽어내는 모든 것을, 열 세명의 눈도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강둑에 걸터앉아 바스티온은 갑자기 웃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바스티온 [삐삐 캭캭캭캭캭캭캭캭. 위잉! 캭캭캭캭캭캭캭!]

 

하루카 [어라라? 이것 봐? 바스티온 군 정말 즐거운가 봐!]

 

미키 [아후...... 정말 졸리긴 하지만, 귀중한 경험이었던 거야~]

 

미키의 말대로 로봇 프로듀서와 함께 낯선 마을의 소소한 마을 축제에서 모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분명히 크나큰 추억이자 귀중한 경험으로써 평생의 자산이 될 만한 일이었다.

 

아즈사 [맞는 말인걸~? 정말로 특별한 프로듀서와, 정말로 특별한 곳에서, 정말로 특별한 일을 했으니까 말이야~]

 

미우라 아즈사도 거기에 거들었고, 어느 새 바스티온의 목을 감아안고서는 바스티온의 뒤에 기대어 있었다.

바스티온에게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질량적인 부담이 없었지만 말이다.

 

이오리 [바스티온, 로봇으로써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기 위해 배울 것이 많을 거야.]

 

바스티온은 이오리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서는 분홍색으로 눈 부분 카메라 쪽의 LED를 물들이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이오리를 지긋이 바라보는 바스티온에게 이오리는 그저 미소를 지어 줄 뿐이었다.

 

마코토에게는 잿빛에 가까운 묘한 색깔의 빛을 내며 한 팔을 마코토의 볼로 가져가 어루만졌다.

유독 마코토에게는 일련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법한 모습이 많았던 것일까.

 

마코토 [앗! 차가워! 아이 바스티온! 헤헤헤헤헤...]

 

히비키 [흐음. 바스티온은 정말로 고생 많았지 이번 일에.]

 

바스티온 [우위입?]

 

하루카 [몸이 해체되기까지 하면서까지 따라왔으니 말이야...... 헤헷.]

 

바스티온 [삐유우웁 위우우!]

 

아미 [그거, 우리가 다 옮겼다궁?]

 

마미 [정말 무거워도 너무 무거웠다궁?]

 

바스티온 [삐유우우우우우우......]

 

후타미 자매의 딴죽에 바스티온은 갑자기 의기소침한 듯 기어들어가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툭하고 떨구었다.

하지만 아미와 마미가 곧내 다시 바스티온의 양 팔을 끌어안고서는 볼을 비비며 바스티온을 격려해 주자, 다시 한번 바스티온은 아미와 마미를 노란색 불빛을 내며 번갈아 쳐다보았다.

 

리츠코 [그러고 보니 바스티온 군. 몇 번만 이런 거 시켰다가는 아이돌이 아니라 보디빌더가 되어버린다구. 정말이지.]

 

바스티온 [삐유우우우우우......]

 

리츠코의 일침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는 바스티온이었다.

 

타카네 [곧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군요.]

 

미키 [일상이라고 해도, 좀 더 반짝반짝한 그런 순간이 왔으면 한다구. 아후.]

 

마미 [그래그래! 그 반짝반짝한 날은 언제 오는 거야!]

 

하루카 [에헤헷......?]

 

리츠코 [곧 올 거니까, 좀 더 팍팍 나가보자구?]

 

모두들 [오오!!!]

 

바스티온 [쀼삐이이이이이-!!]

 

-키이잉, 키이잉,

바스티온의 손가락 관절이 작은 소리를 내면서 움직였다.

그 손에 놓인 것은. 한 마리 반딧불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사무소에 돌아온 바스티온은 딱히 하는 일 없이 가니메데스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날 한밤중이었을까.

바스티온의 책상에는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

 

바스티온은 고개를 갸웃하며 놓여 있는 물건을 집어들었다.

바스티온의 손에 집힌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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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오랜만의 복귀입니다!

바스티온이 제일 처음 집어든 물건은 무엇일까요!

무엇이냐에 따라 치하야 루트와 유키호 루트의 진행 순서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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