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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편광렌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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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26, 2017 22:40에 작성됨.

"카미조령에 이단이 이렇게 많이 숨어들었을 줄이야... 그것도 상류층에..."

 

"이러니 빈민가에 이단이 흘러넘치는 것도 당연하지. 정말이지, 이쯤 되면 왕국 백성들이 불쌍해질 정도라니까."

 

"왕국의 백성들은 언제나 불행한 존재였습니다."

 

깊은 곳의 성기사들과 카나코의 이야기엔 동정심과 측은함, 연민의 감정이 잔뜩 묻어나와 있었다. 교단의 뒷거래니 사정이니 하는 복잡한 이야기는, 그들에게 살해당해서 굴러다니는 이단의 시체만큼이나 무가치했다. 동정, 연민, 그리고 측은함을 피와 함께 두른 난바 에미가 카나코에게 다가왔다.

 

"보고. 반 이상 제압 완료했습니다. 현 시간부로 저희 깊은 곳의 교단은 제압 완료 지역의 안정화 및 숨은 잔당 소탕으로 이행하라는 카미죠 영주의 명령입니다."

 

평소에는 조금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소란스러운 에미도, 이런 상황에서만큼은 예의를 지키며 격식에 맞추어 카나코에게 보고를 올렸다. 카나코 또한, 카미죠 영주가 명령권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딱히 불만은 없어 보였다.

 

"알겠습니다. 헌데, 오니기리 교의 '사도'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미 탈출한 것입니까?"

 

카나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에는 입에 담지도 않는 명령조의 어투로 에미에게 대답을 요구하였다.

 

"탈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압당하지 않은 곳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아군의 사망자 중에 '고아원'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능력에 당한 자들이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후방 안정화 및 소탕전으로 임무를 전환합니다. 전원, 후방으로 이동!"

 

카나코는 고개를 끄덕이고 명령을 내렸다.

.....그제서야, 카나코의 머리 속에서 교단의 이익에 관한 계산이 서기 시작했다. 끝까지 싸우는 것 보단, 전투가 일시적으로 끝난 곳의 정리를 하면서 구호활동을 펼치는 게 교단의 이미지와 자신의 왕국 공직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전원입니까? 몇 명은 전투에 남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직 오니기리 교의 고위 관계자들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만...."

 

"아직은 적이 있는 만큼 아군을 분단시키는 건 위험한 판단입니다.

그리고, 태양의 젤러시교의 성기사들과 이단심문관 아이카와 치나츠가 있습니다. 아무리 사도라고 해도, 그들의 눈을 피하는 건 불가능하겠죠."

 

'아군은 유능하고 볼 일이다' 카나코는 그렇게 생각하고선 속을 쓸어내렸다. 덕분에 폭력의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떨어질 수 있었다. 아이카와 치나츠는 일을 믿고 맏길만한 사람이라는 세간의 평가와, 카나코 자신이 본 아이카와 치나츠의 단면도 그녀가 이 현장에서 떠날 수 있도록 한 요소 중 하나였다.

 

 

 

---

 

 

 

"......지령서군요. 악필이여서 읽기는 힘들지만 무슨 내용인진 알겠어요."

 

'두캇 놈들 대체 무슨 생각이지?' 지금 이 순간, 카미죠 하루나의 머리 속에서 가장 의문스러운 상대는 오니기리 교가 아니라 두캇 공화국의 첩자였다. 아이카와 치나츠는 분명 지령서의 내용을 읽었을 것이고, 이 지령서의 정보를 타인에게 쉽게 공개해선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카와 치나츠는 전선을 지휘하고 있는 카미죠 하루나에게 이 지령서를 보냈다.

호위 겸 감시역으로 따라다니던 사죠 유키미를 떼어둔 채.

 

"감시역으로. 병사도 붙어있어....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유키미는 카미죠의 표정을 읽고,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말했다. 거대한 호랑이의 모습을 한 페로가, 조금 놀란 듯 유키미를 쳐다보았다. 유키미의 주장은 근거를 가진 냉정한 판단임엔 틀림없지만, 유키미의 목소리에는 냉엄한 판단이 결여되어 있었다. 물론 정신 계열의 공격을 당하지는 않았다.

 

"그렇습니까. 그건 뭐 괜찮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이 지령서를....." "보고드립니다!! 공단의 수석기술자가 저택의 잔해를 가지고 벽을 만들었습니다!! 특수한 능력을 사용하고 있어서 대포가 먹히지 않습니다!!"

 

'제국의 일에 훼방을 놓을 생각이 아니었던 건가. 뭐 좋아. 우리 입장에선 저것들을 처리해주면 그만이긴 해' 카미죠 하루나는 그렇게 자신을 납득시키고 다시 지휘 임무로 돌아갔다. 방금의 지령서로 저 광신도들의 계획도 알았으니 재빨리 처리하고 추궁하면 그만이라는 계산이었다. 무엇보다 이런 식으로 쓸데 없는 곳에 두뇌를 소모할 여력도 시간도 없었다.

 

"....나는?"

 

"마침 잘 됐어요. 광신도들이 잔해 속에서 농성전을 펼치는 중입니다. 틈을 찾아서 급습해 무력화시키고, 아군이 쓸 만한 통로와 거점을 확보하세요. 여기 신호탄 가져가고요. 아 그리고......"

 

하루나는 유키미에게 지시를 내리다 말고 주머니를 뒤졌다. 그녀의 주머니 속에서 조금 녹아내린 갈색 알갱이가 나왔다.

 

".....이건?"

 

"캬라멜이라고 부르는 간식이에요. 지금까지 안경 쓰고 있던 상이에요. 하나 먹어요."

 

유키미는 받은 캬라멜을 반으로 나누려 했다.

손에 묻은 뜨뜻미지근한 피의 온도 때문일까, 캬라멜은 정확히 반으로 잘리지 않고 녹아내렸고, 유키미는 아주 조금의 고민 후 조금 더 큰 쪽을 자신이 먹고 작은 쪽을 페로에게 주었다.

 

"나중에 다른 것도 줄께."

 

".....냐앙."

 

페로는 마치 고양이 같은 울음소리를 내면서, 카미죠 하루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마치 무언가를 부탁하는 사람인 것 마냥,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 까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추가로, 혹시나 적의 수장…. 광신도 사이에서 사도라고 불리는 자를 만난다면 혼자 싸우지 마세요.”

 

 

 

---

 

 

 

"........."

 

죽음이란 결국 정적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삶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공통된 경향을 찾을 수 있고, 삶의 끝 역시 어느 정도 공통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사죠 유키미가 보고 만들어 온 삶의 마지막이란 대체로 자극적이고 소란스러웠다. 그래서 유키미는 말이 없었다. 일도 조용히 하는 쪽을 선호했다. 그녀가 입을 열지 않아도, 삶이란 이미 충분히 시끄러웠다.

 

"별께서인도하신다별께서인도하신다별께서인두우어어어....."

 

", 살려줘요! 전 그냥 홀려..... , 아니에요! 별이시어 용서를!! 아아악!!"

 

"키키히히히히미키키키키키키키키키!!!! 쿠히후후후후후훟무무......"

 

오늘, 유키미가 오니기리 교를 혐오하는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다. 이 이교도들은 죽기 전에, 혹은 죽어가면서도 큰 소리로 자기들 신의 이름을 외치며 죽어갔다. 그녀가 끝낸 삶들 중에서도, 가장 시끄러운 부류에 속하는 자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숨소리조차 흘리지 않고 검은 수정을 광신도들의 몸에 박아넣었다. 사역마의 이빨과 손톱으로 광신도들을 뜯어내었다. 뚫린 자리에서 피와 지방이 흐르고, 찢긴 곳에서는 내장이 비여나왔다.

 

"......."

 

이 신도들은 잠시 식사를 준비하는 도중이었던 모양이다. 카미죠령의 병사 한 명이 쇠갑옷에 싸인 채로 쓰러져있었다. 신도들이 일부러 덮어두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유키미가 이들이 식사 준비 중이라고 판단했던 이유는, 갑옷 아래에서 타오르는 장작불과 신도들이 손에 들고있던 양념통 때문이었다.

페로가 낮게 울었다.

 

".......그래. 많이 먹진 말고 조금만 뜯어먹어. 잠깐 근처를 돌아볼께."

 

'가까워지고 있어' 유키미는 다시 숨을 죽이고 불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었다. 한낮이지만, 사방이 불타고 있는 시가지는 몸을 숨기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쓰레기 더미 같은 회색 망토를 걸치고 조심스레 돌아다니는 유키미는, 광신도 몇 무리를 더 처리한 다음에 페로에게 돌아왔다. 묘하게 적극적이었다.

 

"가자."

 

페로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 쉬는 게 어떻겠냐는 뜻이었다. 은폐한 채로 체력을 회복하며 약간의 장기전을 도모한다. 이게 평상시의 사죠 유키미가 일하는 방법이었다.

 

"어차피 후방은 아군 천지야. 휴식이 필요하면 잠시 빠지면 돼."

 

유키미가 페로의 몸 일부를 조금 떼어서 수정구로 만들었다. 페로는 다시 한 번 귀여운 주인을 말려보려 했지만, 유키미의 시선이 어느 시체를 향해 박힌 것을 보고선 말리기를 멈추었다.

박살나고 짓이겨진 시체가, 뜯겨나온 내장이, 그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파동'에 당해버린 듯 우그러지고 터져나간 시체들은, 그녀가 그 고아원에서 목격한 것과 닮아 있었다. 페로도, 그 시체를 보고 나서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 자가 이곳에 있다는 걸.

 

유키미의 발이 조금 빨라졌다. 소리 없는 증오는 세상이 타오르는 소리에 묻어 남몰래 타오르고 있었다.

 

 

 

--

 

 

 

이렇게 근로의욕이 넘친 적이 있었을까유키미는 광신도들을 가만히 노려보며 생각했다. 물론 그녀는 프로라는 자부심도 있고, 프로 나름의 원칙과 성실함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발적으로 기쁘게 일을 받아들이려는 근로의욕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지금이라면, 무보수로 일하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원칙도 어기고 선의만으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유키미는 자신의 이 변화가 어디서 왔는지를 잠깐 고민했다. 정답은 금방 나왔다.

 

우리의 별께 기도를……”

 

유키미가 이 광신도 무리를 노린 지 10분 남짓, 이들은 등을 너무나 쉽게 드러냈다. 고급스러운 의복과 윤기 넘치는 머리카락과 피부를 볼 때, 이들이 전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는 건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남들을 전쟁터로 몰아가느라 직접 전쟁터로 가진 못했던 모양이라고 유키미는 추측했다.

신병도 이렇게 어리숙하진 않을 거다유키미가 속으로 이죽거렸다. 하지만 동시에 감사하였다. 마침 이들이 갈림길을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천한 것들 따위에게 이 나라를 넘길 수는 없지.”

 

물론이고말고요. 왕가에도 망조가 들었어요. 별께서 다시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 망할 제국이 별께 반항한다더군요. 저놈들이 잠깐 이기긴 했지만…..”

 

유키미는 정치를 잘 모른다. 행정이나 경제 같은 것도 잘 모른다. 하지만, 카미죠 하루나와 지낸 며칠 동안 그녀가 백성을 위해서 일하는 위정자라는 것 만큼은 알게 되었다. 유키미가 기억하고 있던, 자기들의 배만 불리는 자들과 같은 계급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자기 영지민들을 위해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오로지 백성을 위해 일하는 귀족 같은 건, 동화 속에서도 볼 수 없는 성자라고 불러도 될 경지다.

 

하루나 그 애새끼가 정말 세상 무서운 걸 모르고 날뛰는 덕분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제국이랑 싸운 게 그리 뭐 대수인가?”

 

그 패륜아 년은 지 애비도 조져놓고서 뭐가 그리 잘났다고….. 도마 경도 이를 갈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이번 총기사업 떨어진 거 때문에.”

 

예전처럼 종교재판을 벌여야 하죠. , 이번엔 별의 이름으로요. 하하하…..”

 

그러고보니 사쿠라이 아가씨를 맛본 지 꽤 오래 지났지….”

 

팔다리를 자른 다음에 키워서 콤팩트하게 맛보는 건 어떻습니까?”

 

잠깐만요, 키우면 안 되죠. 무슨 끔찍한 소리를.”

 

그리고, 카미죠 하루나는 자기 자리를 위해서 발광하는 광신도도 아니었다. 유키미는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장미색 망상을 펼치던 자들을 향해 페로와 함께 총을 겨눴다. 유키미가 하루나에게서 받은 것 한 자루, 모습을 바꾼 페로가 근처에서 줏어온 걸 수 자루.

조준하고 쏘는 법은 잘 알고 있었다.

 

.

 

은은한 격발 소리와 함께 유키미의 어깨가 반동에 의해 조금 밀려난다. ‘반동은 조금 세지만, 좋은 총이야.’ 쏴 본 유키미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카미죠령에서 만든 신무기는 베테랑에게 호평이었다. 카미죠 하루나가 탄피인가 뭔가 하는 특수한 총알을 써서 더 좋을 거라는 말을 했다는 걸 떠올렸다. 아무렴 어때, 쓰기 편하고 잘 죽이는 무기가 좋은 무기인 것이다. 총에 맞아서 대가리가 터져나간 사람들이 증명하고 있었다.

 

“…….슬럼가는, 자기를 구해줄 거라고 했지.”

 

광신도들이란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유키미는 새삼스럽게 그들과 함께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태양의 젤러시교나 제국, 깊은 곳의 교단이 신을 믿는 자들을 이단으로 몰고 박해하는 건 유키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때로는 그녀의 고용자가 신을 믿는 자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람 시체를 으깨서 삼각형으로 만들고 웃으며 제사를 지내는 자들과 상종한 적은 없었다.

 

귀족들이 벌여놓은 제사상에, 어린아이가 얼굴만 남긴 채로 짓이겨져 있었다. 한창 제사를 벌이던 중이었을까, 한 명은 몸이 제대로 으깨지지 않은 채 뼈와 내장을 드러낸 채로 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유키미가 오기 전에 한 바탕 즐겼던 건지, 몸의 구멍 곳곳엔 끈적거리는 하얀 액체가 들어차있었다.

 

하드한 취향이네.”

 

다행히, 유키미의 고용주 중에는 이 정도로 악취미인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

 

고아원에서 만났던 아이들과 같은 나이일까. 유키미는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아이를 보며 무덤덤하게 생각했다. 비명을 지르기엔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 남은 팔다리를 가지고 힘겹게 내장을 뱃 속으로 다시 쓸어모으고 있었다. 작은 손가락이 자신의 내장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죽기 힘든 자리만 잘 잘라서 다져놓은 모양이었다. 주변에도 비슷한 식으로 죽은 사람들이 널려 있었다. 아마 이 아이는 상당히 오래 사는 성공작이었던 모양이다.

 

살려…. ….”

 

저 꼴로는 오래 살지 못한다. 의사가 와도 이건 살릴 수 없다. 하지만 그녀가 보아온 삶의 마지막이란, 대체로 소란스럽고 꼴사납게 살아남으려 애썼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 역시, 죽기 전에는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 했으니.

하지만, 이건 손 쓸 도리가 없다.

 

그렇네. 어떻게든 손을 쓰고 싶네. 처음이야.”

 

아마, 그녀가 처음으로 만난 친구들도 이랬을 것이다. 죽어가고, 다져지면서, 그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고 비명을 지르고, 내장을 빼내는 손을 힘없이 쳐내다, 그 손마저 잃어버리고, 남의 뱃속을 보며 자신의 뱃속이 어떻게 될 지 알게 되고. 그리고, 비명을 지르다, 구원도 없이 고통 속에서 죽었을 것이다.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시체들처럼.

 

“…….살 거라고, 기대하진 마.”

 

조금 남아있는 팔다리를 꽉 묶었다. 과다출혈로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못쓰게 된 팔다리는 자연스레 괴사하겠지. 찢어진 내장과 배는 페로를 써서 대충 꿰맸다. 몇 시간 후면 감염 때문에 썩어들어간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다 꿰맨 자리 사이로 가스가 흘러나올 게 분명하다.

 

“…..저쪽. 운이 좋으면, 구출받을 수 있어.”

 

그럼에도, 유키미는 아이에게 살아나갈 길을 알려주었다.

 

살아.”

 

아이가 시야에서 떠나간 뒤에, 유키미는 처연한 한 마디를 던졌다. 너무 늦은 말이었다. 조용히 타오른 마음만 남아, 말 없는 아이의 길에 재와 피를 섞어 뿌렸다.

 

 

 

--

 

 

 

“…….그 능력.”

 

그리고, 유키미는 드디어 찾아내었다. 터져 죽은 병사들이, 이 자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 유이는……”

 

유키미가 신호탄을 하늘로 쏘았다. 보자마자 죽이려 들지 않고, 혼자서 죽이려 들지 않은 건 그녀가 냉철한 살인의 프로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단심문관 아이카와 치나츠를 보호를 우선할 정도의 판단력은 언제나 지니고 있었기에,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살려줘어어어어!!!!”

 

이단심문관이 비명을 지르며 유키미의 뒤에 숨었다.

 

전쟁, 위험해. 저기로 도망쳐. 성기사들 있어.”

 

아이카와 치나츠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그렇게 냉정하고 이지적으로 보이던 사람도 광신도와의 전쟁은 버텨낼 수 없었던 것 같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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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음화 완결. 아마도.

몸이 안 좋아서 퀄리티는 보장 못 합니다. 오늘 왜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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