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오오하라 베이커리]-여섯 명의 마녀와 한 명의 괴물(1)

댓글: 10 / 조회: 1738 / 추천: 4


관련링크


본문 - 05-21, 2017 03:06에 작성됨.

간만에 정주행!

 

아직 오후라고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 아이돌들은 각자의 스케쥴과 레슨을 따라 나가서 고요하게 비어버린 사무실에 두 명이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식은땀과 어색한 미소를 흘리는 정장의 프로듀서가 한 명, 그는 마른 미소를 흘리며 접시에 한 튀김덩어리를 담아 자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밀어넣었다.

 

아기의 주먹만한 튀김덩어리를 집어들었다. 고기경단처럼 뭉쳐진 모습은 균일하지는 않았고 꽤나 불균형해보였다.

 

‘기름...’

 

코 끝에 빵을 가져다대었을 때, 기름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 확실하지만 진하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 땅콩 특유의 달콤함이 깊이 배어있는 고소한 냄새. 손 끝에 묻어나오는 가루들은 분명 튀김의 흔적이다.

 

한 입 크게 베어물어 입술을 앙 다물고 턱과 뺨은 크게 움직이며 그 맛을 음미한다. 약간 뻑뻑하지만 그만큼 입 안을 압도하는 무게감이 크다. 물기를 머금어 약간 서늘하게 느껴지는 팥이 혀 끝에 닿는다. 소보로의 고소한 땅콩향이 팥 특유의 씁쓸한 맛을 지워내고 껍질은 소보루 반죽에 파묻혀느껴지지않는다. 단 맛이 서로 맞닿아, 입안에서 한 번 더 활짝 피어난다. 동시에 와드득-와드득- 가운데에 보석처럼 숨겨져있던 호두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씹힌다.

 

조금 아쉬운 점은 소보로의 압도적인 맛. 소보로의 맛은 진하지않고 중후한 맛이 은은하게 입 안을 감싸고도는 듯한 맛이라 거슬리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큰 문제다. 소보로 반죽이 호두과자를 감싸안고 튀겨진 음식. 하지만 이 음식에서 느껴지는 맛은 오직 잘 만들어진 소보로 반죽의 맛뿐이다. 땅콩 알갱이 하나 없이, 마치 하나의 밀가루반죽처럼 빽빽한 소보로 반죽은 훌륭하다. 치밀한 조직, 무게감 넘치는 식감은 입 안부터 목구멍 바로 앞까지 강하게 압박해 그 맛을 입 안 가득히 채우고 포만감을 가져다준다. 한 번이라도 맛보았다면 다음부터는 본능적으로 커다랗게 입을 움직여 그것을 한가득 입에 넣고 씹을 수 밖에 없다. 뻑뻑하게 입 안에 한 가득 들어오는 그 감각이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빵과 팥, 호두, 소보로로 이루어진 빵이다. 이 훌륭한 소보로의 맛과 향에 다른 재료는 채 살아나보기도 전에 그 속에 파묻혀 사그러든다. 호두는 씹히는 소리와 식감이 없다면 있는 줄도 모를 것이다. 한 번 베어물어 속을 들여다보아야 빵이 있었음을 발견한다. 팥은 딱 한 번, 모든 것이 다 넘어가고서 입 천장에 껍질로 들러붙어 약간 불쾌한 식감과 씁쓸함을 살며시 남길 뿐이다.

 

“아하하....맛은 뭐 어떠신지.”

 

대답대신 그는 입에 남은 빵을 밀어넣고, 우물거리다가 꿀꺽- 삼켰다.

 

“주방이 적성이 아니라며 뛰쳐나간 녀석이 설마 요리 자랑이라도 하려고 날 여기까지 부른 건 아닐테고.....본론이나 말해.”

 

팔걸이에 걸린 한쪽 팔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머리의 뺨을 받치자, 그의 온 몸을 두르고 있는 휠체어가 소리를 내었다.

 

“하하하.....그럼 본론으로 넘어갈까요? 히이라기 선배.”

 

테이블 위로는 한 기획서가 히이라기 쪽으로 미끌어져 들어왔다. 히이라기는 먼저 한 장을 넘겨 잠깐동안 바라보았다.

 

“스윗치즈?”

 

“네, 그 여섯 명의 마녀이자 달코-”

 

“안 돼.”

 

히이라기는 그딴 건 관심도 없다는 듯이 상대를 보지도 않고 기획서를 펄럭이다가 대뜸 테이블에 그 두툼한 종이 뭉치를 내려놓았다.

 

“저..아직...”

 

“이 녀석들 뮤비 촬영 장소로 우리 가게 빌리고 싶다는 이야기잖아?”

 

“......”

 

“너도 알고 있을텐데, 내 주방에 쓸떼없는 방해요소는 넣지않아.”

 

그 소리와 함께 버튼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휠체어는 그대로 뒤로 물러나며 문쪽을 향해 돌아섰다.

 

그러나, 단지 그것을 거부하고싶었던 히이라기와 달리 그것을 제의한 프로듀서는 전혀 사정이 달랐다. 그는 절박했다. 이번 일에서 그가 짊어지고있는 건 비단 한 사람 뿐만이 아니니까. 그렇기에 그는 무릎을 꿇는다. 무릎을 꿇는 것은 단 한 명, 꺾이는 것은 단 한 명의 자존심, 허나 그로써 일어나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

 

“부탁입니다....선배...여기서 무너지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아시잖아요...여긴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비켜”

 

팔걸이에 올려진 손가락의 손톱 하나가 고요한 사무실 안에서 작은 소리를 날카롭게 울려퍼지며 살벌한 긴장감을 조성하고있었다.

 

“제발..!”

 

“비켜”

 

같은 말이 두 번 나왔다. 히이라기의 손도 멈췄다. 타들어가는 식은땀만이 프로듀서의 등줄기를 타고 흐를 뿐, 어떤 소리도 나지않는다.

 

“......”

 

히이라기는 세 번 말하지않는다. 그가 주방에서 뼈져리게, 배운 사실. 그렇기에 그것은 어찌보면 목숨을 걸었다라고 말해도 좋다. 하지만, 그럴 정도로 프로듀서는 급했다.

 

“.....한 달을 주지.”

 

“네?”

 

기나긴 시간 끝에, 말이 흘러나왔다.

 

“한 달 후에, 네 아이돌들의 요리 중 하나라도 내 조건을 만족하면 허락하지. 공짜로.”

 

“네?”

 

“비켜”

 

밖에서 기다리던 후루키의 목소리에 프로듀서가 자기도 모르게 옆으로 비켜서자 그 옆으로 히이라기의 휠체어가 조용히 지나갔다.

 

“해, 해낸건가...?”

 

그러나 기뻐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을 그는 곧 깨달았다. 이 사실을 아이돌들에게 알려야하니까....

 

“끄음....어, 어쩔 수없나...”

 

히이라기를 잘 아는 그로서는 단지 입성 가능성을 엿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쁜 일이지만, 이 사실을 아이돌들이 받아들일 리 없다....게다가 스윗치즈라면...스윗치즈라면...아니, 그래도 그는 할 수 밖에 없다. 그는 비장함으로 아이돌들에게 방금전의 사실을 전했다.

 

“음....그러니까...우리가 오오하라 히이라기 씨를 만족시키라고요? 요리로?”

 

“어...”

 

“와아~ 저희집이랑 거래하는 엄청 유명한 셰프님이랑 이름이 같네요~”

 

“시즈쿠...”

 

프로듀서는 너무나도 미어지는 가슴으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을

 

“그 사람 맞아...오오하라 명인..”

 

“에”

 

“무리잖아요!!!”

 

카나코가 먹던 마카롱조차 툭- 흘리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냥 셰프면 몰라도....그냥 셰프도 아니고....그 일본 제일 제빵사라는 말도 나오는데...”

 

스위티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만들기까지 하는 소녀들이 3명, 한 명은 심지어 그를 사적으로 알고있는 낙농업계의 사람. 적어도 이 4명은 그가 어떤 위치의 사람인지 어림짐작으로라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림짐작만으로도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이건 ‘불가능’이라고. 게다가 한 명은 그냥 네거티브...

 

그녀들은 이미 절망했다. 아이돌로서도 아니라, 그냥 취미의 영역에 닿아있을 뿐인 실력으로 그를 만족시킬 리가 없으니까.

 

“흐, 흐음, 그래도! 그 사람이 고집세고 자존심 높고 성격 더럽지만, 그래도! 남의 사정은 봐줄 줄 알아! 그리고 우리가 주방에 들어갈 정도면 되니까! 아직 한 달이나 남았잖아! 게다가 이번에 그 사람이 허락만 한다면, 스위티 로드 어디서나 촬영할 수 있어!”

 

그도 자신감은 없었지만, 할 수 밖에 없었다. 힘내자고, 열심히하자고, 도무지 여기서 무너져버린다느 말은 할 수 없었다. 여기서 물러난다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아직 순수한 소녀들은 그런 밝게 빛나는 것 같은 말에 기운을 얻고,.....조금 잔악한 표현 일지도 모르지만, 소녀들은 그런 말에 속아버린다. 말은 없지만,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좋아! 그럼 한 달 동안 열심히해보자고!”

 

그러나 프로듀서를 알지 못했다. 그녀들은 한창바쁜 인기 아이돌일뿐만 아니라 ‘학생’이라는 것을. 자고로 학생에게 과제란...

 

“망했다...”

 

마감 하루 전까지 안 하는 것이다.

 

“어째서!! 어째서어어!!!! 내일이 검사 받는 날이냐!!!”

 

그것은 오늘이 검사 받는 날 하루 전이기 때문이다.

 

“그럴 리가...그럴 리가 없어...!”

 

테이블을 두 주먹으로 거세게 내리친 프로듀서는 곧장 튕겨져나가듯 양 손을 붙잡고 벌떡 일어났다가 바닥을 구르며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고있었다.

 

“끄어...”

 

한동안 바닥에서 구르다가 일어난 프로듀서는 아직 가시지않은 눈물을 달고서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안에 우린 그 망할 양반이 만족할 음식을 만들어야해! 하나라도 좋으니까!!”

 

“하지만...무우리인데요...저흰 제빵도 잘 모르잖아요오..”

 

“아니야! 노노!”

 

“아니라고 해줘!!! 아니라고!! 제발!! 무리라고 말하지 말하줘!”

 

그러나 늘 기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사람은 때때로 억지와 고집도 부리니까. 프로듀서는 노노의 어깨를 잡고 흔들다가 다시 부둥켜안으며 눈물섞인 말로 부탁같은 강요를 시작했다.

 

“무우우리이이이~~~!!!”

 

“아니야아아아!!!!”

 

“저, 저기이...”

 

무리와 억지가 만나는 그 혼란 사이로 한 명의 약간 소심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평소라면 스위티를 물고있거나 아니면 스위티에 고민하고 있을 그녀가 끼어들었다.

 

“카나코....? 아,아..! 그렇구나! 카나코! 사실 맨날 먹기만하지만 엄청난 실력을 숨겨놨던거지?! 그렇지!!!”

 

무릎으로 빠르게 기어와 카나코의 손을 잡는 프로듀서의 모습은 도무지 미워할 수도 없고 동정할 수밖에 없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뜯어진 와이셔츠,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외투에 거칠게 풀려 목 뒤로 날아간 넥타이까지 화룡점정인 그 모습은 그야말로 절박과 비참의 극치.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들이라도 무언가 긴급히 해야한다는 사실이 절절히 와닿고있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정 그러다면 그 오오하라 히이라기 셰프님을 잘 아는 분을 찾아가거나 하면 되지않을까요...? 저희 미시로에도 한 두명 쯤은....”

 

“그러보니 립스가 지난번에 오오하라 베이커리에 다녀왔다고 하지않았나요?”

 

“아, 나도 들어본 것 같다!”

 

하지만, 그 와중에 누구나 마음에 품고 생각하던 한 가지 생각이 말로서 튀어나왔다.

 

“그런데에...립스인데요오...”

 

과연 그곳에서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부터 의문이었다. 설령 살아남아도 원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립스라면 그곳에 앉아 한 마디 두 마디 듣다가 어느새 하루가 통째로 원자분해되어 사라지는 것으로 유명한 대혼돈, 가장 미시로스러운 아니 미시로보다 미시로같은 그룹....!

 

“음....그래도, 나쁜 아이들은 아니잖아요?”

 

사실, 답이 없었다. 일단 이대로 무방비하는 것보다는 뭔가 알아내는 게 좋겠지. 혼돈과 혼란의 폭풍 그 자체인 립스를 향해 마녀들은 걸어나갔다. 프로듀서는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두고 나왔다.

 

“하지만! 쟌넨~~! 여기에는 시키쨩 한 명 뿐입니다!!”

 

“윽...”

 

그러나 한창 바쁜 인기 아이돌의 사무소에는 시키 한 명 뿐이었다. 아마 그녀도 무절제하게 탈주해서 돌아다니다가 운 좋게 만난 것이겠지. 하지만 시키나 립스의 혼란보다도 그녀들이 처한 절박함이 더 강했다. 그렇기에 시키의 행동조차 다 껴안고서 그녀들은 앞으로 나아갔다.

 

“킁킁...이 냄새는 곤란의 향! 물기없는 진한 땀냄새구나~~ 킁카킁카”

 

“아,하하...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저기 시키쨩, 혹시 오오하라 베이커리에 다녀온적 있어?”

 

카나코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꺼냈다. 만에 하나 여기서 한발자국이라도 더 시키가 맘대로 하게 뒀다가는 제빵이고 뭐고 그냥 눈을 뜨니 아침인 그런 대혼란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오오오하라아~~~? 음......주방...응?”

 

“응, 주방...아 혹시! 이치노세는 알고있는거야?! 주방이라든가!”

 

“아.............”

 

그리고 시키는 눈웃음과 미소를 띄운 채 굳어버렸다. 서서히 그 몸에서 색이 사라져가고있었다. 마치 삶에서 유리되고 어딘가에 이끌려 자아라는 것이 완전히 빠져나가버린 것처럼, 그녀는 회색으로 물, 아니 무색무취가 되어가고있었다.

 

“시, 시키?”

 

“핫?! 냐하하하하, 무슨 이야기였어?”

 

시키는 갑자기 한 순간 그녀의 세상이 파괴되었다가 어느 시점으로 되돌아 온 것 같았다. 마치 없었다는 듯이 시키의 반응은 처음으로 되돌아왔다.

 

‘도, 돌아왔다?!’

 

아마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여기서 이상함을 느끼고 한발 물러서거나 다른 사람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키 앞의 그녀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녀들은 너무나도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아니, 그러니까 시키는 히이라기 씨의 주방을-”

 

“으.......으아아아ᄋᆞ아아악!1!!”

 

비명이었다. 아니, 공포였다. 순수한 공포, 자신이 믿었던 그 모든 것들이 철저하게 무력화되어 순수한 태초의 모습으로서 무장해제될 때 인간이 그 충격에 사로잡혀 나타내는 모습.

 

“커커ᅟᅥᆨ.....엄마...아빠..어딨어....?”

 

그녀는 지지할 곳을 찾는다.

 

“앞이 안 보여...프레...카나데...”

 

그 순간, 아주 다행히도 미카가 프로듀서를 밀쳐내며 시키에게 달려왔다. 시키의 눈에 보일지 보이지 않을지 알 수 없지만, 이것만으로도 아주 가느다란 희망은 생겼다.

 

“시키!? 시키!? 대답해!!!”

 

“끅..끄어어...아으게에에.....”

 

시키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을 쏟아낸다. 숨은 가빠오고 그녀는 목을 움켜주며 간간히 끊어지는 숨만을 내뱉는다.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믿을 수 없고, 지지할 것도 없는 완벽한 공포. 무력감. 그것을 시키, 그녀는 지금 떠올려버린 것이다. 그 날, ‘주방’에서 있었던 일을...

 

“시키! 젠장! 대답해!!!”

 

“살려줘...”

 

그것을 바라보던 소녀들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어....’

 

‘뭔가 잘못되었다. 빨리 빠져나가자.’

 

사망자(?):1호

 

====

 

너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의 빵은 튀김소보로호두과자!!! 맛있습니다 배부릅니다. 그리고 살이 찝니다. 튀김에 소보로 조합이라 더 찝니다. 어우 근데 맛있더라

 

이번 에피는 미치루, 카오스메가데레 프레쨩, 종잡을 수 없는 슈코, 무언가를 깨닫는 사에가 등장할겁니다.

 

그리고 먼치킨인 주인공이 나오겠지....

 

스윗치즈 프로듀서 이름 구합니다.

 

구미호 에피소드는 현재 보류 상태입니다...슈코가 위험해져서...

 

피곤하니 일단 짧게 하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후고후고~~~

 

 

4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