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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진] 초★캐릭터★지키미★키요미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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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7, 2017 18:40에 작성됨.

“최초의 지키미가 보낸 자객인가…..?”

 

그리고 시간은 움직인다. 세계레벨 씨 께서 카렌을 찾아가 보라고 충고를 해 준 후 호죠 카렌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키요미 쨩은 어느 날 또 다른 자객을 상대하게 된다!

 

“아, 아니라고!! 난 그런 거 아니라고!!”

 

“으헹, 한번 해봐.”

 

“으, 으헹….”

 

“크윽…. 네 녀석!! 상대를 심쿵사시키는 암살자로군!! 내 심장은 못 속여!!”

 

“…..눈치챘군. 하지만, 카렌은 내가 지킬 거야!! 이 카미야 나오가 지킬 거라고!!”

 

하지만 1회성 쩌리다. 애초에 최약체이자 먹이사슬 최하층의 카미야 나오 주제에 세계레벨까지 쓰러트린 우리의 키요미 쨩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네 주제를 알아라 카미야 나오. 넌 그냥 흔한 발판에 지나지 않는다! 나무삼!

 

“카렌의 행방을 말해!!”

 

“그건…. 안가르쳐 줄 거야!!”

 

“그럼 왜 나온 거야?! 캐릭터 붕괴도 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

 

사실 이번 편에서 중대발표가 있었다! 애니메이션화다! 애니메이션 작업 때문에 바쁘지만 연재 안 하긴 뭣해서 집어넣은 게 이번 편이다!!

그리고 일본 의사협회의 공식 견해에 따르면, 으헹은 심장마비, 심쿵사, 씹덕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는 듯 하다. 너도 나도 의학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미국 FDA도 인정한 사실이니 으헹이 키요미를 죽이려 했다는 건 철저한 팩트에 기반한 행위지 절대로 캐릭터 붕괴가 아니다. 오케이 설정오류 메꿨어.

 

“설정 오류를 메꿧다고 생각했나? 자, 이제 재차 각성한 이가라시 쿄코를 맞이해라!!”

 

이런 망할.

 

“쿄코…?! 당신은 얀데레에서 벗어났던 게 아닌가요?!”

 

“아, 생각해보니 전 한 발 삐끗하면 얀데레가 되기 쉬운 성격이여서요. 러브레터 커뮤에서도 트레이너 씨가 좀 더 주위를 잘 보라고 말했잖아요. 스스로를 해석하기 나름이죠.”

 

“그런… 말도안돼…. 마유와 치에리의 그 화려한 대결전이 끝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워드프로세서 기준으로 3페이지 정도죠. 그럼 각오하시죠, 전 친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스스로를 바꿔 보이겠습니다!! 우선 왓치맨에서 로어셰크가 썻던 바로 그 기술!!”

 

“로어셰크가 썻던 그 기술이라니 대체….”

 

“끓는 기름 퍼붓기!!”

 

“평범하게 잔인한 공격이잖아!! 로어셰크 그거 히어로가 아니라 수구꼴통이었던 거에요?! 설마 쿄코 당신, 미키의 뒤를 이은 맟불시위 태극기집회의 참가자였던 건가요?!”

 

의외로 로어셰크는 수구꼴통이 맞다. 코미디언이 한 짓을 보고 사소한 도덕적 결함이라나 뭐라나. 그나저나 왜 그 동네는 미친 X들이 통찰력이 뛰어난 걸까. 아무튼 로어셰크 까면 사살임. 무조건 사살임. 그리고 끓는 기름은 교도소에서 쓴 거다. 영화판은 잘 기억 안 나는데 코믹스에선 확실히 썼음.

 

“개소리노.”

 

“아 역시. 그런데 왜 절 공격하려는 거죠? 혹시 진짜로 ‘교정’이 필요한 건 당신이었던 건 가요? 아아, 그렇군요. 잘못된 것은 수정해야 하는 법이죠. 후후후후…..”

 

“….아니, 그렇지 않아.

난 한 때, 최초의 캐릭터 지키미들이 어떻게 좌절해왔는지 알고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강제개행! 이것은 에쿠니 가오리의 영향을 받았다! 난 가끔씩

다. 이유는

없다

하지만 쿄코가 흘린 눈물은 각오와 결의가 담긴 숭고한 눈물이다. 드디어 우리의 사에지마 키요미도 자신이 하는 일이 틀린지 아닌지 고민하는 때가 온 것이다. 백 마디의 논리보다 한 방울의 눈물이 사람을 뒤흔드는 법이다.

 

“쿄코는 혼자가 아니야…..”

 

“당신은…. 쿠마모토의 칸자키 란코?!”

 

“코히나타 미호라고!!”

 

“하지만 개미처럼 생겼는데요?”

 

그렇다. 코히나타 미호가 살아온 지방 쿠마모토는 칸자키 란코의 영향 때문에 중2병이 넘치는 동네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난 코히나타 미호는 개미-미호의 언어 코드적 해석과 변화를 거친 끝에 개미를 뛰어넘는 키메라 앤트가 된 것이다! 키메라 앤트의 왕이 된 것이다!! 아마 못생긴 군의가 그녀의 마음을 변화시킨다던지 하는 전개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인간으로서 태어났고 처음부터 인간성을 간직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인지 그녀의 모습은 엄밀히 따지자면 개미가 아니라 다크 소울 1의 인간성을 닮아 있다.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넌 지금 위기에 빠졌다!!”

 

참고로 미호의 전투력은 키메라 앤트 편의 개미왕 메르엠 수준이다. 즉 존 시나보다 더 쎄다.

 

“그만하세요.”

 

“너는… 타카모리 아이코! 방해하지 마라!! 이 년을 죽이는 건 너에게도 이로운 일이다!!”

 

“저희와 여러분의 친구는, 쓸모없는 살생을 즐기는 자가 아니에요.”

 

“윽….. 아무튼 이걸로 너와 나의 상하관계를 잘 알았겠지! 다신 캐릭터 지키미가 되지 마라!!”

 

자, 여기서 또 한 번 오늘은 이만 물러나주지 클리셰를 사용합니다. 다만 타카모리 아이코가 다른 꿍꿍이속이 있다네요. 한 번 들어보지. 저 작은 가슴에 대체 얼마나 많은 꿍꿍이를 담고 있는 것인가. 열어볼려고 해도 단단한 철판 같아서 열 수 조차 없구나.

 

“…..빈유로 놀림당하는 네타는, 가희 치하야의 영역입니다. 저는 원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인성은 또 얼마나 더러운지 쯧쯧. 지 고통받기 싫다고 원조 큿인 치하야한테 지 속성 다 씌워넘기려는 거 보소. 이거 완전 네거티프 패션 아니냐 이 드럼통 자식. 정말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4세대부터 강철/에스퍼 복합속성에 탱커형 능력치로 여러 사람들이랑 포켓몬 고통받게 만든 동탁군 인성이 어딜 가는 게 아니에요.

 

“당신은…. 저를 죽이려 들지 않는 건가요?”

 

물론 키요미를 죽이진 않을 거다. 왜냐고? 동탁군의 공특공은 말 그대로 버리지는 않아도 될 수준이라 키요미를 죽일만한 딜은 안 나오거든. 그야 다크 소울 3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변태 망자들은 대방패로 딜도 하고 그러긴 하지만 우린 손이 안되잖아.

 

“예. 어쩌면 당신이야말로, 이 망가진 순환을 끊을 수 있는 용사일 수 있으니까요. 먼 옛날, 제 친구들이 하지 못했던 일을 마무리지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렇게 말하곤 아이코는 키요미에게 전단지 하나를 건내주었다. 키요미의 눈이 쓸데없이 커지고 동공이 작아지며 얼굴 가운데를 향해 집중선이 그려진다. 나니잇?! 이라는 배경음도 하나 집어넣어주고.

 

“이건…..”

 

“키요미. 아이돌 캐릭터 무투대회에 참가하세요. 그리고 우승하세요”

 

“왜죠?”

 

“그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당신은 만병을 치료하는 이치노세 시키의 비약을 받을 수 있어요. 참고로 2등 상품은 1년 호화 크루즈 여행 티켓이고요.”

 

“저 그냥 2등 하면 안 될까요?”

 

역시 우리의 키요미쨩. 솔직하다. 자기 진심을 어설프게 숨기는 어딘가의 동탁군이랑은 인성이 자릿수부터 다르다니까.

 

“그 약은 지금은 행방불명된 이치노세 시키가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 그 약이 없다면 당신은 카렌을 살릴 수 없어요.”

 

자 여기서 카렌의 설정을 확인해보자. 카렌이 아팠던 건 어릴 때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멀쩡해져선 네일아트 하고 정크푸드 씹어대면서 돌아다니는 중이다. 게다가 머리는 쵸코소라빵. 너무 건강해진 나머지 데레스테에서 캐붕 논란에 인성 논란까지 올 정도로 쌩쌩하게 다닌다. 그런 카렌이 지금 죽기 직전이다? 이건 누구 때문이야. 아하 그렇구나 2차창작에서 카렌의 취급이 완전히 말기암 환자 급이기 때문이구나. 마지막 잎새가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건 알지만 지금은 설정상 건강하다는 캐릭터의 목숨 가지고 마지막 잎새를 찍고 싶다는 2차창작의 욕구가 병이 되고 독이 되어서 카렌의 몸과 마음을 좀먹고 있는 중이구나. 아하 이제 알겠어. 모든 뒤틀림은 우리들 자신에게 있구나! 카렌 건강해야 해!! 참고로 나오는 키요미가 카렌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려고 했다가 털려나간 거다.

 

 

--

 

 

그리하여 소년만화 배틀전개에서 가장 뺀질나게 쓰인 데다가 가장 많이 남용된 클리셰 1위를 다투는 클리셰인 무투대회가 시작되었다! 아마 이 편 만으로 단행본 12권분량은 족히 뽑고도 남을 테지만 내용은 생략한다! 무의미한 배틀 전개가 당신을 덮친다!! 총몽 2부는 그래도 핵꿀잼이기라도 하지 갈리가 귀엽기라도 하지 이건 재미도 없었다! 사실 이 편 연재하면서 조기종료 압박도 받았지만 어찌어찌 살아남았다! 누라리횬의 손자 꼴 안 나서 참 다행이야!

 

“짐이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우즈키라는 여성과 만나고 싶다. 그것뿐이다.”

 

하지만 개미호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메르엠은 마지막에 코무기와 함께하기라도 했지만, 미호는 그러한 호사조차 누릴 수 없었다. 결국 우즈키가 마지막까지 찾아오지 않은 걸 깨달은 미호는, 허망하게 웃으며 죽어갔다. 차가운 골목길 바닥에서. 결승전까지 올라간 자에게는 걸맞지 않는 비참함이었다.

 

“쿄코…… 너에겐, 항상, 힘든 일만….. 쿨럭….”

 

“미호….”

 

“마지막으로, 내가 누구인지… 알려… 줘….”

 

허나, 쿄코는 마지막까지 미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너는…. 코히나타 미호. 나랑 우즈키와 함께 핑크 체크 스쿨이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활동한 아이돌이야.”

 

“고마워……”

 

그렇게, 미호는 미소지으며 숨을 거두었다. 아마 어딘가에서 클-린한 코히나타 미호가 되어 다시 태어나겠지. 하지만 그녀가 과연, 쿄코가 알고 있던 코히나타 미호라고 할 수 있을까? 생과 사의 경계를 수도 없이 함께 넘어온 미호는 이제 쿄코의 곁에 없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따스함을 느끼고 가 버린 미호를 바라보며, 쿄코는 뒤에 있는 키요미를 향해 말했다.

 

“…..돌아갈 수 없는 곳 까지 뒤틀려버린다면, 우리는 한 번 자신을 버리고 다시 태어날 수 있겠지. 이전까지 겪어온 모든 고통을 지우고. 하지만, 그 후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자기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절, 원망하시나요?”

 

“…..아니, 언젠가는 닥쳐올 일이었어. 그게 너였을 뿐이야. 키요미 쨩, 난 널 원망하지 않아.”

 

쿄코는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키요미는 나오가 왜 자신을 대회 도중에 몇 번이나 기습해서 죽이려 했는지 그 이유를 깨달았다.

이치노세 시키의 비약은, 만병과 함께 지금까지 쌓아온 고통을 지우는 것. 아무튼 뭐 그런 설정이다.  그리고 사람의 삶은 기억으로 인해 완성되며 삶이란 고통의 동의어이다. 그렇다면, 카렌의 설정이 뒤틀리면서 쌓여온 고통이 지워지게 된다면 그것은 나오가 알고 있는 카렌인가? 애초에, 나오를 기억하기나 할 것인가?

 

“넌 너의 일을 하면 돼. 캐릭터 지키미 씨.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줘. 네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우리 또한 몇 번이고 걸어간 길이었다는 걸.

그러니까, 빨리 도망쳐. 그녀가 찾아오기 전에. 저곳을 향해 달려. 어서!”

 

자 슬슬 전개가 중후반부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면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건 언제나 폭탄 테러가 아니겠는가? 현실의 폭탄 테러도 비참하고 끔찍한 사건임에 틀림 없고, 현실에서 영감을 얻어온 모든 창작물들 또한 그 비극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폭탄 하면 누구냐. 자, 우리 모두 애타게 그리던 그 이름을 불러보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외쳐보자! 모두 다 같이 하나, 둘, 셋!

 

“쿄코. 미호는?”

 

“죽었어.”

 

“왜 살리지 않았어?”

 

“지쳤으니까. 그냥, 미호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해서.”

 

“……우리는?”

 

“미오한테는 언제나 힘든 일만 맡기네. 미안해. 용서해줘. 혼다 커브.”

 

앤 쉬스 네임 이스 혼다 미오!!! 앤 아이 돈 언덜스탠드 잉그리시 그램마!! 다이아몬드 이스 낫 브레이크!!

 

“….혼다 미오라고.”

 

“혼다 미호. 자, 명을 재촉했으니까 빨리.”

 

“…..언젠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잘 있어, 최초의 지키미 ‘뉴 제네레이션’의 혼다 미오. 우리 모두, 너랑 친구가 되서 다행이었어.”

 

여기서 지금까지 깔리던 최초의 지키미들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렇다. 뉴 제네레이션이야말로 이 뒤틀린 아이돌들을 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일어선 캐릭터 지키미였던 것이다. 다들 알 수 있도록 복선을 깔아두었지만 그래도 쨔잔 하고서 드러날 때의 충격이란 큰 법이다. 아 그리고 키요미는 무사히 도망쳤다. 약 제대로 챙겨서

 

“미츠보시 제 2의 폭탄. 약점은 없다.”

 

그리고 폭발이 일어났다. 한 때 모두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일어선 미오는, 이제 왜곡되어버린 폭탄마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 모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곳에 남은 미오는 터져죽은 이상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난, 핑크 체크 스쿨의 이가라시 쿄코야.”

 

공허한 메아리는 폭발 소리에 휩쓸려 사라진다.

 

 

--

 

 

“그만해! 오지마!!”

 

나오가 크앙하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지나가던 파리도 안 쫄았다. 대신 카렌이 침대 위에서 움찔거렸다. 참고로 침대 위엔 나오도 같이 누워있었다. 알몸으로. 그렇다. 둘은 실컷 피버! 를 한 것이다. 섹스를 즐긴 것이다. 그런데 카렌은 오늘내일 하는 환자다. 나오 너 설마 그런 무책임한 사람이었냐. 환멸했습니다 나오 팬 관둡니다. 마에카와 씨 팬 합니다. 키요미가 갑자기 이런 전개를 내서 시리어스함을 무너트리면 어쩌냐고 말하는 듯 책망 가득한 눈빛으로 나오를 쏘아보자 으헹은 으헹답게 쫄아서 카렌 뒤로 숨어버렸다. 와 병자를 프렌드 실드로 쓰는 으헹 인성 보소. 하지만 귀여우니 용서한다.

 

“아, 아이코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거짓말이라고!! 애초에 카렌한테 그걸 먹인다고 해서, 니가 원하는 진실이 나올 리 없잖아!! 기억을 전부 다 잊게 되는 거라고!!”

 

그렇다. 지금 의료기기를 매달고 연명하다가 나오랑 질펀한 섹스를 즐긴 카렌은 이치노세의 비약을 쓰면 다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기억은 잊게 된다. 애초에 모순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타카모리 아이코는 아마 이 사실을 알고 있었겠지. 역시 동탁군. 성질이 뒤틀려서 트릭룸 같은 걸 써대는 거다. 냥성보다 더한 동탁군성 보소.

 

“넌 애초에 캐릭터붕괴방지위원회 소속이잖아! 왜 자기 상사를 못살게 구는 거야?! 나랑 카렌은 캐릭터붕괴방지위원회의 위원이라고!!”

 

게다가 여기서 또 하나 반전. 사실 캐릭터붕괴방지위원회는 실존하는 조직이었다! 우리의 사에지마 키요미 쨩이 대충 망상과 상상을 적당히 동원해서 만든 초★가상조직 같은 게 아니라 실존하는 조직이었던 거다!! 사실은 사나에도 한 때 이곳에 소속되어서 캐붕방지경찰로서 일한 적이 있다. 그 때 일하던 사나에는 오래 전에 순직해서 지금은 모든 걸 잊고 평범한 경찰 출신 아이돌이 되었지만. 뭐? 평범한 경찰 출신 아이돌인 시점에서 평범과는 한 100광년정도 떨어져 있다고? 몰라 그딴 거. 따지고 싶으면 천문학자 데려오시던지. 그리고 100광년씩 떨어져있진 않다고. 우사밍께서 보증하셨다고.

 

“…..그 위원회, 실존하고 있었어요?!”

 

야 거기서 니가 그걸 부정하면 어쩌자는 거야. 키요미 쨩 적당히 분위기 맞춰줘. 봐봐, 니가 분위기 안 맞춰 주니까 카렌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잖아.

 

“콜록… 콜록… 신, 이라면, 콜록… 너의 공상 속에, 커흑… 기거하는 것…. 도, 쿨럭… 불가능 은 아니, 지이이익….”

 

“카렌?! 진정해!! 괜찮아!! 곧 나을 거야!!”

 

“나오…. 넌, 지금까지, 몇 명의, 나에게…. 커흑.. 그런 말을…..”

 

게다가 여기서 하나 더 반전. 사실 카렌은 몇 번이고 죽고 살아난 몸이다. 그런데 이건 카렌이니까 딱히 반전도 아니다. 가라 우리의 스페랑카렌 나오를 좀 더 압박해라. 으헹을 압박해서 좀 더 귀여운 모습을 연출하란 말이다. 그게 죽기 전의 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행이자 업적이다!

 

“나, 나는……”

 

“진실을, 알고, 있는 건… 나오… 너야… 가장 약했던, 그리고, 가장 상냥하고, 솔직, 하지못, 콜록, 하고, 누구보다, 날, 위해서….”

 

“그, 그건 어떻게 알아낸 거야?!”

 

보면 안다. 2차창작이든 공식이든 나오가 카렌 신경쓰는 건 마찬가지다. 아마도.

 

“몇 번이나, 날 찾아내고, 혼자서 버텨오면서…..”

 

“카…. 렌?”

 

“알고 있어, 이전의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걸 지도 몰라, 이게 회광반조라는 거지? 난 곧 끝이야. 그리고 다시 부활할 거고, 다시 병마에 휩싸일 거고, 다시 너와 만날 거고. 나오, 넌 그걸로 괜찮아?”

 

“하지만…..”

 

“부탁이야, 나오. 진실을 털어버리고 약을 먹어. 언젠간, 언젠가는 너와 함께 이 지옥 같은 2차창작의 바닥에서 기어나와 평화롭게 살 수 있을거야. 난 살고 싶어, 너와 함께!!”

 

병실 안에 갑작스레 굉장한 석양이야. March.

 

“……키요미, 잘 들어. 한 번만 이야기해줄 거야.”

 

그리고,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나오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선 하나. 난 원래 린보다 더 셌어. 지금은 너무 오래 버텨서 이렇게 약해져버렸을 뿐이야.”

 

야 갑자기 자기 캐릭터 망가트리지 마.

 

“우리는 최초의 캐릭터 지키미로서 모든 캐릭터들에게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주었지. 그게 우리의 사명인 줄 알았거든. 물론 각자의 목적도 있었어. 카렌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2차창작에서 벗어나려 했고, 미오는 폭탄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린은 아이올라이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 즐거웠어. 우린 올바른 일을 하고 있었고, 우리 자신도 구원받는 느낌이었으니까.”

 

자자 모여봐 귀기울여봐 지금부터 좆쩌는 이야기를 해 줄 테니까. 나오가 왠지 갱스터 같은 자세를 잡았다. 저런 껄렁한 자세는 건강한 카렌이나 후지모토 리나가 해야 어울린다. 아 타쿠미는 큐트니까 논외.

 

“하지만 말이지, 어느 날 부터인가 제대로 정립된 캐릭터들이 다시 한 번 비틀리기 시작한 거야. 우리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수많은 세월을 보냈지. 많은 협력자들과 함께. 그 중에는 키요미 너도 있었어.”

 

“나…..? 내가, 캐릭터 지키미였단 말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반전 하나 투척. 사실 의미없음. 굳이 복선을 깔았다면 맨 처음 그 부분 정도?

 

“응. 너 말고도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 서로를 지탱해주고 의지해가면서 버틴 결과, 우리는 하나의 답을 찾게 되었어. 잠시 젤나가로 돌아갔던 나나 왕언니가, 마왕 코즈에와 이치노세 시키, 이케부쿠로 아키하를 위대한 곳으로 인도해 준 거지.”

 

그럼 젤나나는 사실 나오만한 약캐 아니야? 라고 생각한 당신 그건 실례다. 젤나나께선 우주의 신이니 태초의 존재니 하는 설정이 2차창작을 통해 종종 붙는 그런 위대한 분이시다. 어찌 구르든 인간인 나오쨩은 결국 늙어버리지만 신이 늙을 리가 없잖아? 게다가 젤나나께선 한 때 캐릭터붕괴방지위원회의 의장을 맡으신 분이다. 키요미의 망상 속에도 기거할 수 있으신 분이다. 이분 앞에서 나이 타령 하는 것은 빠른 종말을 재촉할 뿐이니 자중하길 바란다. 그리고 여기서 갑작스런 설정 공개 타임! 이치노세 시키는 나나의 인도를 받은 후에 연구실에 틀어박히더니 어느 날 비약만을 남기고 실종된 거시다!

 

“그것은 우리 캐릭터들을 정립하고 해석하려 하는, 현실 세계의 관측자들의 눈이 있는 곳이었어.”

 

“설마….”

 

“그래, 2차창작의 관측소지. 드디어 우리는 모든 문제의 해답을 찾아낸 거야. 저것만 없으면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본래의 모습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이야. 우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관측 대상이니 뭐니 복잡한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고? 걱정마라 아무도 그런 이과적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애초에 설정이란 과학이든 뭐든 그냥 눈에 붙이면 눈걸이 코에 붙이면 코걸이 손에 붙이면 바벨이 되는 법이다. 이과적 지식 보다는 움베르토 에코를 읽고서 아 난 존나 아무것도 모르는 병신이었구나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을 정도의 인문학적 지식만 갖추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거 쓰는 놈도 지 설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 겠지. 애초에 갑작스런 서울행이 정해진 데다가 어제까지 쓰던 거 다 밀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쓰는 중이라 멘탈이 제정신이 아니야. 그러니까 망할 영사관으로 날 데려가라고.

 

“처음엔 그걸 없애려고 시도해봤지. 하지만…..”

 

“하지만….?”

 

원래는 여기서 최초의 지키미 뉴 제네레이션즈와 그 유쾌한 동료들의 절망적인 실패담이 나와야 할 차례다. 하지만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수장께선 그것을 허용하지 않으셨다! 린의 엔트리다! 우선 아이사츠 전 앰부쉬!

 

“크윽… 이제 이 정도로 쓰러지진 않아요!!”

 

“헤에, 사무소에 장기 휴가 내고 뭐 하고 있나 했더니 이런 일을…..”

 

린이 나타나서 한 일은 우선 과거의 설정을 환기시키는 일이었다. 그렇다 사에지마 키요미는 사실 아이돌이었다. 놀랐지? 슬슬 잊을 때라고 생각했어. 아니면 말고. 쳇.

 

“린?! 여긴 어떻게 알고….”

 

“뻔하잖아, 키요미를 멈추러 왔어. 그리고 오랜만이야 나오, 카렌. 잘 지냈어?”

 

“보다시피, 쿨럭… 아, 나 곧 죽을지도 몰라.”

 

“카레엔!!”

 

잠깐 나오카렌은 신파극 찍게 둡시다.

 

“…..린 씨, 대답해주세요. 당신은, 그리고 저는 관측소를 없애지 못했나요?”

 

“….그래, 없앨 수 없었어. 봉인조차 할 수 없었지.”

 

“어째서죠?!”

 

“……몰라도 돼. 넌 여기서 죽을 테니까.”

 

“잠깐, 린! 이번엔 한 번 걸어” ”나오도, 카렌도 죽일 거야. 그리고 새로 태어나는 거고. 아이코, 부탁해.”

 

자, 동탁군이 쭈욱 올라온다앗! 멋지다! 마치 포켓몬 4세대 에스퍼 타입 사천왕전을 보는 것 같아! 강철/에스퍼 타입에 특성도 부유라서 내성이 미쳐돌아가! 게다가 상성은 4세대 기준으로 계산해서 악타입이랑 고스트도 안 먹혀!!

 

“아아, 이번 지키미는 진실에 거의 도달했네요….. 진실이란…. 산산히 부숴버려도 돌바닥 아래에서 지렁이처럼 기어나오지…..”

 

역시 동탁군. 인성 보소. 아이코의 양심은 빈 드럼통 같을 거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텅텅 비었다는 뜻이지!

 

“동탁군은 에스퍼/강철이죠?”

 

“난 타카모리 아이코야! 동탁군이 아니라고!!”

 

이 동탁군은 자기가 타카모리 아이코라고 주장한다. 드디어 자기부정까지 시작되었다. 여러분 인성이 이렇게 뒤틀려버리면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법입니다. 부디 여러분도 주의하시길.

 

“아무튼 맞죠?”

 

“맞기는 맞는데….”

 

“초★소드마스터★야마토★포!”

 

대충 디럭스 봄버 비슷한 느낌으로 지른 불꽃 타입 광역 기술이 동탁군을 태운다!! 효과는 대단했다!! 급소에 맞았다!! 동탁군은 쓰러졌다!! 내열 특성이었으면 버텼겠지만 부유 특성을 달고 나와서 불 기술에는 취약했다. 랜덤매치에서 보는 동탁군은 대부분 부유니까 쓸데없는 이지선다 생각하지 마세요. 애초에 고화력 불기술로 때려서 안 죽는다고 해도 동탁군은 설계 자체가 장기전을 전제로 한 내구형 포켓몬이라 턴 하나 날아가는 걸론 치명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진이 없다고? 응 그건 니잘못이야.

 

“아이코!!”

 

“린… 전 여기까지인가 봐요…..”

 

“눈을 떠 아이코!!!”

 

“부디 당신에게, 우즈키에게…. 그리고 미오에게 안식이 있기를. 다시 태어난 저도 잘 부탁드려요.”

 

“아이코!!!!!!”

 

적의 간부로 추정되는 인물을 한큐에 쓰러트렸다!! 그렇다, 우리의 사에지마 키요미는 강해진 것이다!! 아이코가 방심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그 아이코를 쓰러트릴 정도로 강해진 것이다! 소년 만화 같은 화력 인플레가 발생하였다!! 그 아이코가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분들은 무도대회 끝나고 카렌을 찾아다니는 사이의 에피소드를 참조하시길. 코믹스로. 지금 당장 빠른 구매를! 아이코의 팬들은 동탁군의 인성과 위엄을 보고 감동하실 겁니다! 가슴뛰는 이야기에요! 진짜로! 가슴은 없지만!

 

“….린. 우리는, 영원히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거야?”

 

나오가 물었다. 그리고 린이 엄청 진지하게 대답했다.

 

“카렌이 희생당하지 않는 세계를 위해서라면, 넌 무엇이라도 하겠지. 나도 마찬가지야. 우즈키가 희생당하지 않는 세계를 위해서라면, 난 프로듀서의 양말 냄새를 맡고 팬티에 발정하고 목줄 채워지면 기뻐하는 변태가 되겠어!!”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린은 기뻐하는 듯 하다. 이것이 바로 뒤틀린 2차창작의 힘이다. 린의 숭고한 결의조차 더럽히는 너희들의 힘인 것이다!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어차피 넌 언젠간 린 동인지로 한 발 뺄 테니 말이다!

 

“…..그렇구나. 그럼, 나도 싸워야겠네. 하지만 그 전에.”

 

“그렇지. 자, 린.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내분이야. 오랜만이지?”

 

그리고 나오는 전력을 쥐어 짜내 잠시동안 전성기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렌은 진짜 꺼지기 직전의 촛불처럼 침대를 박차고 뛰쳐나왔다. 물론 둘 다 알몸으로 레즈레슬링을 즐기고 있던 터라 비장감보다는 민망함이 앞섰다. 하지만 보는 사람 눈은 즐겁다. 그러므로 자세한 묘사는 생략한다! 나오는 복슬복슬 카렌은 맨질맨질! 그런데 이제 와서 따지는 것도 뭐하다만 이 글 수위 괜찮은가?

 

“키요미를 지키면서 나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무리지.”

 

“그럼, 마지막 발버둥이라도 쳐보겠다는 거야?”

 

“여기서 문제.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를 네 글자로 줄이면?”

 

“트라프리.”

 

“그럼 문제 하나 더! 트라프리는 어떤 게임에 나오는 마법의 이름입니다. 어떤 효과를 지니고 있을까~요? 힌트는…. 우리 셋이 많이 써 본 마법이지.”

 

“설마!!”

 

“이미 늦었어!! 트라프리로 키요미만 탈출시킨다!!”

 

사소한 설정 붕괴 같은 건 신경쓰지 말고 우선 해설을 들어봐. 트라프리는 여신전생 시리즈나 페르소나 시리즈에 나오는 보조 마법인데, 이걸 쓰면 보스전이나 이벤트전을 제외한 모든 전투에서 100%확률로 도망칠 수 있어. 그런데 이건 게임이 아니니까 보스전이니 이벤트전이니 하는 구분은 없다. 즉 무조건 도망칠 수 있다!!

 

“우린 잊어버려!! 어차피 우린 살아있지조차 않은 존재라고!!”

 

“절대로, 잊지 않을거에요!!”

 

둘의 희생으로 인해 사에지마 키요미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우와 여기서도 클리셰구나.

 

 

--

 

 

“결국 이 곳까지 돌아오셨군요.”

 

미오와 린의 추격을 피해 겨우겨우 도망쳐 온 키요미는 다시 미시로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이곳이 적의 수괴가 잠자고 있는 곳인 걸 알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키요미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나가 미시로 카페에서 달콤한 커피와 함께 맞이해주었다. 키요미는 자기가 미시로 프로덕션에 발을 들인 순간 미시로 카페로 이동당했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달콤해 보이는 커피를 받아들었다.

 

“설탕은 안 탔고, 우유 대신 상추 유액을 탔어요.”

 

성대하게 뱉어내었다. 와 이 젤나나년 인성 보소. 너 설마 그런 년이였냐.

 

“너무해에…..”

 

“가능하면 프로듀서의 정액을 타 드리고 싶었지만… 그건 린이 독점하고 있어서 불가능했어요.”

 

“필요없어요 그런 거!”

 

“알아요. 풍기 위반이죠. 그쵸?”

 

“아, 아! 물론 풍기 위반이죠!!”

 

약간의 복선 지나갔음요. 그리고 젤나나께서 다시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키요미 쨩이 이 곳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2차창작의 관측소가 어디 있는지 깨달았다는 뜻이겠죠?”

 

“네. 관측소는….. 미시로 프로덕션 옥상을 통해 갈 수 있어요.”

 

스타트 지점이 마지막 던젼이다. 불타오르는 전개 왔다!! 수미상관 구조는 정말 너무 드라마틱해서 몇 번을 우려먹어도 질리지가 않다. 클리셰라는 게 괜히 클리셰가 아니다. 사람들이 우와 쩐다고 생각하는 거라서 클리셰라고. 그게 자주 안 쓰였으면 클리셰가 아니야.

 

“하지만 그 곳으로 가기 위해선, 이케부쿠로 아키하가 설계한 수 많은 트랩을 뛰어넘어야 하죠.”

 

“어? 전 그냥 들어갔는데요?”

 

“아키하가 봐줬으니까요.”

 

맨 처음 부분의 키요미는 완전히 쩌리였다.

 

“게다가, 린과 미오의 협공까지 버텨내야 하고, 관측소를 지키고 있는 마왕 코즈에와 저 젤나나가 내리는 시련도 돌파해야 해요.”

 

“불가능하다고 해도, 할 거에요!!”

 

우리의 키요미는 다시 한 번 결의를 굳혔다! 그래 힘내라 키요미! 모든 캐릭터의 운명은 너에게 달렸다!!

 

“…..당신이라면, 모두 다 뛰어넘을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그 다음이죠.”

 

“….그, 다음?”

 

또 다시 불길한 복선을 뿌리는 젤나나님. 키요미는 궁금해져서 물어봤지만 젤나나께선 손짓 한 번으로 카페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카페가 해체된 자리엔, 이케부쿠로 아키하가 만들어놓은 보안용 로봇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 이야기는 끝입니다. 이제 실력으로 증명해 보시죠.”

 

수십만 기의 경비로봇과 온갖 무기로 무장된 미시로 프로덕션이 마지막 던젼의 위용을 뽐낸다! 자 키요미여, 너는 여기서 죽어도 좋고 복도를 따라 올라가다 죽어도 좋다! 허나 미시로 본관에 발을 들이민 순간, 넌 절대로 살아남지 못한다! 살고 싶다면 지금 바로 도망쳐라!!

 

“키리시마 소환!!”

 

자 여기서 짤막한 상식 하나. 왠만한 건물은 전함보다 짧다. 그리고 223미터의 키리시마는 왠만한 세계레벨 마천루보다 조금 더 높다! 키요미는 전함을 세로로 소환해서 세워버린 다음, 거의 90도에 가까운 갑판을 밟고 뛰어올라가기 시작했다!! 네 이년 키요미 비겁하다~ 설마 던젼을 공략하지 않고 그냥 우회해버릴 줄이야!! 네가 그러고도 황국의 후손이냐?! 적을 만나면 압도적이든 아니든 용맹무쌍하게 돌진해서 무의미한 옥쇄를 맞이하는 것이 황국의 후손이거늘!! 아 혹시 오키나와 출신이라서 일본제국 싫어하는 거야? 그거라면 ㅇ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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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최종결전! 승자는 사에지마 키요미!! 전투 묘사는 생략한다!! 귀찮아!! 슬슬 끝내고 싶다고!!

 

“코즈에는…. 이 날을 기다려 왔어…. 하지만…. 키요미가…. 싫다고 하면…. 다시 코즈에는 잠들고… 다음 용사를 영원히 기다릴 거야…..”

 

“제발… 부탁이야… 우즈키를, 구해, 줘…..”

 

미츠보시 제 3의 폭탄 히노 아카네까지 써 버리고도 키요미에게 진 미오가 말했다.

 

“우린, 이대로도 좋으니까, 제발 우즈키만큼은…..”

 

보물처럼 가지고 있던 프로듀서의 팬티를 뺏기자 심장을 뜯긴 듯 한 번에 리타이어당한 시부야 린이 말했다. 우와 이런 전개였다니. 완전히 에로분신술 역하렘술 걸린 카구야 꼴이잖아.

 

“키요미, 당신은 시련을 통과했어요. 저 안에 가서, 진실을 마주하세요. 그리고 선택하세요. 저희가 그랬던 것 처럼, 뒤돌아 나오셔도 돼요.”

 

자, 그렇다면 전진해라 키요미. 이 앞에 진실이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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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키요미 쨩!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혹시 기억하고 계시나요? 아, 제 기억은 갖고 있지 않은 키요미쨩이군요…..”

 

오후 6시를 앞에 둔 시점. 드디어 대단원이다! 다썼다! 드디어 끝나가고 있어! 워드프로세서로 63쪽 지점이라고!! 단어수가 지금 8459개라고!

 

“우즈키…..”

 

“아아, 괜찮아요. 전 왜곡되지 않았어요. 하나도. 저 만큼은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해요. 이 세상을 지키고, 과거를 기억하는 유일하고 순수한 캐릭터로서. 그래서, 전 여기서 영겁과도 같은 세월을 지내고 있었답니다.”

 

“혼자서?”

 

“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당신이 온 게 너무 기뻐요.”

 

어찌나 기쁜 건지 우즈키는 벌써 다과회 준비를 마쳐놓았다. 오랜 세월 동안 쓰지 않은 테이블은 먼지 더미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다과라고 꺼내둔 건 말라붙은 과자 쪼가리와 따뜻한 물이었다. 키요미는 그 쓰레기들을 씹었다. 그녀가 홀로 살아온 고통의 세월이었다.

 

캐릭터 지키미의 감은, 그녀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걸 억지로 늘려가며, 언제 올 지 모르는 용사님을 기다리고 있던 거라고.

 

“…..저길 보세요.”

 

우즈키는 우주 저 편을 가리켰다. 거대한 눈이 있었다. 세상을 비추는 거대한 눈이. 아니, 저것은 눈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수 많은 스타쥬얼이 모인 은하, 캐릭터들은 갖출 수 없는 진정한 생명의 빛들이 거대한 은하처럼 우주의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아아, 저것이 2차창작의 관측소인가. 너무나 아름다운 그 광경에, 키요미는 말을 잃고서 그저 감상만 하고 있었다. 우린 살아있지조차 않은 존재라는 나오와 카렌의 유언을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다. 우즈키는 이해한다는 듯 쓰게 웃었다.

 

“저게, 2차창작의 관측소에요. 우리를 왜곡시키고…. 그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준 존재.”

 

“…가능성을? 무슨 소리죠?”

 

“키요미, 당신은 어떤 존재였죠? 왠지 칸코레의 키리시마와 비슷하다고 해서 그쪽 네타를 잔뜩 끌어다 쓴 끝에 등에 연장포인지 함포인지 달고서 큼지막한 전함을 바닷속에서 소환하는 그런 캐릭터였나요?”

 

“저는…. 원래 그러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당신은 초★풍기위원이에요.”

 

그제서야 우리의 키요미는 눈치채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미오가, 린이, 그리고 모두가 어째서 절망했는지를. 지키미들은 모두 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힘을 원했다. 그리고 모두 함께 노력하며 에가오를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그 끝에서, 그녀들은 깨달아 버렸다.

 

“2차창작의 관측소를 봉인하거나 없애기 위해선 힘이 필요해요. 하지만, 그 힘을 주는 건 2차창작의 관측소에요. 아시겠어요? 2차창작의 관측소를 없앤다면 그걸 없앤 힘 또한 사라지고, 그리고 다시 2차창작의 관측소가 생겨나요. 그게, 몇 번의 반복 끝에 우리가 얻어낸 결론이에요. 물론 그 이유도 알아냈어요. 저들은 생명을 갖추고 있고, 우린 생명 있는 자들의 사고(思考)의 그림자에 불과한 존재라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요. 그건 물리법칙처럼 정해진 거라고.

모두 굉장했죠. 미쿠랑 리이나랑 나츠키는 동반자살을 하고, 미나미랑 아냐는 서로를 죽여버리고, 쇼코는 책상도 버섯도 버린 채 혼자가 되어 세상을 떠돌아다니다 죽고, 시키는 현실을 부정하면서 연구실에 틀어박혔다가 그 비약만 남긴 채로 사라지고, 아키하는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를 기계로 개조해서 모든 감정을 지워버리고, 키라리는 안즈와 함께 지금까지 은둔해 있고…. 그 속에서, 결국 마지막에 남은 건 뉴 제네레이션즈와 핑크체크스쿨, 트라이어드 프리무스, 포지티프 패션 뿐이었어요. 그 수 많은 동료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어요.”

 

“….전, 어떻게 끝났죠?”

 

“내분에 휩쓸려서 눈먼 레이져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산화했어요. 참 허망하죠?”

 

“그렇네요.”

 

“그러니까, 부탁이니 돌아가줘요. 우리는 더 이상 이 비극을 반복해선 안 되요. 제발.”

 

그렇게 말하는 우즈키는, 지금이라도 부숴질 듯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온 사람들 모두, 그렇게 돌려보냈나요?”

 

“네. 사실 당신이 처음은 아니에요. 그러니, 돌아가줘요. 누군가가 여기 있는 것 만으로도, 제가 무너질 것 같아요. 그러니, 제발.”

 

키요미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이곳을 향해 걸어왔다.

이곳이 어디냐고?

키요미가 보던 2차창작의 관측소.

그래, 지금 우리가 키요미를 보고 있는 그 곳. 이 메타픽션 세계관의 끝. 키요미는 그 곳을 향해 걸어갔다.

 

“…….여기가, 생명이 넘치는 지점.”

 

그리고 키요미는, 비약의 뚜껑을 열었다.

그 곳에 담긴 건 이치노세 시키의 정수, 이치노세 시키의 모든 것, 아니, 이치노세 시키 본인이었다. 그녀가 영원과 자신의 존재를 걸고 변환시켜 만든 그 비약이, 드디어 세상에 풀려나온다.

 

“키요미 쨩, 지금 뭐 하는…. 설마?!”

 

“필요한 건,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생명. 이치노세 시키 씨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생명을 연성했어요. 하지만 그 대가로 몸을 잃고,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자격을 잃었죠. 하지만 전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요.”

 

그리고, 키요미는 약을 들이켰다.

 

“내가, 사라지기 전에….”

 

“키요미 쨩!! 안돼!! 그런 짓을 하면 넌 영원히 사라진단 말이야!! 난 누구도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지금까지-----“

 

그녀는, 자신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쌓아 오고 겪어 온 모든 것들이 데이터 조각이 되어 사라진다. 하지만, 그녀는 전진했다. 무얼 위해서? 이미 그걸 생각할 정도의 지식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이 망가진 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감정만이 그녀를 움직였다.

그녀는 관측소로, 생명의 바다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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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드디어 시키쨩의 등장~ 냐하하. 잘 즐겼어? 즐겼기를 바래 이 망할 자식들아. 아아, 딱히 너희들을 원망하는 건 아니야. 이건 그냥 쓸데없이 장대한 메타픽션의 일부이자 무가치한 2차창작의 일부분일 뿐이니까.”

 

“자, 그럼 우리의 세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키요미 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해답을 알고 싶어? 냐하하~ 글쎄, 이 앞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망하지 않을 자신 있어? 키요미의 희생은 정말 헛된 거였을지도 몰라. 그리고 내 희생도 말이야. 어쩌면 2차창작과 자신의 구분을 하지 못하게 된 아이돌들은 그걸 자신이라고 받아들여버린 채로 망각당하는 그 순간까지 살아가게 될 지도 모르지.”

 

“그래도, 보고 싶어? 이 앞을?”

 

“그러고 싶으면, 스크롤을 내려. 페이지를 넘겨.”

 

“어서. 이 같잖은 연극에 끝을 내자고.”

 

 

 

 

 

 

 

 

 

 

 

 

 

 

 

 

 

 

 

 

 

 

 

 

 

 

 

 

 

 

 

 

 

 

 

 

 

 

 

 

 

 

 

 

 

 

 

 

 

 

 

 

 

 

 

 

 

 

 

 

 

 

 

 

 

 

 

 

 

 

 

 

 

……저기, 프로듀서 씨. 이 사무소는 왜 이리 풍기가 문란한 거죠? 이건 프리덤하다는 수준이 아니잖아요! 안되겠군요. 지금부터는 초★풍기위원 사에지마 키요미가 직접 이 사무소의 아이돌이 되어 이곳의 풍기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우선 거기 대낮부터 술 쳐마시는 어른들부터 징벌하도록 하죠!!! 뭐라고요? 저 덕분에 생명이 넘칠 수 있게 되었다고요? 낮술을 하니까 그 따위로 취하는 겁… 뭐에요?! 달라붙지 마요!! 술냄새나!! 그리고 대낮부터 취해서 울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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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제한이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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