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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ER ONE CINDERELLA STORY 19 - 키시베 로한의 동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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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6, 2017 21:26에 작성됨.

(이전 화 링크)

 

키시베 로한의 동화 ①

 

 

 카미야 나오는 프로젝트 크로네의 주축 유닛인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로 아이돌에 데뷔했다.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시부야 린, 그리고 함께 아이돌을 시작한 호죠 카렌은 같은 트라이어드의 멤버였다. 일이 아니어도 사적으로 자주 만나는 셋은 어제도 햄버거 가게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린. 전에 말한 그거 어떻게 됐어?”

 “그거?”

 “이번에 무슨 재단한테 지원 받기로 했다면서.”

 “아아. 나도 잘은 모르겠어. 재단 직원이 프로젝트 룸에 자주 드나들긴 하는데 일 얘기는 거의 프로듀서하고만 하니까. 그러고 보니 그 사람 말고 무슨 만화가도 왔었는데.”

 “만화? 무슨 만화?”

 “뭐였더라. 핑크 다크의 소년?”

 린과 카렌의 대화에 나오가 “뭐라고?” 하면서 끼어든 것은 이 때였다. 햄버거 세트에 딸려오는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익숙한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란 것이다. 나오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린에게 들이댔다.

 “그 사람 혹시 핑크 다크 소년의 키시베 로한 아니야?”

 “어? 응. 맞는 것 같아.”

 맞는 것 같은 걸로는 안 돼! 나오는 스마트폰을 꺼내 키시베 로한을 검색했다. 맞아? 응? 맞아? 린에게 그의 사진을 보여주며 취조하듯이 물었다. 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오를 밀었다. 맞아, 맞으니까 좀 떨어져. 둘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카렌은 자신도 키시베 로한에 대해 검색했다.

 “소년 점프의 만화가 키시베 로한. 그림체가 이상한데. 유명한 만화가 맞아?”

 “글쎄. CP 애들은 거의 다 모르더라고. 미오랑 미나미는 남동생이 본다면서 조금 아는 것 같긴 하던데.”

 “어이, 너희들! 핑크 다크 소년은 엄청난 명작이라고! 확실히 그림체는 좀 특이할지 몰라도 완벽한 인체비례에 마치 초상화처럼 사실적인데다, 내용은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인간찬가의 메시지를 담고…….”

 연설을 쏟아내는 나오를 무시하고 카렌은 감자튀김을 집어먹었다. 시큰둥한 반응이 ‘오타쿠가 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린은 조금 신기해했다. 나오의 취미는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열렬한 반응을 보일 줄이야. 하지만 별로 관심은 없었기에 콜라를 리필 받으러 일어났다. 야, 네들! 사람이 말하면 좀 들으라고! 카렌은 여전히 관심 없는 태도로 나오의 감자튀김을 집으며 말했다.

 “혼자 신나게 떠들었으면서. 그러지 말고 직접 찾아가서 사인이라도 해달라고 해.”

 “사, 사인? 그거 괜찮을까? 직접 찾아가서 말하기는 좀 부끄러운데……. 헤헤. 괜찮을까, 린?”

 린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한테 물어도 말이지. 그 사람, 프로젝트 룸에는 잘 안 들어오거든. 거의 키라리하고 같이 다니는 것 같으니까 내일 토토키라 촬영장에 가봐.”

 그렇게 나오는 로한을 찾으러 갔다. 촬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로한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진짜 키시베 로한이야! 어떡하지? 발을 동동 구르다 용기를 내서 움직였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눈치를 채고 로한이 뒤돌아섰다. 에라, 모르겠다!

 “로한 선생님 팬이에요! 사인해주세요!”

 로한은 대답이 없었다. 왜 말이 없으시지? 당황하셨나? 확실히 갑자기 나타나서 이러면 곤란하겠지, 어쩌면 화난 걸지도 몰라! 어떡하지? 너무 무례하게 굴었나봐!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을 하며 질끈 감았던 눈을 슬며시 떴다. 다행히 로한은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 너희들, 내 팬인가? 라고 되물었다. 네! 나오와 그 일행의 흥분된 목소리가 겹쳤다. 나오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자신처럼 만화를 좋아하고 로한의 열렬한 팬인 아이돌, 아라키 히나와 함께 왔다.

 “키, 키, 키시베 로한 선생님 맞으신 검까? 정말로 핑크 다크 소년의 키시베 선생님이신 검까!”

 “잠깐, 히나 씨! 그렇게 떨지 말고 제대로 좀 말해!”

 두 사람은 숨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인사했다. ‘346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인 카미야 나오와 아라키 히나입니다!’ 그리고 수첩을 내밀었다. 로한은 묘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만화를 아주 좋아하는가 보군.”

 “물론이죠! 특히 핑크 다크 소년은 정말 엄청나요!”

 “핑크 다크 소년 3부 마지막 싸움이 끝나고 죽은 동료들을 떠올리는 주인공의 대사, ‘보스, 그리고 모두들……. 이제 다 끝났어.’는 정말로 최고였슴다!”

 “좋아, 좋아. 진정해. 그런데 말이지 너희들은 지금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나?”

 “네?”

 “아이돌이라면 알고 있겠지. 팬이라고 해서 무작정 달라붙으면서 무언가를 요구하는 게 얼마나 귀찮은지. 아이돌이 아니라도 마찬가지야. 난 현재 휴식 중이야. 내 연재 역사상 유례없는 긴 휴재를 하는 동안 만화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고 있지. 이 취재도 그 일환이고. 그런데 너희들은 쉬고 있는 만화가를 다짜고짜 찾아와서 불안하게 만드는 건가? 예의를 지키라고, 예의를.”

 로한은 홱, 돌아섰다. 나오와 히나는 의기소침 해졌다. 반성하면서 꺼냈던 수첩을 집어넣으려는데 갑자기 히나가 소리쳤다. 으아아! 나오, 이거 좀 봐요!

 히나의 수첩을 보고 나오는 경악했다. 자신의 수첩을 펴보고는 또 경악했다. 두 수첩에 로한의 사인이, 핑크 다크 소년의 주인공 캐릭터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잔소리를 하는 짧은 시간 사이에, 그것도 볼펜으로! 당연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스피드로!

 “더더욱 존경하게 되었슴다, 로한 선생님! 대단해! 잠깐만요, 로한 선생님! 제 만화를 좀 봐주셨으면 함다!”

 만화라는 말에 로한이 멈췄다. 만화를 그리나?

 “네! 사실은 저, 동인 만화를 그리고 있슴다. 아이돌 활동을 시작한 뒤로는 활동이 뜸해졌지만 그래도 열심히 그리고 있는데, 자꾸 무언가가 부족한 것이 느껴지는 검다. 그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로한 선생님이 봐주셨으면 함다!”

 이 무슨 담대하고 대담한 요구인가. 나오는 긴장한 채로 지켜봤다. 히나가 무슨 부탁을 할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설마 진짜로 할 줄이야. 히나 씨, 힘내! 속으로 응원하면서 로한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는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고 있었다.

 “글쎄. 나는 편집부의 공모전 심사요청도 거절하고 있어서 말이야. 내가 너의 만화를 보고 대체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군.”

 그리고 말투가 마음에 안 든다.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로한이 그녀에게 쌀쌀맞은 가장 큰 이유였다. 듣는 것만으로 그렇게나 싫어하는 죠스케가 생각나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거절 쪽으로 기울자 나오는 침을 삼켰다. 포기하지 마, 히나 씨! 히나는 들고 온 가방을 열어서 안을 보였다. 꽤 묵직해 보이는 가방 안에는 두꺼운 서류 봉투들이 가득했다.

 “설마, 그 봉투 안에 든 것이…….”

 “전부 제가 그린 만화임다. 이 중에 하나만이라도 좋으니 제발 봐주셨으면 함다!”

 로한은 씩, 웃었다. 만화를 향한 이 정도의 열정이라니. 말투 따위로 걸고넘어져도 될 만한 여자가 아니었다.

 “마음에 들었다. 네 만화, 이 키시베 로한이 봐주마. 아라키!”

 “아, 아! 정말로 감사함다!”

 

 *

 

 그 때, 스위트 마녀는 말했습니다.

 “나의 마법으로 이 세상을 달콤하게 만들어주마!”

 마녀가 지팡이를 흔들자 무지개색의 기운들이 나타났습니다. 새하얀 구름은 반죽이 되고, 물은 초콜릿과 우유가 되고, 나무에서는 도넛이 열렸습니다.

 아이들은 놀라워했습니다. 과자들을 집어먹으려고 했지만 마녀가 말렸습니다. 아직 먹으면 안 돼!

 “다들 모여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자! 모두 같이 즐거운 파티를 합시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모리쿠보 노노는 펜을 내려놓았다. 한숨을 쉬고 머리를 싸맸다. 다음 전개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마무리는 이미 생각했는데 중간다리는 아직 설계도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동화를 쓸 때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핸드폰이 울렸다. ‘모리쿠보 씨, 다음 일정에 대한 협의를…….’ 다 읽지 않고 덮어버렸다. CP의 프로듀서는 좋은 사람이다. 무섭게 생겼지만 최대한 노노에게 맞춰주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덕분에 노노도 5초 정도는 그와 눈을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노노는 그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노노는…….

 “아이돌 활동 같은 거……. 무리…….”

 그녀가 신데렐라 프로젝트 2기생으로 선출된 데에 본인의 의지는 전혀 없었다. 친척의 일을 도우러왔다가 우연히 프로듀서의 눈에 띄었을 뿐. 몇 번이나 그만두려 했지만 그마저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방금 온 문자도 결국에는 확인하게 될 것이며,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게 될 것이다.

 한심하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런 자신은 아이돌과 맞지 않는다. 프로듀서는 꽉 막힌 성격이 아니라 얘기하면 들어주겠지만, 쉽게 포기를 하는 성격도 아니다. 그 시적인 언변으로 어떻게 해서든 노노를 구워삶을 것이다. 동화의 전개도 아이돌 활동의 퇴로도 막혀버렸다. 아으으…….

 커피라도 마시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한 잔을 더 주문했다. 이 카페는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조용하고 분위기도 좋은데다 특히 카페라떼가 맛있었다. 집필, 이라고 말하면 거창하겠지만 어쨌든 동화를 쓰기에 좋은 곳이다.

 딸랑-. 방울에 무심코 문 쪽을 본 노노는 식겁했다. 아라키 히나와 카미야 나오, 그리고 모르는 남자가 한 명. 재빨리 테이블 아래로 들어갔다. 나오는 몰라도 히나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노노가 쓰는 동화에 계속 관심을 보이는데다 순정만화를 빌려 주겠다던가 빌려달라면서 계속 다가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더군다나 모르는 사람까지 함께 오다니.

 ‘어, 어떡하지? 도망칠 수 없는 건데요오…….’

 세 사람은 노노를 눈치 채지 못 했다.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은 데다 자기들끼리의 이야기에 빠져있었다. 눈치를 보는 사이 히나가 가방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들었다. 안에는 종이뭉치가 있었다. 아무래도 원고 같았다.

 잠깐, 원고?

 “서, 설마!”

 당황한 노노는 쿵, 머리를 찧었다. 거슬리는 소리에 나오가 고개를 돌렸다. 뭐지? 노노는 얼른 입을 막았다.

 ‘저건 분명 히나 씨가 스토리가 좋다면서 만화로 만들겠다던 제 동화 원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읽히는 거, 무리이이…….’

 그런 노노의 바람도 모르고 히나는 재촉했다. 로한 선생님, 빨리!

 ‘로한?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아. 서, 설마 만화가 키시베 로한?’

 이름만 들어본 수준이지만 키시베 로한은 분명 대단한 만화가였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심사한다니. 그, 그런 거 진짜 무리인데요오! 노노는 급기야 눈물까지 흘렸다. 귀를 막고 눈을 감아버렸다.

 하지만 로한은 이미 작품을 읽기 시작했고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귀를 막았음에도 종이 팔락거리는 소리가 마치 사신의 발소리처럼 다가왔다. 사형선고처럼 로한이 입을 뗐다. 이 작품은…… 최악이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다! 화려한 화풍도 과장된 연출도 필요 없어! 모든 작품을 이끌고 나가는 것은 리얼리티야! 이 작품은 리얼리티가 부족해! 캐릭터성에 의존하지 말고 인물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고민하란 말이다! 못 하겠으면 거미의 내장이라도 핥아보는 노력을 해!”

 로한이 커피로 목을 축였다. 가게 안은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고요해졌다. 나오는 입을 떡 벌리고 히나의 눈치를 봤다. 아무리 유명 만화가라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히나의 반응은 달랐다. 그렇군요.

 “무언가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거였슴다. 정답은 바로 ‘리얼리티’였던 검다!”

 “어? 히나 씨. 그런 말을 듣고도, 그, 괜찮은 거야?”

 “당연히 큰 상처가 되었슴다. 하지만 로한 선생님의 말은 하나하나 다 맞는 말들임다. 저는 좀 더 세상을 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함다! 숲을 그리려면 숲에 가봐야 하고, 나무를 그리려면 나무를 나뭇잎 하나하나까지 조사해야죠! 그건 분명 아이돌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검다! 정말로 감사함다, 로한 선생님!”

 로한은 알아들었으면 됐겠거니, 하는 태도로 다른 원고를 펼쳤다. 음? 눈을 가늘게 뜨더니 빠르게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이건 꽤 괜찮군.

 “오, 정말임까?”

 “그래. 아까 것보다 훨씬 나아. 제목은 ‘여섯 번째 마녀’인가. 이건 네가 생각한 스토리는 아닌 것 같은데. 원작자가 따로 있는 거지?”

 “네. 그거는 노노라는 아이돌 동료가 쓴 동화를 원작으로 쓴 검다. 멋대로 가져온 거지만.”

 “만화와 동화는 다르지만 스토리로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점은 같지. 이건 꽤 훌륭해. 아마추어 티가 나긴 한다만 다듬으면 성공할 만한 스토리야.”

 로한의 말은 진지했다. 나오와 히나는 서로를 쳐다봤다. 이 자리에도 없는 노노가 이런 호평을 받다니.

 “히나 씨의 만화를 평가 받으려고 한 거였는데 뜻밖에 노노가 칭찬을 받았네.”

 “뭐 어떻슴까. 나중에 말해줘야겠어요. 분명 노노도 좋아할 검다.”

 “말 해두지만 너도 그림 솜씨 자체는 괜찮았다, 아라키. 응?”

 로한의 시선이 저쪽에 떨어져 있는 테이블에 꽂혔다. 그 밑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뭐지, 저건? 로한이 말하자 뒤늦게 나오와 히나도 그쪽을 바라봤다. 그 순간 빛이 터져 나오더니 가게 안을 덮어버렸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냥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억지로라도 떠올리려하자 백지 위에 한 마디가 떠올랐다.

 

 이 작품은…… 최악이다!

 

 히익. 노노는 울음을 삼켰다. 기억이 났다. 로한의 혹평을 듣자 완전히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를 테이블 아래로 깊숙이 묻어버렸다. 그 때 무언가 그녀를 끌어올렸다. 다람쥐꼬리를 달았지만 귀염성이라고는 없는 기묘하게 생긴 노신사였다.

 “도망치고 싶으신지요? 노노 양.”

 노노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노신사는 노노가 쓰던 동화의 원고를 집어 들었다. 원고에서 빛이 나왔다. 그 빛을 휘감고 반투명한 기운 같은 것이 나와 테이블 아래를 채웠다. 너무 눈이 부셔서 눈을 감았다.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un deux trois♪ un deux trois♪

 

 여러 개의 목소리였다. 소프라노처럼 높은 소리, 베이스 만큼이나 낮은 소리.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늙은이의 목소리. 둥, 둥, 거리는 타악기와 휘릴릴리~ 하는 피리 소리까지.

 눈을 뜬 노노는 휘황찬란한 광경에 감탄했다. 울창한 숲 한 가운데 커다란 삼단케이크가 있었다. 케이크를 둘러싸고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고양이, 토끼, 참새, 애벌레 등의 동물들과 사과나무, 해바라기, 잡초 등의 식물들이 노래를 불렀다. 찻잔과 식기구, 의자 등의 무생물들도 함께였다. 얼굴 달린 구름과 언덕이 동식물들을 태우고 춤추듯이 움직였다.

 

 

un deux trois♪ un deux trois♪

 

비밀의 왈츠♪

 

(오호호~ 호호호~♬) (와하하하~♬) (오호호~ 호호호~♬) (와하하하~♬)

 

“자아~ 어서 와요~♪” “달콤한 과자가 있답니다~♪” “우리들이랑 같이~♪”

“신나게 노래하며~♩” “동화의 나라로 가요~♩”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라~아~♪ 라라라~♬)

 

달~콤한 향기에 홀려 버려서~

(홀려 버려서~♪)

수수께끼의 나라에 도착 했어~

(맙소사!)

 

이리로~ 오려 무나~ 우리들은~

(동화 나라 주민~)

지금껏~ 너를~ 쭉 기다렸단다~♬

(기다렸지~♩) (기다렸어~♪)

 

믿을 수 없는~

(못 믿어!)

광경이지~?

(놀라워라!)

 

이곳은 동화의 세상이죠~♪

(메르헨~♬)

 

un deux trois♪ un deux trois♪

비밀의 왈츠~♬

 

(춤추자!)

 

(애정을~) 한 가득~! (듬뿍~) 담아서~!

맛있는~ (과자를~!) 대접할게요~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면~!)

꿈만 같은 (테이블 아래!) 세상으로~

 

 

 멈췄다. 노래도 춤도 동식물과 구름도 전부. 리모컨 정지버튼을 누른 것처럼 멈춰버렸다. 노노는 자신이 아쉬워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세상에 와버렸는데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니.

 “이제 노노 양의 차례입니다.”

 “히익!”

 아까 전의 기묘한 다람쥐 노신사였다. 까, 깜짝 놀란 건데요……. 노노가 나무 뒤로 숨으며 말하자 노신사는 정중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단지 노노 양에게 부탁을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저들의 춤을 더 보고 싶으시죠? 노래를 또 듣고 싶죠? 그렇다면 이제 노노 양의 차례입니다. 저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세요.”

 “모, 모리쿠보는 무리쿠보라서…… 무리…… 인데요…….”

 애초에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싫어서 아이돌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나 많은 관중 앞에서, 그것도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동식물 앞에서 라이브를 하라니. 하지만 다람쥐 노신사는 노노에게 펜을 쥐어주며 말했다.

 “아이돌처럼 노래하고 춤 출 필요 없습니다.”

 “네? 정말……로요?”

 “그렇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이야기. 이 다음의 이야기를 완성해주세요. 당신의 상상력으로 영혼을 불어넣어주시죠.”

 노신사가 쓰다만 원고를 내밀었다. 스위트 마녀가 말하고 있었다.

 

 다들 모여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자! 모두 같이 즐거운 파티를 합시다!

 

 “그리고…… 그리고!”

 펜을 놀렸다. 아까처럼 빛을 휘감은 글자들이 튀어나왔다. 반투명한 기운으로 변해서 멈춰버린 세상으로, 동식물과 무생물에게로 들어갔다. 그들은 다시 노래하며 춤을 췄다.

 

 

“다시 움직일 수 있어~♬” “다시 노래할 수 있어~♪”

“un deux trois♪ un deux trois♪ un deux trois♪ un deux trois♪”

“노래하자!”

 

우리는 이제~♬ 동화 나라의~♩ 주민이 되어~♪

스위트 마녀를~ 따르는 거야~♬

 

(아니 아니지!) (아니 아니야!) (스위트 마녀가 아니야!)

(그녀의 이름은 모리쿠보!) (그녀의 이름은 노노!)

(자신감 없는 견습 마녀!) (하지만 이젠 훌륭한!) (동화의 마법을 부리는!)

 

“메르헨의 마녀지~♬”

 

메르헨의 마법에~ 몸을 맡기고~♪

(맡겨!)

 

다함께 무도회를 즐겨 봐요~♬

(라랄라~♪)

 

마법의 펜으로 글씨를 적으면~♩

펼쳐지는 이곳은 꿈의 나라~ 아~ 아~……

 

(un deux trois♪ un deux trois♪)

 

“언더 더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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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쓴 거지 (동공지진)

 

어, 음.

일단 평소보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깜빡 잠이 들어서 평소보다 업로드가 늦었네요.

 

일단 이번 화는 드디어 로한 선생이 나오는 에피소드, 그리고 사건의 주체는 노노입니다.

이 둘이 어떤 식으로 갈등을 보일지는 떡밥만 뿌려놓았죠.

 

어쩌면 이번 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로한 선생과 아라키 선생, 기적의 만남! 일지도 모릅니다.

총선거가 끝나고 아라키 선생이 목소리가 붙는 것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번 화를 올릴 수 있어서 뭔가 기념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이 와중에 나오까지 덕력을 좀 쏟아내었죠.

 

저는 나오가 호구스럽게 당하는 으헿 전개도 좋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좋아합니다.

어차피 오타쿠면서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덕질해라! 라는 거죠.

 

그리고 이 이야기의 마지막은 말이죠......

 

제가 처음에 생각한 것은 디즈니 영화 같은 뮤지컬 풍의 느낌이었습니다.

음악이 없으니까 표현하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글로 시도를 해볼까 해서 써봤죠.

원피스에서 최근에 나타난 '빅 맘'이라는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등장 장면을 참고하면서요.

'Sweet Witches' Night'를 원곡으로 제 멋대로 대사와 코러스 같은 것 좀 넣고 그랬는데......

결과는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다시는 이런 쓸데없는 도전을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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