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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pro의 매니저-모가미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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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4, 2017 03:29에 작성됨.

어릴때부터의 꿈이었다.
tv를 틀면 나오는 아이돌들의 무대.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이지.발랄한 노래와 귀여운 춤과 의상.
무엇보다 팬들을 사로잡는듯한 웃음.
아이돌은 어릴때부터 나의 꿈이었다.
부모님에게 졸라 장난감 마이크를 샀다.
단순히 마이크모양의 장난감.목소리가 울리지도 않는 단순한 장난감.
하지만,나는 기뻣다.기뻐서 부모님과 메이드 앞에서 열심히 노래하고 춤췄다.
그때 본 그들의 웃음.나 또한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행복.그래,행복했었다.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일.
그것을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행복해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루라도 빨리 아이돌이 되서 무대에 서고 싶어.
하지만,마침내 아이돌이 되었을 때,부모님은 반대하셨다.
'어째서죠?!저는....저는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요!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정말 아직 어린애구나.너는 우리 가문의 일을 이어받아야해.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를 해야한다.어렸을때는 그냥 놔뒀지만 더이상은 안돼!'
'싫어요!저는...저는 아이돌이 되고싶어요.꿈이었단 말이에요.처음으로...처음으로 가진...!'
'....3년.'
'...네?'
'3년 주마.지금부터 고입전까지 3년동안 만이다.그때 동안은 허락해주마.물론 공부를 소홀히
하는 순간 바로 못하게 할거지만 말이다.'
불합리해.목끝까지 올라와 충동적으로 나올뻔한 말을 억지로 삼켰다.
3년.길지 않다.단 3년동안만 허락된 꿈.하지만,내가 열심히 한다면,내 진심을 보여드린다면,
아니면 내가 톱 아이돌이 된다면.나의 꿈은 이어질지도 모른다.
'...알겠어요.'
그렇기에 그때 대답했다. 하지만...
'앞으로 3일 주마.정리하고 공부에 집중해.'
어른은...
'시즈카.나를 믿어줘.언제라도 너를 도와줄게.나는 너의 프로듀서니까.'
언제나...
'왜....왜...전화를 안받으시는 거예요,프로듀서. ...어째서..'
짓말을 한다.

 

 

 


"좋아요.아주 좋습니다."
남자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남자의 계획은 이러했다.우선,메이드와 그녀의 아버지를 세뇌시켜 그녀에게
불안감과 무력함을 느끼게한다.그 후,접근하여 그녀에게도 세뇌.
마찬가지로 고집불통인 그녀는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하며 점점 망가진다.
그가 이렇게까지 복잡한 방법을 사용한 이유는 간단했다.
'괴물로부터 그의 신뢰를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프로듀서는 분명 그 남자를 신뢰하여 아이돌들의 관리를 맡긴 것이리라.
그러므로 그로부터 신뢰를 없애버린다면 그 남자는 자신의 세계로 부터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가 많은 아이돌중에 모가미 시즈카를 선택한건 그가 간신히 찾아낸
어느 정보 때문이었다.
'설마 활동시간이 3년밖에 안된다니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요.'
점점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아이돌.하지만,그녀의 아이돌로서의 활동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반대때문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럼 그 짧은 활동시간을 더 줄여버린다면?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고 결과는 훌륭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모가미 시즈카가,점점 어른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다.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앞에 문을 바라봤다.
커다란 두개의 문.극장의 무대로의 문이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문을 열었다.
끼익.큰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그곳에는 파란머리의 소녀가 있었다.
하지만,그 소녀는 처음 봤을때 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지도,
며칠전 처럼 불안한 표정을 짓지도 않았다.
그곳에는 내가 언젠가 지었었던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어른에 대한 신뢰를 잃은 듯한
표정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형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모가미의 휴대폰 번호를 위치추적을 했다.
위치는 다름 아닌 극장.순간적으로 스친 극장의 무대위에서 그녀가 보여준
표정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뭔가요,매니저씨."
모가미는 나를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나를 보자마자 표정을 조금 찡그린것으로
보아 아마 나의 추측은 맞을것이라 생각한다.
'어른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든다.'
모가미 혼자라면 몰라도 그녀의 부모와 메이드까지 세뇌를 시켰다.
모가미는 원래 아이돌로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그리고,갑자기 급하게 형을 찾았다.
모가미를 모르는 나.모가미의 사정에대해 모르는 나.
그렇기에 모가미는 나를 의지하지 않았다.
'어쩌면 모가미의 활동시간에 무슨 영향이 간것이 아닐까.'
조금 억지스러운 끼워맞추기일지도 모른다.애초에 모가미의 사정을
그가 알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하지만,그 라면 알아낼 수도 있겠다고
추측해버렸다.다름아닌 모가미를 노린 이유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았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모가미를 세뇌시킨 이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에게 있어 방해인물로 인식되어 있는것 같다.'
방해가 되므로 나를 이곳에 있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형이 내게 맡긴 아이돌에게
문제가 발생하게 만든다.그렇게 한다면 형이 나에게 신뢰를 잃어 나를 내쫓게 한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그 남자는.
그 남자는 아마 내가 형과 가족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복잡한 방법을 잘도 실행한거겠지.
다시 눈앞의 모가미를 바라봤다.꽤나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특유의 불쾌감은
잘만 느껴졌다.
세뇌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의식무의식을 바꿔 조종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메이드처럼 약하게 세뇌를 걸었다면 여전히 남아있는 의식을 통해
모든것을 지켜보고,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모가미의 아버지처럼 강하게 세뇌를 걸었다면 완전히 그의 인형이 되어 조종을 당하게 되고
그동안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이렇게 하는 이유는 증거를 찾을 수 없게 만들기 위함이다.
물론 강한 세뇌든 약한 세뇌든 평범한 사람이 그것을 극복해 낼 수는 없다.
눈 앞의 모가미 시즈카도 마찬가지이다.
"...뭔가요,매니저씨.볼 일이 있으신게 아니었나요?그렇게 급하게 오신거보면."
"...물론,너때문이지,모가미.너가 많이 걱정됐어.아주,많이..."
이렇게 말하며 한발을 내딛은 순간,
"다가오지 마세요!!"
모가미는 소리를 지르며 한발 물러났다.그리고,중얼거렸다.
"어차피....어차피 당신도...아버지나....프로듀서처럼...."
숨을 가쁘게 쉬며 무언가를 참는 듯이 손을 움켜쥐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세뇌는 의식과 무의식을 바꾸는 것이다.
원래 잠들어있던 무의식이 의식이 되어 나오는 것.
감춰져있던 무의식이 밖으로 나오는 것.
그렇기에 나는----우선 모가미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녀가 꼭꼭 감춰두었던,무의식의 밑에 있던 그녀의 속마음을,
지금 이런 상황에서,알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상황에,곧바로 세뇌를 풀지 않고,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이기적이네."
내 중얼거림에 모가미가 잠시 흠칫하며 나를 노려봤다.
미안.미안하다,모가미.하지만,반드시
반드시 너를----구해줄게.

 

아마 그 남자는 딱히 조종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억지로 자신이 조종하는 것보다 이렇게 그녀 자신이
그녀 자신을 망가트리는게 그녀 스스로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다.
물론 아마 그의 취향이기도 하겠지만.
알고싶지도 않은 남자의 취향을 알아버렸지만,이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나쁘다고 할까.
이런 생각보다 지금은 눈앞의 상황이다.
모가미는 여전히 나를 경계하고 있다.
내 묘한 발언의 저런 반응.역시나 모가미는...
"모가미."
 "......뭐죠?"
계속해서 나를 경계하는 모가미에게 물었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너,어른이 싫냐?"
"....! ....무슨 뜻이죠?"
부정하지 않는다.앞으로 조금이다.
"아니,어른들은 말이야.항상 거짓말만 하잖아?"
"....!"
"약속은 지키지도 않고,정말 중요한 약속도 어른의 사정이란 이름을 써서
간단하게 어겨버리잖아.그쪽은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당사자는 그렇지 않지?"
"......"
"......네."
".....어른이,싫어요."
모가미가 입을 열었다.모가미의 무의식이,무의식 밑에 잠들어 있던,어쩌면 모가미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그녀의 진심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는 항상 엄격하신 분이였죠.그렇기에 약속을 엄청 중요시 하시는 분이었죠.
처음 저와의 약속을 어겼을 때에도,저는 많이 실망하고 원망했죠.
그래도 결국에는 허락해주셔서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있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제가 얼마나 진심인지 보이려고 했죠.하지만...."
다시 약속을 어긴건가.그건 결국 세뇌의 탓이었지만 모가미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어른의 횡포일 뿐이었겠지.
"프로듀서도,프로듀서도 마찬가지예요.항상 옆에서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곤란할 때면 언제나 옆에 있어주신다고 했는데.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이런 일을 상담할 사람은 프로듀서밖에 없는데.
자신이 가장 힘들때,옆에 없다는 것.그것의 고통,파도처럼 떠밀려오는 배신감.
그렇기에 모가미는 지금,불안한 것이다.어른을,믿고 싶어도 믿을 수 없다는 것.
이런 일을 다른 아이들에게 상담할 수 없다는 것.모든것이 그녀를 힘들게 했고
그녀를 몰아넣었다.

 

그렇기 때문이다.

지금,모가미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유가.


"....."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가를 훔치는 그녀.
그녀에게 다가가,살며시 안아주었다.
"에...."
모가미는 안는 순간에는 당황해했지만,나를 밀쳐내지 않았다.
조금씩,조금씩 얼굴을 묻으며 몸을 떨었다.
"...많이 힘들었지."
이 말이,방아쇠가 되었다.
"...흑.....흑흑.....으아아아아앙!!"
모가미는 소리내어 울었다.그 소리에 누군가 이곳으로 오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그저 계속해서 그녀를 안아주었다.
중간부터는 세뇌를 풀어냈지만,그녀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울었고,계속해서 안아주었다.

많이 힘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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