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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사쿠마 마유의 살의와 저주받은 리이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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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4, 2017 01:16에 작성됨.

코히나타 미호 side

 

346 프로덕션 근처에 있는 한 카페.

거리를 내다보니 오늘 따라 이상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적다.

오늘같은 주말이라면 인산인해여야 정상인데.

 

그렇지만 그런 것을 깨달은 것은 꽤 나중으로, 그 정도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나는 불안에 빠져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어떻게 보면 예상도 못하는 사태가 찾아왔기 때문에.

설마 마유 쨩이 리이나 씨를 살해하려고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그런데 내 앞에서 메뉴판을 보고 있는 카나데 쨩이 어떻게 된 것인지 꽤 여유로워 보인다.

본래부터 별로 당황하지 않는 성격인 건 알고 있지만, 상황 파악은 하고 있는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 나도 지금 불안하니까,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지 말아줄래? "

 

내 생각이 들켜버렸다...

그래도 카나데 쨩이 상황 파악은 하고 있다니 내심 안심이 되었다.

 

'상황 파악'에서 그치면 안 된다.

이미 무언가가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을 막기 위해 행동으로 나서야 정상이다.

그래서 나는 카나데 쨩과 카페에 온 것이다.

일명 '작전회의' 같은 느낌으로.

 

.....그랬는데...

도무지 뭔가가 떠오르지를 않는다.

사람 목숨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사라지는 법이다.

우리가 그 한 순간도 생기지 않도록 막아낼 수 있을까.

 

" 역시........"

 

입을 떼니, 카나데 쨩과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은 아마도 동의의 눈빛이었을 것이다.

카나데 쨩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 하다.

 

" .......마유 쨩을 따라다니며 리이나 씨를 경호할 수 밖에 없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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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마유 side

 

리이나 씨는 별로 놀라지도 않은 것 같았다.

방금 사람을 죽이려고 했던 나마저도 이만큼 놀라있는데.

전화를 끊고, 리이나 씨는 사치코 쨩에게 다가갔다.

 

" 음......... "

 

일말의 불안함도 느낄 수 없는..... 그 차가운 눈빛.

저 차가운 눈빛에 프로듀서도 사라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증오심이 커져만 갔다.

 

" 맥박은 괜찮고..... 목뼈도 안 부러진 것 같고.... "

 

어떻게 무리해서든 밀어버릴까.

지금 이 상황에서 리이나 씨가 반격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래, 밀어버리자.

밀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괜찮다.

아직 리이나 씨는 나를 눈치채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한 발자국 더 다가가......

 

" 괜찮으니까 걱정하지마, 사쿠마. 이 아이 괜찮은 것 같으니까. "

 

갑작스레 나온 내 이름에 몸이 경직되어 버렸다.

내가 뒤에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인가?

대체 언제부터?

 

" 으으으으....... "

 

사치코 쨩이 부들부들 떨면서 눈을 서서히 떴다.

멍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만 쳐다본다.

천장을 인식하고, 좌우를 잠시 살피더니 흠칫 놀라며 몸을 일으킨다.

 

" 뭐, 뭔가요! 당신은! 왜 여기...... "

 

" 일단 너부터 왜 여기에 있는지 말해줄래? "

 

" 네? "

 

" 왜 이 비상계단에서 쓰러져있었냐고. "

 

리이나 씨의 질문을 들은 사치코 쨩의 표정이 순간 움칫했다.

뭐라고 답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

에... 에... 만 반복하다가, 입을 열었는데,

꽤나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 ...누, 누가... 계단에서 밀었어요! 저~기 위에서요! "

 

이른바, 살인 미수 사건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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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히나타 미호 side

 

표적은 타다 리이나 씨.

그것만큼은 명확하다.

그럼 당연히 리이나 씨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마유 쨩이 리이나 씨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그 생각이 휴대 전화를 손에 쥐었지만 전화 번호를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표적은 리이나 씨.... 그리고 그 행위자는 사쿠마 마유 쨩이다.

막상 사무소 동료를 살인마로 지목하려고 하니, 배신하는 느낌이 들어 선뜻 전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마유 쨩은 리이나 씨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마유 쨩의 사랑은 그렇게 깊었던 것인가?

또 한 사람을 죽여가며 지켜야 하는 사랑이었는가?

 

아직 사랑다운 사랑을 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노릇이었다.

애초에 사랑은 커녕 '좋아함'의 감정도 잘 모르고 있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창피해서 언제나 얼굴을 붉히며 그 이상 말하지 않았었다.

 

답답한 마음에 하늘을 쳐다보니, 다행히 하늘이 누렇지는 않았다.

.......전화 해야지.

이건 리이나 씨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마유 쨩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전화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는데....

 

순간 휴대 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려버렸다.

 

" ......미, 미호! 왜 그래? "

 

" ................."

 

사고가 멈추고 표정도 굳었다.

그런 내 앞에 비친 광경.

그것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으니...

 

.....그 사람이 창문 밖에 보였다.

분명 연행되었을 그 사람이...

커피에 독을 넣어 한 생명을 없애버린 그 인간...

사쿠마 마유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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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마유 side

 

사치코 쨩이 일어난 이상, 리이나 씨를 여기에서 밀어버릴 수는 없었다.

범인인 것이 들킬까봐?

애초부터 그런 것은 무섭지 않았다.

단지, 나의 동료가 시체를 보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나의 친구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 역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사쿠마. 혹시 쓸 거 있어? "

 

" 네, 네? "

 

리이나 씨는 나에게 사치코 쨩의 말을 그대로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곧 죽일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은 이상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나는 수첩과 펜을 꺼내서 사치코 쨩의 말을 받아적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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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가 너무 높이 올라가있길래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했어요.]

 

[ 불빛이 안 들어와서 캄캄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한 층 내려가는 거라 빨리 내려가려고 했죠. ]

 

[ 그런데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요! 누군가 저를 따라오고 있었다는 거죠! ]

 

[그러고는 목각으로 제 뒤통수를 떄렸어요! 무지 아팠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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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쨩의 증언이 끝나자 나는 펜을 멈추고 리이나 씨에게 수첩을 주었는데, 리이나 씨는  받을 생각은 않고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뭔가,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뭐하는 애야, 얘는' 이라는 표정에 가까울까?

 

뭔가, 사치코 쨩의 증언에 이상한 점이 있으니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이다.

사치코 쨩의 증언은 단 네 단락

대체 어디가 이상하다는 것일까.

 

"뭐야, 어디가 이상한 지 모르는거야? "

 

리이나 씨가 의아해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나의 사랑을 지옥 끝에 몰아넣은 그 눈빛으로...

 

" 그렇다면 내가 알려줄게. 코시미즈 사치코. "

 

" 네, 네! " 

 

" 지금부터 네 증언을 철저히 부숴주지! 각오하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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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리이나의 하루 제1관문입니다.

 

시험기간때문에 너무 바빠서 간격이 길어져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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