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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차에 치여서 온 몸이 박살나 버렸어요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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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1, 2017 13:41에 작성됨.

6.

눈을 떠보니, 온통 어둡고 어지러웠다.

 

숨이 막혀온다.

가슴이 아프다. 갈비뼈에 금이라도 간 걸까? 

무언가 짓누르고 있어 확인해보니, 커다란 바윗덩어리였다.

어둡고 갑갑하다.

나 왜이런 곳에 있는거지? 여기가 어디?

아 생각났다.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크게 흔들리더니

마구 요동치다가..

 

지진인가?

점점 숨이 막혀온다.

숨이 가파지고, 뜨거운 열기가 올라온다. 어디선가 불이라도 난 건가?

 

문득, 그녀가 떠오른다.

마지막에 행복하게 살아달라고 부탁했던가?..

미안하다. 유키호. 결국 지키지 못하겠구나.

 

「프로듀서!!」

 

프로듀서 「하하 헛것을 들었나? 유키호가 여기 있을 리가..」

 

갑자기 가슴이 한결 가벼워진다.

빛이 보인다. 후레시라이트인가?

아니다. 유키호의 두 눈에서 나오는 쌍라이트 빛이다.

 

유키호가 나타났다.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파워 피스트 로봇팔들로 내 몸을 누르고 있던 돌덩어리들을 가볍게 들어올리면서.

 

유키호 「미 미안해요..(울컥) 프로듀서씨한테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하지만 프로듀서씨가 보고 싶어서 몰래 클로킹 상태로 따라다니고 수 키로미터에서 지켜봤었어요.

그러다가 지진이 나는 걸 감지하고..

미안해요 프로듀서.

다시는 안 보겠다고 약속했는데.」

 

프로듀서 「(쿨럭) 유키호..」

 

유키호 「확인해봤는데 다른 아이들은 다 무사해요. 프로듀서씨도 꼭 살려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저, 플라즈마건을 사용할 테니까 잠깐 귀를 막아주세ㅡ (펑!!!)」

 

무너져 내린 돌덩어리들로 막힌 출구 한쪽이 깔끔하게 뚫려버린다.

 

유키호 「거 걸으실 수 있으세요?」

 

프로듀서 「대충은..(쿨럭)」

 

유키호 「어서 저 구멍으로..다른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저도 바로 뒤따라갈 테니까요.(미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하철을 빠져나가는 출구까지 벗어난 순간, 뒤편에서 묵직한 폭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다.

아직 유키호가 빠져나가지 못했ㅡ

 

프로듀서 「유키호!」

 

거기에는, 유키호가 있었다.

올라오는 불길에도, 그 안의 모든 사람들이 빠져나갈 때까지 

두 로봇 팔로 무너져 내리기 직전인 천장을 굳세게 받치면서.

불길이 그녀의 하얀 원피스 위를 타고 올라가며, 흰 물감 위로 번지는 검은 물감처럼 퍼져나간다.

 

프로듀서 「유키호!!」

 

「걱정 마요. 프로듀서.」

 

소음과, 무너지는 소리에 작게 들렸지만, 분명 그 순간 그녀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제서야 난 그녀가 내가 알던 그녀 그대로였음을.

수줍음 많고 무서운 것도 많지만, 남을 배려해줄 줄 아는 용기를 품은, 그 누구보다 착한 아이 그대로였음을,

사실 그녀는 단 한순간도 바뀐 적 없었음을 깨달았다.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온 몸을 뒤덮기 시작한 화염 속에서도 미소지으며 그녀가 말한다.

 

유키호 「고마웠어요, 프로듀서.

사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이런 몸이라도, 잠시나마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그러니까, 이제는 정말로, 안녕히. 프로듀서씨.」

 

그녀를 구하기 위해 매연을 뚫고 다시 들어가려 했지만,

묵직한 폭음과 함께 눈 앞에서 천장이 모두 무너져내린다.

 

아아, 유키호..유키호

 

 

-엔딩-

밖으로 나와보니, 앰뷸런스 소리와 다친 사람들의 우는 소리, 신음하는 소리가 가득하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유키호 덕분에 죽은 사람은 없는 듯하다.

그대로 주저앉아, 멍하니 분주한 거리를 바라본다.

사람들이 멋대로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돌을 닮은 초인이 자신들을 구해줬다고.

구조요원 한 명이 이쪽을 발견하고는, 다가와서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말한다.

 

구조 요원 「아직 많이 다치신 분들이 많아서..잠시만 대기 부탁드립니다.」

 

프로듀서 「...」

 

커피를 홀짝여본다.

눈 앞에서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 발견한다.

 

너덜너덜한 후드 티를 뒤집어쓰고, 절뚝거리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멀어지고 있는 한 여자아이를.

 

프로듀서 「설마!」

 

다시 일어나서, 그녀를 따라간다.

금이 갔는지 가슴이 계속해서 울리지만 참고 계속해서 따라간다.

 

프로듀서 「잠깐! 거기 잠시ㅡ」

 

한참을 따라가고 나서야 그녀가 멈춘다.

한참을 걸었는지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적막 뿐.

그녀를 불러본다.

 

프로듀서 「너..너 맞지? 너 유키호지?」

 

「아 아닌데요오..」

 

살짝 떨리는 목소리.

특유의 낮게 늘어지는 자신감 없는 듯한 음성.

잊을리가 없다. 그녀였다.

 

프로듀서 「유키호..역시, 살아있었구나..(미소)」

 

유키호 「..어쩌자고 따라오셨어요.

그냥 조용히 사라지려고 했는데요오..

아프실텐데..따라오면 더 아프잖아요.(울먹)」

 

프로듀서 「그래도 유키호가 보고 싶었는걸?

그리고 나 고백할게 있어서..

먼저 살려줘서 고맙다 유키호. 그리고..」

 

프로듀서 「나, 아무래도 널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사랑한다 유키호.」

 

유키호 「자 잠깐만요 (울먹)

고맙지만..저 지금 이런 모습인걸요?」

 

유키호가 후드를 벗고 이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사고로 인해 녹았는지, 왼눈 부분 철 프레임이 그대로 드러나 붉은 레이져 안광이 비추고 있다.

꽤나 무시무시한 모습이다.

하지만, 마치 터미네이터 같은 모습으로 내 다음 대답을 기다리면서 우물쭈물하는 유키호를 보자니

왠지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부터 나와버렸다.

 

프로듀서 「풉! 터미네이터야 유키호? 유키네이터인가?」

 

유키호 「프 프로듀서!

하 하긴..저 여 역시 원래 볼품 없었는데 이렇게 더 볼품없어져서..

저 확실히 이상하죠?」

 

다가가서, 그녀를 꼭 껴안는다.

 

프로듀서 「그런게 아니다. 유키호.」(와락)

 

프로듀서 「내 말은, 터미네이터 영화 속 존 코너와 T-800처럼 쭉 함께하고 싶다고.

사랑한다, 유키호.」

 

그녀의 부드러운 인공 입술에 내 입술을 포겐다.

그녀의 인공 피부가 붉게 달아오른다. 너무 귀엽잖아?

머리 위에서 작은 파이프가 올라오더니, 하늘로 미사일을 쏘아댄다.

 

피슈웅 ~ 펑! 펑!

 

유키호 「우아앗! 프, 프로듀서씨 이 이건 포 폭죽인데 그게 그러니까..(화끈)」

 

프로듀서 「괜찮아. 아름다운걸?

이제부터 1일차인가?

잘 부탁한다. 유키호」

 

유키호 「..네」(><///)

 

 

 

ps. 먼저 죄송합니다.

밤중에 정신 없이 올렸는데, 번역판에 실수로 올려버리는 대역죄를 저질러 버렸네요 ㅠㅠ

다음날 바로 삭제하고 여기에 다시 업로드합니다.

하지만 내용은 똑같습니다. 다른 엔딩도 그대로..

 

엔딩.2 

어두운 방. 드론, CCTV와 프로듀서의 옷에 심겨진 수많은 도청 장치들을 출력하는 모니터들이 가득하다.

그 방 한 가운데에 히비키가 앉아 있었다.

수십여대의 모니터들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분석하고 분류하면서.

한참을 말 없이 모니터들만을 바라보던 히비키가 마침내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본다.

 

이오리 아버지 「..그래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온 건가?」

 

히비키 「응! 그렇다죠? 정말 만족스럽다죠!

이누미랑 부타다도 좋아할꺼야. 헤헷」

 

이오리 아버지 「그나저나 악취미로군.

그래도 동료애 정도는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심지어 내 딸까지 속이다니.」

 

히비키 「응? 하지만..자신은 거짓말은 안 했다죠?

유키호는, 내 손에 다시 부활한거야.

이미 한 번 죽은 유키호를 기계 육신에 옮겨봐야 다시 살릴 수는 없으니까.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이미 다 망가진 고깃덩어리를 되살릴 수는 없다죠?

대신에 그 뇌를 직접 자르고 또 자르고 또 분해해서 구성 분자 하나까지도 인공 단백질과 나노 합금속으로 똑같히 구현해냈으니까.

유키호는 분명히 다시 부활한 거라구?

봐봐. 실험 결과도 완벽하잖아? 헤헷.

역시 자신은 천재다죠?」

 

이오리 아버지 「결국..하기와라 유키호는 사이보그가 아니로군.

그냥 네 손장난으로 만들어진 인공 로봇에 불과하다는 건가?」

 

히비키 「음..하지만, 별 차이가 있을까?

저 모습을 보면, 유키호는 유키호 그대로인걸?

정말루, 생명이랑 인공 생명에 차이가 있을까?

결국엔 우리도 단백질과 지방으로 구성된 고깃덩어리 로봇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끼?」

 

이오리 아버지 「..그건 그렇고, 이제 폐기 처분할껀가?」

 

히비키 「응. 프로듀서에겐 미안하지만 같이 처분되줘야겠어.

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폭 시퀸스가 가동되서, 유키호봇은 곧바로 주변 목격자들을 모두 무자비하게 도살하고는

그대로 자폭할꺼야.

프로듀서가 죽으면 로봇이라고 해도, 절망하려나? 헤헷」

 

모니터 속에서 해맑게 웃고 짓는 두 남녀를 바라보며, 히비키가 씩ㅡ미소지으며 버튼을 눌렀다.

 

참고로 엔딩은 여러분 마음에 드는게 엔딩입니다.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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