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유키호 「차에 치여서 온 몸이 박살나 버렸어요오....」-1-

댓글: 1 / 조회: 1255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05-11, 2017 13:39에 작성됨.

추천 브금 : https://bgmstore.net/view/6dJik

1

오늘은 프로듀서와 단 둘이서만 만나는 날입니다.

헤헷. 그래봤자 단독 스케줄 때문이지만요.

하지만 마음이 떨리고 무서워서 저도 모르게 실수할 것 같아요..

여자가 조신해야 된다고 어머님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저, 프로듀서랑 만날 걸 생각하니 스케줄 때문이지만 이렇게나 떨려버리네요.

호 혹시 프로듀서가 제가 프로듀서씨를 아직도 무서워해서 그런 거라고 오해하면 어쩌죠?

그런건 싫어요. 왜냐하면 저 프로듀서씨를 좋아ㅡ

 

프로듀서 「아, 유키호! 이쪽이다.」

 

저 앞에서 프로듀서씨가 손을 흔들고 계셨어요.

키 크시고, 늠름하시고 깔끔하신 정장 차림의 프로듀서씨를 보니

저도 모르게 또 쑥쓰러워져서 고개를 푹 숙여버렸어요.

 

그런데, 앞에서 무단으로 달려오는 차량을 못 보는 바람에ㅡ

 

ㅡ쾅!

 

몸이 붕 떠버리고,

잠시 후에, 온 몸이 부러지는 듯한 충격.

 

저 어떻게 된 된 거죠?

힘겹게 고개를 돌려보니, 팔이 이상한 방향으로 꺾여져 있어서..무서워요.

저 어쩌죠? 프로듀서씨랑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팔 다리가 모두 망가져서 이러면 스케줄도 못 나가고ㅡ

 

「유키호!!」

 

프로듀서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와요.

헤헷 프로듀서씨. 미안해요 저 데리러 와 주셨는데.

무릎 꿇지 마요. 멋진 정장 더러워지겠어요.

울지 마요. 저 진짜 괜찮으니까.

분명히 병원에서 쉬고 나면, 다시 아이들이랑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고..

그런데 지금은 졸려서...

 

나중에 뵈요. 프로듀서.

 

「아, 안돼! 유키호! 유키호!!」

 

2.

유키호가 죽었다.

대낮에, 어떤 정신나간 음주운전자에 의해서.

장례식장에서 통곡하는 765프로 아이들을 지켜보면서도,

묘한 비현실감에 눈물 한 방울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냥, 꿈 같다.

아직도 유키호와의 첫 만남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유키호는, 비록 겁은 많고 소심할지 몰라도 마음만큼은 배려심 넘치고 심지 굳세던 아이였다.

언제나 함께 할 것 같았는데 이렇게 헤어지다니..

그때 벨소리가 울린다. 히비키잖아?

 

히비키 「프로듀서? 자신이다죠! 유키호는 도착했어?」

 

프로듀서 「히비키? 너, 도대체 어디인거야?

유키호 장례식에도 안 오고, 연락도 안되고...그리고 유키호가 도착했다는건 도대체 무슨 말ㅡ」

 

ㅡ쿵!

 

지면을 울리는 묵직한 충격에 몸이 비틀거렸다.

충격에 핸드폰을 놓쳐버렸고,

땅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에서는 히비키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히비키 「아 유키호 곧 도착할꺼야. 도착하면 다시 전화 달라죠ㅡ(뚜뚜뚜뚜)」

 

먼지가 가라앉자, 하늘에서 떨어진 것의 윤곽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갈색의 부드러운 단발. 짙고 밝게 빛나는 갈색의 보석과 같은 눈동자를 품은 크고 맑은 두 눈.

새하얀 피부에 수수한 옷차림까지.

유키호였다.

 

프로듀서 「유키호?」

 

몸이 먼저 나가버렸다.

그녀를 다시 보게 되니 반가워서, 다른건 모두 제처두고 달려가서는

그녀를 힘껏 껴안아본다.

 

프로듀서 「보고 싶었다. 유키호. 미안하다. 그때 지켜주지 못했어..(울컥)」

 

유키호 「(화끈) 프 프로듀서..저 이 이러면 부 부..」

 

유키호 「부끄러워요!!!!」(지이잉)

 

그것은,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하나의 거대한 음파 공격이였다.

그녀의 거대한 목소리에 주변 창문이 모두 무너져내리고,

수풀이 세차게 휘날린다.

엄청난 충격에 뒤로 날아가버린 나는 더이상 버티질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3.

「예. 다음 뉴스입니다. 일본 기상청에서는 새 지진의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오보이며ㅡ」

 

초조해진 정신을 돌리려고 티비를 틀어봤지만, 뉴스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도 그럴게, 오늘 히비키와 이오리가 사무소에 돌아오겠다고 했으니까.

사이보그가 된 유키호와 함께.

 

ㅡ끼익, 문이 열리며, 히비키가 들어온다.

그리고 하얀 원피스의 그녀도 들어온다.

유키호다.

 

일동 「유키호!」

 

....

 

미키 「우우..그러니까 지금 유키호는 로봇인거야?」(툭툭)「우우! 피부가 엄청 말랑말랑한거야!」

 

유키호 「가 간지러워 미키!」(지이잉)

 

히비키 「우갹! 왼팔에 플라즈마 건 집어넣으라죠! 실내에서 그런걸 꺼내면 위험하다고!」

 

유키호 「미 미안해..」(추욱)

 

마코토 「뭐 뭐랄까..유키호, 엄청나게 강해졌구나 헤헷.」

 

히비키와 이오리의 설명에 따르자면, 유키호는 사이보그가 되었다.

사실, 히비키는 미나세 군수산업체와 전속 계약을 맺은 천재 과학자였고,

미나세 가문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서 히비키 본인이 직접 설계한 프로토타입 인공 육체에 유키호를 직접 이식했다고 설명해주었다.

간간히 복잡한 용어들이 쏟아져서, 나로써는 모두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내가 알아들은 바로는 이렇다.

하기와라 가문의 어르신들도 다 납득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오리 「..어쩔 수 없었어.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으니까..(울컥)

일단 살리고 봐야 되니까..미안해 유키호.」

 

유키호 「나, 난 괜찮아! 그리고 이오리가 신경써줘서 이렇게 모두랑 다시 만날 수 있었는걸?」(미소)

 

아즈사「아라아라..정말 믿기 어려운 이야기구나..」

 

마코토 「..팔에서 플라즈마건이 나온 시점부터 안 믿고 믿고 할 것도 없어졌지만..」

 

아미 「그러면 유키뿅은 날라다닐 수도 있는거야?」

 

유키호 「아..아마도 가능하지 않을까?」

 

마미 「와! 진짜 멋지다GU?」

 

치하야 「그나저나..히비키가 그런 천재였다는게 믿기질 않네. 도대체 왜 이전까지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은거야?」

 

하루카 「우..히비키가 그런 천재라는게 안 믿겨.」

 

히비키 「진짜다죠? 그리고 그동안 말 안했던 건..」

 

히비키 「자신은 그냥. 바보 컨셉이 좋다죠?」

 

히비키 「자신보다 못난 사람들이 나를 비웃는 걸 보면, 역으로 흥미롭달까나..

마치, 자신보다 수백배는 더 커다란 사람을 못 알아보는 개미들을 관찰하는 기분이다죠?」(미소)

 

순간 나는 무언가 께름직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래도 오래 함께했는데, 사실 내가 모르는 히비키가 있었구나 하고.

아니, 내가 아는 히비키는 히비키가 맞기는 했을까?

그녀가 문득 두려워졌다.

 

유키호 「저 저기..프로듀서씨 괜찮으세요?

서 설마 또 못난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하신 건ㅡ」

 

프로듀서 「..아, 아냐!

유키호, 어떻게 되든 넌 너니까..아이돌 활동은 당분간 힘들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내게 유키호는 유키호 그대로야. 설령 어떤 모습이라도 상관 없으니까..

환영한다. 유키호. 다시 돌아와줘서」

 

유키호 「프로듀서씨..(화끈)」

 

아미 「우악! 어깨에서 화염 방사기가 튀어나왔다GU!」

 

4.

공식적으로 유키호의 사망 기사가 나온 적은 없기에,

미나세 가문의 도움으로 일단은 병원에서 재활 중인 것으로 언론에 공표되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이 보인다.

 

오늘도 각 방송국 PD들과 협약 일을 마치고, 사무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하늘을 살피고는, 그녀가 없다는 것에 안도하며 커튼을 친다.

 

하루카 「프로듀서씨? 아까 유키호가 찾던데요?

힘들어보여서 보약 가져다주러 왔는데, 저한테 혹시 한 번 볼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던데요?」

 

타카네「그저께에도, 방송 녹화 중에 찾아와서는, 혹시 프로듀서께 도시락ㅡ을 건네줄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더군요. 후훗」

 

치하야 「하기와라씨가 많이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조만간 다시 복귀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프로듀서」

 

마미 「와! 그러면 765 프로 최초 사이보그 아이돌인거야? 멋지다 헤헤」

 

아미 「니짱! 니짱은 좋겠네? 유키뿅 같이 이쁜 사이보그가 매일같이 따라다니면서 보살펴주니ㅡ」

 

프로듀서 「조용히 해!」(버럭)

 

아미 「니 니짱..」

 

프로듀서 「미 미안하다. 소리질러서..

하지만 너희들은 몰라!」

 

뒷말은 억지로 삼킨다.

아이들은, 가끔씩 만날 뿐이니까 모르지만 

매일 같이 유키호와 만났던 나는 요즘 유키호를 대하기가 무섭다.

유키호랑 만날 때마다, 그녀가 더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부끄럽다고 어깨에서 화염 방사기를 꺼내 공터에 불을 지르질 않나, 

오밤중에 무섭다고 한 팔을 멜타 건으로 변신시켜서 허공에 태양열 광선을 날리질 않나

심지어는 입으로 플라즈마 볼트도 발사한다.

고의는 아니지만, 그녀와 함께할 때마다 죽을 위기가 수시로 찾아오니 이제는 미칠 것 같다.

 

히비키는 프로토타입 안드로이드 육신이 무슨 아이언맨 수준의 전투용이라 통제하기가 어렵고,

뇌파를 통제해서 적응하기 전까지는 오수신은 어쩔 수 없으니 감수해달라고 했지만

..세상에 그런걸 감수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초반에는 그래도 억지로 이해해주며 달래주고 적응을 도와주려고 노력해봤지만,

한달 전에 개를 보고 덜덜 떠는 유키호를 달래주려다가,

유키호의 몸에서 발산된 강력한 전기 충격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이후부터는 완전히 포기해버렸다.

 

결국 참다 못해 유키호에게 제발 다시는 보지 말자고 진심을 다해 사정 사정한 이후부터 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아직도 유키호가 날 몰래 따라다니는 것 같다.

 

그래도 설마 클로킹 기능 같은 건 없겠ㅡ

 

타카네 「윽! 무언가가 허공에..」

 

-클로킹이 해제됩니다- 

 

유키호 「으앗! 죄 죄송해요 시죠씨..(울먹) 못난 제가 먼저 피했어야 됬는데에..」

 

프류듀서 「...」(물그러미)

 

유키호 「앗! 프 프로듀서씨 그 그게..프로듀서씨가 많이 힘들어보여서 건강식을ㅡ」

 

프로듀서 「으아악!!」

 

문을 박차고 황급히 도망친다.

어디든 좋다. 그녀가 없는 곳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이미 유키호가 따라오고 있었다.

성인 남성의 전력 질주조차도 가볍게 앞지르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프로듀서 「따라오지마!!」

 

유키호 「프 프로듀서씨 잠깐만요!」

 

5.

어느 공원 한복판에서 뛰다 지쳐서 헥헥거리며 주저앉을 때 쯤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하늘 위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땅바닥에 주저앉아버린다. 이젠 될대로 되라지.

그녀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머리결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 그대로.

 

프로듀서 「왜 자꾸 따라오는거야..(울먹)」

 

그녀가 또 가증스러울 정도로 청순한 표정을 지으며,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채로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유키호 「...에요」

 

프로듀서 「크게 말해!!」(버럭)

 

그녀가 너무 무서웠다.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간 화염 방사기나 플라즈마 탄에 녹아버릴 것 같아서

지금까지는 계속해서 최대한 비위를 맞춰주었지만 이제 그것도 더 이상 못 하겠어.

왜 자꾸 따라오는거냐!

드디어 날 죽이겠다는 거냐? 될대로 되라!

 

유키호「저 고백할게 있어요!」

 

유키호 「..저, 진심으로 사랑해요. 프로듀서씨를!」

 

그녀의 고백을 들은 순간, 나는 어쩌면 내가 알던 유키호는 여전히 그대로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것 때문이였구나..

부끄러움에 얼굴을 푹 숙이고, 얼굴을 붉히면서도 끝끝내 하고 싶었던 말은 꼭 해내는 그 여리지만 굳센 아름다운 아이.

그런 유키호가 설마 날 좋아하고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그녀의 한쪽 팔이 플라즈마 무기로 변환된 것을 보게 되자

벅차오르던 감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프로듀서 「..미안하다. 솔직히 말해줄께. 네가 무섭다.

너랑 같이 다니면, 언제 어디에서 플라즈마 건이나 화염 방사기 혹은 총탄에 벌집이 되서 죽을지 모를 것 같아.

미안하다. 이런 내가 싫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널 위해서라도 솔직하고 싶다.

너의 마음은 받아줄 수 없다. 유키호」

 

눈을 공포 속에 질끈 감는다.

혹시 화나서 플라즈마 건이라도 쏘는 건 아닐까?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일이 없어서, 다시 눈을 살며시 떠본다.

 

눈 앞에서, 유키호는 울고 있었다.

 

유키호 「..(뚝뚝) 헤헷. 죄송해요 프로듀서씨. 

못난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었네요.

그런 줄도 모르고..못난 주제에 눈치도 없었네요.

하지만..단 한번이라도 고백하고 싶었어요.

나약하고 겁 많은 나라서, 이런 말 절대로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라도 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죄송해요. 프로듀서.

이런 못난 저 때문에 힘드셨죠?

다시는 안 나타날께요. 그러니까..그러니까(울먹)

꼭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유키호 「안녕, 프로듀서씨.」

 

유키호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하늘 높이 점프 도약한 후였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사무소의 누구도 유키호를 다시 보지 못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