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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ER ONE CINDERELLA STORY 17 - 키라 요시카게의 프로듀스 사정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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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0, 2017 19:21에 작성됨.

(이전 화 링크)

 

키라 요시카게의 프로듀스 사정 ②

 

 

 “갑자기 불렀는데도 와주셔서 감사해요.”

 가게를 나오는데 타카모리가 말했다. 귀찮거나 싫은 것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녀가 쉬는 날에 나를 불러낸 것은 확실히 특이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고맙게 생각했다. 그대로 있었으면 운동으로 지친 상태에서 히노 아카네와 시끄러운 식사를 해야 했을 것이다. 담당 아이돌과의 식사가 어려워서는 안 되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잠깐 걸으실래요? 그녀의 권유에 나는 고민했다. 식사 후 가벼운 담소를 나눴지만 아직 일을 하러 가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시간을 보내도 되는 것일까. 답은 어쩔 수 없는 ‘YES.’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 사실은 말이죠.”

 조금 떨어진 곳에 타카모리가 자주 산책을 하는 공원이 있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한쪽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소리를 배경으로 그녀가 말을 꺼냈다.

 “어제 제가 쓰러지는 바람에 프로듀서 씨에게도, 미오와 아카네에게도 폐를 끼친 것 같아서요. 원래는 오늘도 레슨이 예정되어있었는데 쉬어버렸고.”

 “그건 일정을 무리하게 짠 내 잘못이지. 요즘 들어 일을 너무 늘린 게 문제였어.”

 “아니요. 같이 상의해서 세운 일정이었잖아요. 체력관리를 못한 제 잘못이에요. 미오와 아카네는 활발하고 강한데, 저는 그렇지 못해요.”

 타카모리의 장점은 누구에게나 상냥한 성격이다. 보기 싫은 실수나 무례한 행위라 해도 그녀는 모두 이해하고 넘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든다. 그 상냥함의 영역 밖에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녀 『자신』. 그녀는 아이돌로서의 자기 자신에게 만큼은 엄격하다.

 스스로의 재능을 대단치 않게 여기고 겸손해 하는 사람은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채찍질하는 마음은 희귀하다. 그녀는 외강내유의 좋은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고민하는 것이다.

 “‘포지티브 패션’은 분명 좋은 유닛이에요. 응원해 주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그러니까 저도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텐데.”

 “그런 걱정을 하는 건 타카모리와 안 어울려. 느리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너의 아이돌의 길이잖아. 아무도 민폐라는 생각 안 해. 일정도 조정하고 쉬었다가 다시 연습하면 되는 거야.”

 “…… 그래요. 맞아요. 꾸준히 걷다 보면 미오도 아카네도 따라잡을 수 있을 테니까. 역시 프로듀서 씨와 이야기하기 잘했어요.”

 그녀는 싱긋 웃어보였다.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나는 회사로 향했다. 가는 내내 마음이 심란했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바로 내리지 못하고 손톱을 깎았다. 타카모리와 함께 있으면 손톱이 더 빨리 자라난다. 그녀가 나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 대답은 매우 형식적인, 어딘가 매뉴얼에 적혀있을 법한 대답이다. 그 이상은 나아가서는 안 된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그녀의 심신이 불안정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나의 프로듀스여야 한다. 그런데도 그녀는 나에게 감사를 표하며 나를 자극하고 있다.

 “보여주고 싶어……. 타카모리 아이코에게 나의 추악한 욕망을 보여주고 싶어. 배신당했다는 절망감으로 그 미소를 일그러뜨리고 싶어! 하지만 그래서는 프로듀서로서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해!”

 이성과 본능의 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하필이면 놈들이 추격해 오고 있는 이 위험한 순간에.

 깎은 손톱을 버리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손끝이 아릴 정도로 바싹 깎은 덕에 조금이지만 욕망을 억누를 수 있었다. 그래봤자 임시방편일 뿐이지만.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상태로 지내야 하는 걸까.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사실이 절망스러웠다.

 

 *

 

 “완성! 그레이트임다, 니나!”

 아침 일찍부터 죠스케는 약속이 있다면서 밖으로 나갔다. 아는 사람도 없는 도쿄에서 대체 무슨 약속? 궁금해진 나는 오쿠야스를 깨워서 죠스케를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어느 아파트. 죠스케는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린아이, 이치하라 니나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우리가 히노 아카네를 찾아다니는 동안 죠스케와 죠타로 씨는 또 다른 스탠드의 능력에 휘말렸다고 한다. 그 때의 일로 이치하라 니나는 죠스케를 잘 따르게 된 것 같았다. 니나의 프로듀서를 대신해서 죠스케가 프로덕션까지 데리러 올 정도로 말이다.

 프로덕션에 도착하자마자 니나는 죠스케를 데리고 메이크업실로 데려갔다. 역시 큰 프로덕션이라 그런지 어지간한 메이크업용 장비들은 구비되어 있었다. 직원의 허락을 받고 죠스케는 그 중에서 익숙한 장비 몇 개를 빌렸다. 그렇게 무려 한 시간이나 공을 들여 니나에게 자신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해준 것이다.

 “어떻슴까, 니나?”

 죠스케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저렇게나 뿌듯해 하는 표정을 본 적 없는 나와 오쿠야스는 혀를 내둘렀다. 니나는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

 “죠스케의 기분이 된 검다! 그레이트한 기분인 검다!”

 이어서 두 사람은 사진 삼매경에 빠졌다. 아무리 봐도 저건 아이돌의 헤어스타일은 아니지 않냐? 오쿠야스가 내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의견에는 동감했지만 죠스케가 화낼 테니 나는 쉿, 하고 검지를 입에 갖다 댔다. 당사자가 저렇게 기뻐하고 있으니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죠죠, 여기 있어? 오오!”

 때 마침 들어온 혼다 미오는 니나의 헤어스타일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렇게 충격이었나, 싶었는데 곧 바로 감탄했다. 엄청 멋지잖아!

 “죠죠가 만들어준 거야?”

 “아침 일찍부터 고생 좀 했지.”

 “이거 봐요, 미오 언니! 죠스케랑 같은 포즈임다!”

 순식간에 적응하여 친남매들처럼 놀고 있는 친화력에 이번에는 우리가 놀랐다. 저기, 우리 찾아온 거 아니야?

 “맞다. 깜빡했네. 죠타로 씨가 본관으로 모여 달라고 전해 달랬어. 중요한 일이라던데?”

 중요한 일이라면 키라와 관련된 일이 분명했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짐작이 갔다. 니나를 미오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본관으로 갔다. 죠타로 씨는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 손에는 두꺼운 서류뭉치를 들고 있었고 옆에는 못 보던 가방이 놓여있었다.

 어제의 사건 이후 우리가 호텔로 돌아간 뒤에도 죠타로 씨는 돌아오지 않았었다. 단순히 스피드왜건 재단 직원으로 위장 중이라 바쁜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의 표정을 보니 그런 게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언가 중요한 단서를 잡은 것이었다.

 “죠타로 씨, 혹시 키라를 찾은 건가요?”

 “아직 잡지는 못 했어.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얻었지. 이 정보의 경로에 대해서 너희들도 알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부른 거야.”

 아나스타샤의 스탠드 『네뷸라 스카이』의 폭주로 인한 사건이 끝나고 죠타로 씨는 CP의 프로듀서와 만나 따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의 경우는 사상자가 없었기에 원인불명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미오와 니나, 아나스타샤 본인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것보다 위험할지도 모르는 스탠드유저들이 프로덕션 곳곳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사정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를 들었지. 거절할 권한은 없었어. 키라에 대해서, 스탠드에 대해서 전부 얘기했다. 그리고 정식으로 도움을 구했어. 믿기 어려운 일들뿐이라 고민하는 듯 했지만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이걸 가져오더군.”

 죠타로 씨가 들고 있던 서류뭉치가 그것이었다. CP의 프로듀서가 전해준 단서. 키라가 누군가의 신분을 뺏어서 도망친 그 날, 346 프로덕션에서 모리오초로 보낸 직원 명단이었다. 즉, 키라 용의자들의 명단인 것이다.

 “이 안에 키라가 없다면 사실상 346 프로덕션 안에는 없다고 봐야겠지. 그 정도로 확실한 정보다. CP의 프로듀서는 이걸 주면서 부탁하더군. 제발 아이돌들을 지켜달라고.”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것은 더 이상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놓치고 나서 운이 안 좋았느니, 어쩔 수 없었다느니.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키라를 잡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죠타로 씨는 몰라도 우리로서는 그 명단에 적힌 사람들을 조사할 방법이 없어요. 그 날 모리오초로 파견된 직원이 한두 명도 아닐 텐데, 어떻게 다 확인하죠?”

 “일단 키시베 로한에게는 이 명단을 복사해서 나눠줬어. 그의 스탠드능력은 이런 조사에 적합하니까. 이미 조사에 들어갔지. 그리고 전에 말했던 조력자를 불렀다.”

 “맞다, 조력자! 언제 오는 거죠?”

 “이미 도착했다.”

 죠타로 씨는 한쪽으로 눈길을 줬다. 그곳에는 낯익은 남자가 고풍스러운 본관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학교의 교복, 넥타이처럼 묶고 목에 감은 커다란 리본. 동작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나르시시즘.

 나와 죠스케가 동시에 외쳤다. 너는!

 “훈가미 유야!”

 “후우!”

 드디어 알아차렸냐는 듯이 그는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지었다. 훈가미 유야. 키라의 아버지가 갖고 있던 화살에 의해 생겨난 스탠드유저. 모리오초에서 한 번 싸웠지만 나중에는 우리를 도와 적 스탠드유저를 찾는 데 도움을 준적도 있다.

 죠스케는 그의 스탠드의 대단함도 무서움도 잘 알고 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면서도 죠타로 씨의 결정에 납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지, 네가 공짜로 우릴 도와줄 것 같지는 않은데? 뭘 받기로 한 거야, 대체.”

 “받는다기보다는 추천을 해준 거지. 나도 깜짝 놀랐어. 여자애들이랑 파칭코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장 입은 녀석들이 찾아왔지. 경품을 싹쓸이하는 중이었는데 방해해서 뭉개버릴까 했더니 스피드왜건 재단의 직원들이더라고? 나를 346 프로덕션의 모델 부문에 추천해주겠다는 거야!”

 “아앙? 모델? 네가?”

 “요즘은 아이돌이 뜨는 것 같지만 346의 주력은 모델이나 배우, 밴드 등 다양한 곳에 포진되어있지. 그 유명한 타카가키 카에데도 원래는 모델로 시작했어. 그런 전통의 프로덕션의 프로듀스가 마치 미켈란젤로의 조각 같은 이 훈가미 유야의 아름다움에 더해지는 거다! 전설의 시작이라고!”

 자아도취에 질려버린 죠스케는 혀를 찼다. 죠타로 씨는 무시하고 옆에 있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훈가미 유야에게 던졌다. 해골문양이 그려진 넥타이. 이젠 아무도 살지 않는 키라의 집에서 가져온 물건이다.

 “346 프로덕션은 부지가 넓지만 마을 하나 만큼은 아니지. 수색범위가 줄어든 만큼 추적하기 편해졌을 거야. 그 넥타이에서 나는 키라의 『냄새』를 추적해라. 물건은 그것 말고도 많으니 필요하면 말해.”

 “걱정 말라고. 익숙하지 않은 냄새라서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내 코는 정확해.”

 “여기에 물건을 담아온 검까? 설마 그 손톱 모아둔 병도 가져온 건…….”

 죠스케는 가방 안을 뒤져봤다. 안에서는 다양한 물건이 나왔다. 셔츠나 양말, 구두 등 냄새가 많이 배어있을 의복이 대부분이었다. 물건을 꺼내보던 중 갑자기 푸흡, 하는 소리가 났다. 간지럼을 참지 못해서 터진 것 같은 소리였다.

 어디서 난 거지? 우리가 서로를 쳐다볼 때 죠스케만이 의심의 눈초리로 가방을 노려봤다. 잠깐, 이거 설마! 번쩍 집어 들자 가방은 들썩거리며 움직였다.

 “역시 이 녀석!”

 가방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더니 죠스케의 손에서 벗어나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장발에 사슬로 귀와 코를 잇는 피어스.

 “미키타카! 너도 온 거냐!”

 오쿠야스가 끼어들며 황당한 듯 말했다. 미키타카. 본명은 아마도 하제쿠라 미키타카. 어쩌다 보니 죠스케와 친해졌다는 인물이다.

 “안녕하세요. 죠스케, 오쿠야스, 그리고 코이치.”

 “한가하게 인사나 할 때냐! 너는 또 왜 온 거야? 혹시 너도 모델 제안이라도 받았냐?”

 “아니요. 저는 그냥 지구의 여름방학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려고 온 겁니다. 우연히 죠스케가 도시로 갔다는 말을 듣고 따라와 본 거죠.”

 “…….”

 죠스케와 오쿠야스는 물론이고 나까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죠타로 씨에게 물었다. 설마, 아니죠? 죠타로 씨.

 “미키타카는 조력자가 아니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따라왔더군. 마지막 조력자는 저 녀석이다.”

 죠타로 씨가 본관 문 쪽을 쳐다봤다. 훈가미 유야를 소개할 때와는 달리 날카로운 눈빛이었다. 문 밖에 숨어 있듯이 서 있어서 두 번째 조력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어디선가 본 것처럼 익숙했다.

 그가 조심히 들어왔다. 거리가 가까워지고서야 그를 알아보고 우리는 경악했다. 특히 오쿠야스는 이를 갈았다. 당장이라도 한 대 후려칠 기세로 튀어나가려는 걸 죠스케가 막았다. 야, 잠깐! 진정해, 오쿠야스!

 “진정하겠냐, 죠스케! 너라면 진정할 수 있겠냐고! 네가 여기 왜 있는 거야? 앙! 오토이시 아키라!”

 

 모리오초에서 스탠드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는 스탠드유저를 만들 수 있는 『화살』을 두 개 찾아냈다. 하나는 키라의 집에서 찾아낸 지금 키라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을 화살. 그리고 그보다 전에 마주친 오쿠야스의 형, 『니지무라 케이초』가 가지고 있던 화살.

 니지무라 형제는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화살을 이용해 마을에 스탠드유저를 만들고 있었다. 그것은 『DIO』라는 남자에 의해 괴물이 되어버린 아버지를 편히 죽게 해드리기 위해. 사실을 알고 나와 죠스케는 죽이는 게 아니라 고치는 스탠드라면 찾아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화살에 의해 스탠드유저가 된 누군가가 케이초를 죽인 뒤 화살을 가지고 도망쳤다.

 그 스탠드유저가 바로 이 남자. 오토이시 아키라다.

 “네 놈은 형무소에 들어간 거 아니었냐!”

 “히, 히익! 자, 잠깐 때리지 말라고!”

 “무슨 낯짝으로 여기에 나온 건데, 앙? 죠타로 씨! 설명 좀 해보라고요!”

 오쿠야스는 분노를 참지 못 했다. 형의 원수니까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케이초는 마지막 순간에 오쿠야스를 지키려다가 죽었다. 본체를 쓰러뜨리고 화살을 찾은 뒤 형무소로 보냈으니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그것도 키라를 찾기 위한 조력자라니.

 오쿠야스를 말리고는 있지만 죠스케도 실은 마땅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토이시는 죠스케의 아버지인 죠셉 죠스타 씨의 스탠드가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제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겠지만 죠타로 씨도 골치 아플 것이 분명했다.

 “오토이시는 자기가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니야. 거의 강제로 끌려나온 거지.”

 “마, 맞아! 나도 네들이랑 다시는 만나기 싫었다고!”

 오토이시는 겁에 질려있었다. 형무소에 보낼 때 죠타로 씨와 오쿠야스가 직접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본인도 차라리 형무소가 안전하다며 틀어박혔고. 계속 스피드왜건 재단의 취조에 답하느라 적잖이 시달렸다고 들었다.

 “하지만 오토이시의 스탠드는 키라 추적에 큰 도움이 돼. 이런 도시에서라면 더더욱. 훈가미 유야처럼 가수 부문 지원자로 위장시킬 거다.”

 “죠타로 씨! 설마 이 녀석을 믿는 건 아니겠죠? 언제 우리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녀석이라고!”

 “오토이시의 스탠드에는 더 이상 그럴 힘이 없어. 죠스케에게 당한 후로 너덜너덜해져 버렸으니까. 그러니 진정해라, 오쿠야스.”

 “크윽!”

 과연 이 멤버로 잘 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들었다.

 

 *

 

 “계속 일하실 건가요? 프로듀서님.”

 한참 동안 노트북만 보고 있던 고개를 들자 우둑,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역시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센카와 씨가 걱정스레 말했습니다. 괜찮다고 말하려 했는데 어두워진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여름인데 벌써 이렇게 어두워지다니.

 “저는 이만 퇴근하려고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

 “아뇨. 괜찮습니다. 요즘 사건 때문에 밀려버린 일들이 많아서요. 여름 이벤트도 가까운데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습니다.”

 “으음. 하지만 프로듀서님이 퇴근하지 않으면 저도 계속 있어야 하는데요?”

 조금 난감해져서 무심코 목을 매만졌습니다. 먼저 퇴근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말하자 센카와 씨는 조그맣게 웃으셨습니다.

 “프로듀서님이 일하시는데 그럴 수는 없죠. 딱히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저도 좀 더 있을게요. 드링크라도 가져올까요?”

 “아, 아닙니다. 지금 하고 있던 보고서만 마치고 같이 퇴근을…….”

 “그럼 그렇게 해요. 늦었지만 저녁도 같이 먹죠.”

 즉답. 아무래도 당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무원으로서 저를 생각해서 하신 말이겠죠. 나머지 일은 집에서 해야겠습니다.

 서류를 챙기는데 센카와 씨가 물었습니다. 그런데 프로듀서님.

 “그 자료만 있으면 전부 해결되는 건가요?”

 바삐 움직이던 손이 멈췄습니다. ‘그 자료.’ 쿠죠 죠타로 씨에게 드린 명단을 말하는 겁니다. 『키라 요시카게』라는 남자에 대해서는 아이돌 분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센카와 씨에게만은 말씀드렸습니다. 명단을 복사해 오신 것도 센카와 씨. 현재로서는 346 프로덕션 안에서 저와 함께 유일하게 이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분입니다.

 오늘 미시로 그룹의 다른 부서에 스피드왜건 재단의 추천을 받은 남성들이 연습생으로 발탁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쿠죠 씨가 말한 조력자 분들이겠죠.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 해결이 쉬워질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괜찮을 겁니다. 알게 된 시간은 짧지만 그 사람들은 믿을 수 있습니다. 분명 살인귀를 잡을 겁니다.”

 센카와 씨는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프로듀서님이 그렇게 말한다면 저도 믿어야죠.”

 먼저 나가있을게요. 그녀가 나가고 저는 몰래 한숨 쉬었습니다. 그 명단에 나와 있지 않다면 키라 요시카게라는 남자는 346 프로덕션에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곳이 아닌 어딘가에 숨어있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아이돌 분들에게 피해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잘 된 일일까? 의문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곳에 없더라도 어딘가에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스탠드의 법칙대로라면 언젠가는 아이돌 분들과 마주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346 프로덕션 안에 있지만 명단으로 찾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명단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쿠죠 씨와 히가시카타 씨에게만 부담을 지어드려도 안됩니다. 하지만 스탠드라는 것을 상대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잠깐 실례하지.”

 문을 두드리고 인자한 인상의 노인, 이마니시 부장님이 들어왔습니다. 부장님은 아이돌 부서의 총책임자로 저의 직속상관이십니다. 능력이 뛰어나시고 전무님과도 친밀하셔서 신데렐라 프로젝트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요즘 꽤나 바쁠 텐데 자주 보러오지 못해서 말이야. 오늘도 쉬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 가 했는데. 퇴근 준비 중이었나?”

 “네. 센카와 씨와 함께.”

 부장님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아이돌 분들의 스케줄 표에 주목하셨습니다. 작년보다 더 빽빽해졌군.

 “2기생 분들의 활동에도 박차가 가해지고 다른 부서와의 협력이 늘어서 그렇습니다. 전부 그녀들의 개성적인 미소를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일들이죠.”

 “그건 알지만 자네 몸이 걱정이야. 작년에 전무와 의견 충돌이 있을 때부터 해서 제대로 못 쉬지 않았나. 2기생들도 전부 도맡아 관리하고 있고.”

 “아이돌 분들과의 약속이라 어길 수는 없습니다.”

 조금 단호하게 말했더니 부장님께서 인자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자네는 참 그대로인 거 같으면서도 많이 변했어. 그러고 보니 자네 말고도 이런 사람이 하나 있었지. 타카모리 아이코의 프로듀서가.”

 “카와지리 씨 말하시는 겁니까?”

 “그래, 그 친구. 면접 때와 비교하면 뭐라고 할까,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변했어. 성과가 늘어서 전무도 마음에 들어 했지. 그게 본인의 능력인지 아이돌에게 기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의 능력이라고 한다면 자네와 비견될지도 모르겠다고.”

 “전무님께서…….”

 잠깐 생각에 빠져있는데 부장님께서 아차, 하셨습니다. 너무 붙잡고 있었군, 얼른 퇴근하게. 부장님께서 나가시고 다시 방에 혼자 남았습니다.

 카와지리 씨에 대한 것은 동료 프로듀서들끼리도 자주 했던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타카모리 씨에 대한 이야기로 그녀가 요즘 들어 상승세인 것 같아 부럽다는 말들이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것이 조금 꺼림칙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핸드폰 벨소리가 생각을 깼습니다. 센카와 씨였습니다. 저는 급하게 서류가방을 챙겼습니다. 밖으로 나서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네. 아뇨. 금방 가겠습니다. 저녁이요? 괜찮습니다만……. 그럼 센카와 씨가 원하시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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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다음 전개를 위한 중간 다리입니다.

모리오초에서 온 조력자들로 죠죠력을 보충!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사실 다른 것보다도 저는 니나랑 죠스케가 노는 게 좋습니다.

리젠트 니나! 얼마나 귀엽겠습니까? 가쿠란 입고 죠죠서기 취하는 니나 좀 누가 그려줬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미오까지 끼다니!

 

저는 죠스케의 타입을 분류하면 패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저렇게 셋이서 뭉치는 게 좋더라고요.

언젠가 특별편으로 죠스케, 미오, 니나가 남매처럼 놀러다니는 내용을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중요하게 나온 건 아니지만 이번 화에서는 치히로 씨와 이마니시 부장님도 나왔습니다.

이 두 사람은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 에피소드에서 짤막하게 나오는 게 다였는데 드디어...... 특히 치히로 씨는 또 제가 좋아하다 보니 꼭 출연시키고 싶었죠.

전개상으로 사무원이 나올 만한 부분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앞으로는 좀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와중에 부장님이 핵심을 찌르는 말을 하셔서 전개가 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힘내라, 타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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