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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와 아가씨와 조폭소녀 때문에 P의 멘탈은 아수라장!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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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0, 2017 10:56에 작성됨.

이오리가 새로 바뀐 머리 스타일 덕분에 즐거워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하루카가 들어왔다. 따로 들어온 걸 보면 같이 밥을 먹은 건 아니겠지. 둘이 그다지 사이가 좋아 보이는 것도 아니니까ー

 

라면서 태평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루카가 나를 향해 다리를 휘둘러서 아직 덜 나은 몸으로 서둘러 벌떡 일어나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 아마미 하루카가 굶어서 돌아왔는데, 우민 주제에 부른 배를 두드리며 편안하게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다니 용서할 수 없군."

 

그리고 그 순간에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오, 살면서 한 번도 꼬르륵 소리가 난 적이 없는데 이 순간에 나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야. 마치 꼬르륵 소리가 '나도 밥 안 먹었는데 뭔 헛소리입니까, 각하.'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말을 아낄 수도 있으니 아주 좋네.

 

"흐음… 꼬르륵이라…"

 

그런데 하루카가 저렇게 말하니까 좀 걱정된다. 감히 누구 앞이라고 꼬르륵 소리를 내느냐면서 또 때리는 거 아닐까. 나한테 피학증 같은 게 있다면, 미소녀한테 발로 맞으면서 매도당하는 건 너무 좋아라든가, 여왕님을 모시겠습니다라든가, 그런 헛소리를 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없다고. 오히려 맞는 건 질색이야.

 

"네, 뭐, 보다시피 밥을 안 먹어서 꼬르륵 거리네요."

 

"밥을 걸렀단 말이지?"

 

하루카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나한테 고고한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네, 굶었습니다."

 

"그렇다면 무릎을 꿇어보거라."

 

심기는 안 건드는 게 좋겠지. 옆에서 이오리가 하루카한테, 지금 프로듀서한테 무슨 짓이냐며, 소리를 질러대지만 하루카가 조금도 신경을 안 쓰니까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도 없고. 그래서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 뒤에 느껴진 건, 따스한 손길이었다.

 

"훌륭하도다, 우민이여. 나, 아마미 하루카가 식사했음을 확인하기 전까지 결코 입에 음식을 대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구나."

 

"아니, 하루카. 그건 아니……"

 

"하루카라고 부르지 마라. 하루카라는 이름은 오로지 나만이 쓸 수 있다. 우민은 나, 아마미 하루카를 각하라고 부르도록."

 

그런 거였나. 마치 진시황이 '짐'이라는 호칭은 황제만이 쓸 수 있다고 말한 것 같은 느낌인데. 뭐, 어쨌든 심기는 안 건드리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어울려주도록 할까.

 

"예, 각하님. 우민은 각하님이 걱정되어 입에 음식을 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각하님은 진지를 드시지 않으셨사옵니까?"

 

"음, 돈이 없어서 굶었다. 그러니 우민은 나, 아마미 하루카를 위해 치킨을 사주도록."

 

오, 하느님 맙소사. 생각도 못 한 공격이 들어왔다. 치킨을 사달라니, 나한테 돈이 어디 있다고. 엄마는 정신 좀 차리라며 용돈도 안 주고, 힘겹게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인 30만원이 전재산인데. 그 30만원으로 한 달 생활하기도 빠듯하단 말이다…

 

하지만 나도 돈이 없다고 징징대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최대한 다른 이유로 하루카를 설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돌은 몸매 관리를 해야 하니까 치킨은 안 좋지 않을까요?"

 

"지금 우민 주제에 나, 아마미 하루카에게 조언을 한 것인가? 나는 아무리 먹어도 찌지 않는다, 우민이여."

 

음, 실패. 그럼 다음 선택지.

 

"치킨 같은 음식은 몸에 좋지 않아요. 기름으로 튀긴 거니까."

 

"그럼 바닷가재라도 사주겠다는 건가?"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만…"

 

윽, 발차기 한 대를 맞았다. 이 선택지도 실패인가. 그럼 어쩔 수 없네. 싹싹 빌 수밖에……

 

"저 사실 돈이 한푼도 없습니다요."

 

"뒤져서 나오면 10원당 한 대다, 우민."

 

"아, 아니. 없는 건 아니지만 과소비를 하게 되면 생활이 빠듯합니다요."

 

"우민의 생활까지 나, 아마미 하루카가 신경 써줘야 하는가?"

 

흐…흐윽…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나는 눈물을 흘리며 지갑을 열었다. 그러자 이오리가 나를 말렸다.

 

"멍청하게 울지 말고 지갑 넣어. 치킨은 내가 살게."

 

마음은 고맙지만 아무래도 어린 애의 코 묻은 돈을 쓰는 것보다는 그냥 빠듯하게 사는 게 낫다. 그래서 말했다.

 

"아니야. 그냥 내가 살게. 더 이상 울지도 않을 거고."

 

나는 눈물을 닦아낸 뒤에 치킨을 주문했다. 이오리는 뭔가 내켜하지 않는 것 같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카는 치킨을 주문하자마자 나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하더니, 다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혀 기쁘지는 않다만… 그래도 조금 가까워진 것 같으니까 좋게 생각할까. 이렇게라도 친해지지 않으면 앞으로의 프로듀스가 힘들 수도 있으니까ー

 

"웅훗훗! 하루룽한테 쓰다듬어지는 멍멍이 발견!"

 

"나도 쓰다듬을래!"

 

이건 무슨 활기찬 목소리들이래. 슬쩍 시선을 돌리니 숏 언밸런스 포니테일로 묶은 소녀 두 명이 보였다. 똑같이 생겼다, 차이점이라고 하면 머리를 묶은 방향 정도려나. 한 명은 왼쪽, 다른 한 명은 오른쪽, 쌍둥이 아이돌이라니 신기하네.

 

"멍멍아, 어서 짖어봐!"

 

"손! 멍멍이 손!"

 

그리고 귀엽게 생긴 얼굴과 다르게 흔해빠진 초딩 정신이로군. 아니, 초딩 중에서도 정말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초딩에 가깝군. 뭐, 원래 초딩 때 다들 이렇게 자라는 거긴 하지ー물론, 나는 찌질이에 가까워서 안 그랬지만.

 

"이 녀석들, 어른한테 멍멍이라고 놀리는 거 아니야."

 

"그래, 이 녀석은 우민이다. 강아지 같이 대단한 존재가 아니야."

 

"응훗훗, 그럼 멍청한 멍멍이네! 멍멍멍이라고 부르면 되는 걸까?"

 

"푸흡!"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처음 들어본 목소리이므로 여기에 있는 사람은 아니고 다른 방에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총체적 난국이로구만. 하루카는 강아지를 나보다 대단한 존재로 취급하고, 이 초딩 정신 투철한 쌍둥이는 나를 멍멍멍이, 멍멍멍멍이라고 놀리고, 이런 이상한 개그에 웃는 정체불명의 사람도 있단 말이지.



이 상황에 이오리는 뭐를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슬쩍 보자, 이오리는 걱정 반 웃음 반인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홱 돌렸다. 부끄러움 많은 아가씨로구만… 저러지 말고 나 좀 도와주지.

 

"치킨 왔습니다."

 

음, 이건 신의 타이밍이로군. 치킨 덕분에 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문을 열고 치킨을 받았다. 정말 저렴한 두 마리 치킨이지만, 내 형편에는 이것도 큰 지출이다. 그래서 두 마리를 들고 뒤로 고개를 돌리니, 이 건물 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가득 했다.

 

하루카, 이오리, 초딩 둘, 가슴이 작은 파랑머리 여자, 가슴이 큰 파랑머리 여자, 은발 여자, 덧니 난 여자, 잘생긴 여자가 있었다. 코토리 씨는 아까 망상 때문에 탈주해서 여기에 없고, 미키는 자느라고 안 나오는 거려나. 야요이는 아까 왔었는데 어디 간 거지ー

 

라고 태평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여자들의 시선이 전부 치킨에 향해 있었다. 지그시ー라고 효과음이 들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어, 어이. 안 된다고, 나는 하루카, 이오리, 야요이의 프로듀서지 당신들의 프로듀서가 아니란 말이야.

 

하지만 제 담당 아이돌이 뒤통수를 때립니다.

 

"뭐해 우민? 내 친구들이 배가 고프다는군. 어서 치킨을 더 사."

 

으흠, 확실히 같은 프로덕션 사람인데, 그것도 이런 소규모 프로덕션에서 누구는 치킨 먹고 누구는 못 먹으면 좀 이상하긴 할 거다. 게다가 내가 담당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친하게 지내서 나쁠 것도 없고……

 

내 지갑 사정은 나빠지겠지만.

 

그리고 결국 내 지갑은 텅텅 비고, 테이블 위에는 치킨이 가득해졌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물론, 당연히 반어법이다. 나는 눈물과 함께 치킨을 들ー

 

"우민이 어디서 치느님을 먹으려 하느냐. 바닥에서 개밥이나 먹도록."

 

ー지 못했다. 하루카는 덧니 난 여자한테서 개밥을 뺏더니 내 앞에 부었다. 덧니 난 여자는, 내 이누미한테 줘야 할 밥으로 뭔 짓이냐며, 먹는 걸로 장난치는 게 아니라며 내 앞에 있는 개밥을 가져갔다. 그래서 내 앞에는 지금 치킨도 개밥도 없다.

 

프로듀서 때려치울까. 진지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멍멍멍이라면서 초딩 둘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치킨을 먹으면서 쓰다듬기 때문에 내 머리에는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그리고 가슴 큰 파랑머리 여자는 나한테 닭 날개를ー

 

ー준다?

 

"아라아라, 우리 애들 장난이 좀 심하지요오? 미안해요오."

 

아아… 당신은 천사인 겁니까… 크흑! 가슴이 큰 만큼 가슴이 따뜻하신 분이로군요!

 

그리고 개밥을 회수했다가 다시 돌아온 덧니 난 여자도 닭을 내 앞에 뒀다. 사람은 개밥이 아니라 고기를 먹는 거라며… 아아… 이 아이도 천사였구나…

 

잘생긴 여자도 나한테 닭을 줬다. 당신 돈으로 산 거니까 많이 먹어야 한다며. 이제 보니 이 프로덕션에는 착한 여자가 많은 것 같다. 가슴 작은 파랑머리 여자도 나한테 치킨을 주려고 일어서ー

 

"치하야, 설마 저 우민한테 당신까지 치느님의 축복을 하사하려는 겁니까?"

 

ー다가 다시 앉았다. 아무래도 치하야라는 여자는 하루카한테 꼼짝도 못 하는 것 같았다. 저 둘은 대체 무슨 관계인 걸까. 궁금해지네.

 

은발 여자도 나한테 치킨을 주면서 비밀이니 어쩌니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뭐가 비밀이라는 거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앞에 멀쩡한 치킨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오리가 놔둔 것이었다. 이오리는 새침한 표정을 지은 채로 나한테 말했다.

 

"바보 프로듀서, 밥을 먹은 내 몫까지 사면 어떡해?"

 

"아… 실수했네."

 

"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이오리는 나한테 매도하듯이 말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내가 이오리도 프로듀스해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하루카 한 명만 프로듀스했으면, 지금쯤 멘탈이 깨질대로 깨져서 생기를 잃은 동태 눈이 됐을지도 몰라.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치킨을 먹었다. 그러면서 은발이 타카네, 덧니가 히비키, 잘생긴 여자가 마코토, 작은 가슴이 치하야, 큰 가슴이 아즈사, 쌍둥이 중에 오른쪽 머리가 아미, 왼쪽이 마미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덧붙여서 지금 유키호라는 소녀도 건물 안에 있지만 남자인 나를 무서워해서 못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코토는 치킨을 들고 유키호한테 갔다.

 

그리고 대화 중에 가장 놀라웠던 건 이 프로덕션에서 이미 활동하는 아이돌이 있다는 말이었다. 아키즈키 리츠코, 꽤 인기 있는 아이돌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내가 그만큼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걸까…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미가 신난 듯이 말했다.

 

"릿짱은 스스로를 프로듀스하는 굉장한 아이돌이라고?"

 

……그런 게 가능한 거냐. 많이 놀랍네.

 

그러다가 다들 치킨 먹는 걸 배가 불러서 멈춘 순간, 치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남았다. 이오리와 하루카가 동시에 딜을 넣었다.

 

"치킨을 30만원치나 사면 어떡해? 바보 프로듀서!"

 

"이래서 우민한테는 시키면 안 된다니까…"

 

……그러게나 말이다. 나는 왜 30만원치나 산 걸까. 하하…

 

그래서 미키가 잠에서 깼을 때 먹도록 치킨을 몇 개 덜어냈는데도 많이 남았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 싶었는데 문이 열리며 야요이가 들어왔다. 야요이는 치킨을 보고 눈을 빛내더니 서둘러서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많이 배고팠나보구만. 도대체 뭘 하고 돌아온 거야. 한 번 물어볼까?

 

"야요이, 밥도 안 먹고 어디서 뭐 하다가 이제 온 거야? 많이 배고파 보이는데."

 

그러자 야요이는 씹고 있던 고기를 삼킨 뒤에 활짝 웃으며 말했다.

 

"웃우! 조직에서 거슬린다고 한 놈들 처리하고 왔어요!"

 

농담이겠지. 농담일 거라고 믿는다. 만약 진담이어도 싸움 좀 하고 온 거겠지. 조직폭력배라는 사람들이 여자애한테 죽이는 걸 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그런 것보다 아이돌이 조폭을 하는 건 난감하잖냐. 아이돌로 인기 좀 끌면 문제가 무조건 생길 거라고. 어떻게든 해야겠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흠, 그런 것보다도 이 조그마한 몸에서 강한 힘이 나오는 걸까? 조폭에서 쓸 정도면 강한 게 맞겠지. 그래도 확인해보고 싶은 걸?

 

"야요이, 나한테 주먹 한 번 날려봐."

 

"웃우! 알겠어요!"

 

그리고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밤이었다. 그래서 내 뇌에 기록했다. 야요이랑은 싸우지 말자.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진짜로,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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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아미, 마미, 아마미 씨는 무서운 분들이죠. 만약 백자성P가 아미, 마미, 아마미 씨ー라면서 셋이 합쳐 아마미아마미라는 유닛을 프로듀싱했다면 지금쯤 퇴사했을 것 같네요.

 

 푸흡! 아마미아마미…… 쿨럭. 아무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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