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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와 아가씨와 조폭소녀 때문에 P의 멘탈은 아수라장!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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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9, 2017 01:19에 작성됨.

하루카와 이오리한테 맞은 바람에 나는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이오리는 우사짱으로 때리느라 별로 힘을 싣지 못했었는데, 하루카는 정말 망설이지 않고 발로 내 온몸을 때려댔다. 내가 버티지 못하고 결국 바닥에 쓰러진 순간에 내 머리 위에 발을 올리며, 우민, 굴복해라, 라면서 싸늘하게 내려다볼 때는 정말 무서웠다.

 

나, 이런 아이돌들을 프로듀스할 수 있는 걸까. 어쨌든 아이돌을 배려하는 마음 어쩌고 떠들어댔으니 철회하기는 좀 그렇지만. 뭐라고 할까. 자신감이 없다고 할까. 문예창작학과라고 해도 글을 어느 정도 쓰는 거지, 말을 잘하는 건 딱히 아니라고.

 

그렇지만 집에서 눈을 붉게 번쩍이고 있을 엄마를 생각하면…… 무서워서라도 어떻게든 프로듀스를 해낼 수 있겠지. 적어도 이 아이돌들이 엄마보단 나을 거야, 응, 그렇고말고.

 

문제는 지금 내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는 거지. 심하게 다친 거려나.

 

"피욧? 사람이 쓰러져있네요."

 

처음 들어보는 여자 목소리였다. 그나마 돌릴 수 있는 고개를 돌려서 확인하니, 초록색 머리카락과 입술 밑에 점이 매력적인 여자가 있었다. 이 여자는 누구지. 굉장히 예쁜데 아이돌인 건가?

 

아무튼 그건 됐고 도움부터 요청해야겠다. 이 바닥, 엄청 차갑다고. 누워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야. 소파에라도 눕고 싶네.

 

"저, 새로 온 프로듀서인데 몸에 힘이 안 들어가네요. 도와주실래요? 바닥은 너무 차가워요."

 

"아, 사장님이 새로 프로듀서를 뽑았다고 하셨는데, 그분인가 보네요. 음… 그런데 바닥에 왜 누워계시는 건가요?"

 

"그… 그게 하루카랑 이오리한테…"

 

그 말을 듣자마자 초록머리 여자는 얼굴을 붉히면서 침을 흘려댔다. 뭐야 이 여자. 뭘 상상하는 거야.

 

"안 돼! 코토리! 안 돼! 사무소 아이들로 그런 망상은 안 돼!"

 

그리고 초록머리 여자는 다급히 달리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도대체 무슨 망상을 한 거냐고. 나는 답답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나한테 목소리 하나가 또 다가왔다.

 

"웃우! 프로듀서, 왜 바닥에 누워있는 거예요?"

 

정말 활기찬 목소리였다. 아까 그 야요이라고 밝힌 소녀인 건가. 담배 냄새만 안 풍기고 있다면 좋을 텐데. 담배 하나 때문에 모범소녀가 비행소녀로 바뀌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슬쩍 야요이를 보자 담배를 손에 들고 있다. 담배 끝에서는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피고 있었던 거냐, 많이 잘못됐다고. 아직 미성년자가, 그것도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애가 담배라니.

 

"엣, 프로듀서. 지금 초등학생이 담배 피고 있다고 생각하셨죠?"

 

혹시 관심법이라도 쓰냐. 굉장하군. 현 시대의 궁예로다.

 

"많이 놀란 표정이네요! 뭐, 이쪽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그 정도는 쉽게 읽을 수 있거든요."

 

이쪽 업계라는 게 아이돌을 말하는 거냐, 아니면 부동산 투기를 말하는 거냐. 그리고 비흡연자인 나로서는 담배 냄새가 많이 괴롭네.

 

"뭐, 너무 걱정은 말라구요. 이렇게 보여도 중2니까."

 

소문으로만 듣던 중2병인가! 그런 거였나!

 

"중2병 같은 게 아니라 진짜 그쪽에서 일하는 거지만요?"

 

"진짜 관심법이라도 쓸 수 있는 거냐."

 

"일종의 육감이라고 해둘게요. 그런데 진짜 왜 바닥에 누워계세요?"

 

……야요이가 어떤 일을 하고 지내는지는 모르겠지만 착한 소녀인 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부터 눈빛까지 전부 맑은 것이 나쁜 소녀가 아니라는 증거다. 무언가 사정이 있어서 이러는 걸지도.

 

절대 날 버리고 밥을 먹으러 간 하루카와 이오리랑 다르게 나를 위해 말을 걸어준 야요이한테 감동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 진짜로ー

 

ー네, 사실 거짓말입니다. 저, 정말 감동했습니다. 야요이님의 부동산 투기를 위해서 영혼까지 팔 각오도 돼있습니다. 야요이님 만세, 야요이님 마지 텐시.

 

그렇게 나는 자초지종을 눈물과 함께 설명했고, 야요이는, 아, 그건 프로듀서가 잘못한 거네요, 라며, 도와주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난 그저 싸움을 말리려고 그랬을 뿐인데 다들 너무해. 다들 너무한 소녀들이야. 나쁜 소녀들은 아니지만 착한 소녀들도 아닐 거야. 정말 다들 너무한 소녀들이야.

 

전부 다 길에서 깡통 밟고 넘어져버려라……

 

그리고 얼마나 누워있었을까. 내 몸이 곧 죽을 거라고 경고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강을 건너면 이제 편해지는 거냐, 그런 거냐. 그런데 아직 내가 저 강을 건너기에는 이른 것 같다. 이오리가 나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며 걱정해줬으니까.

 

"프, 프로듀서? 왜 아직도 쓰러져있는 거야?"

 

이오리는 바로 나를 일으켜줬다. 아무래도 우사짱으로만 때렸기 때문에, 내가 쓰러질 정도로 데미지를 입은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미안해했다. 아니, 미안해할 필요까지야. 애초에 내 잘못이고, 내가 인간 쓰레기고, 내가 우사짱한테까지 맞아야 하는 쓰레기인 게 잘못이죠, 네.

 

"그래, 확실히 프로듀서 잘못도 있어. 하루카가 어떤 앤지 파악하지 않고서 그런 말을 한 거니까……"

 

이오리의 말에 따르면 하루카한테 장난이란 없다고 한다. 언제나 진지하다고. 그럼 우민 어쩌고 하는 게 진지한 말이었다는 거냐, 더 무섭잖아.

 

"안 그래도 멍청한 얼굴이었는데, 더 멍청해졌네. 바보 프로듀서. 다음부터는 잘 파악하고 말하라고."

 

이오리는 나를 소파에 눕혀주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 내가 누운 소파가 초록색이어서 아까 그 여자가 떠올라 이오리한테 물었다. 이오리한테서 바로 답이 튀어나왔다.

 

"아, 코토리 씨를 말하는 거야? 우리 프로덕션의 사무원이야. 오토나시 코토리."

 

"아, 아이돌이 아닌 거야?"

 

"응, 그냥 사무원인데? 바보 프로듀서, 이 건물 안에 있는 여자를 전부 아이돌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그렇게나 예쁜데 아이돌이 아니라 사무를 맡긴단 말이지.

 

이 프로덕션,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거냐… 진심으로 걱정되는데…

 

"짱순이, 거기는 내 소파인데 남자를 눕혀놓으면 어떡하냐는 거야."

 

그 걱정 속에서 금발 소녀가 이오리를 짱순이라고 부르며 나타났다. 이오리는 그 별명이 싫은지 소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키이이이잇! 짱순이라고 부르지 마!"

 

"알겠다는 거야. 그럼 짱구머리야, 이 남자를 왜 내 소파에 눕혀놓은 거야?"

 

"짱구머리라고도 부르지 마! 그리고 이 바보 같이 생긴 남자는 내 프로듀서라고."

 

이오리가 내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나랑 금발소녀는 초면인데, 바보 같이 생겼다고 소개하는 건 너무하잖아. 나 상처 받았다고.

 

"헤에? 프로듀서? 미키는 호시이 미키인 거야. 혹시 미키도 프로듀스해주는 거야?"

 

음, 확실히 자신을 미키라고 밝힌 이 소녀는 아름답다. 하지만 내가 맡은 아이돌은 아니니까 프로듀스해줄 수는 없다. 그래서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내가 맡은 아이돌은 하루카, 이오리, 야요이야."

 

"아쉬운 거야. 미키도 프로듀스 받아서 데뷔하고 싶은데…… 것보다 각하, 짱순이, 조폭이라고? 꽤나 힘들 거라고 생각되는 거야. 그러니까 특별히 그 소파에서 쉬는 걸 허락해주겠다는 거야."

 

"아, 응. 고마워."

 

그리고 미키는 '아후'라고 하품을 하더니 구석에 있는 방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런 미키를 향해 이오리가 키이이이잇, 짱순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나 진짜 화낸다, 같은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 이오리는 앞머리가 이마를 조금도 가리지 않아서 정말 이마가 번쩍거리는 것 같았다.

 

이러니까 이오리가 짱순이나 짱구머리로 불리는 거다. 조금만 머리스타일을 바꾸어도 이마가 역으로 매력 있는 개성이 될 텐데. 예를 들어서 여신앞머리 스타일이라든가.

 

오, 그래. 여신앞머리 스타일 좋은데?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이오리한테 말했다.

 

"여신앞머리 스타일로 바꿔보면 어떨까?"

 

"여신앞머리?"

 

"그래, 여신앞머리. 내 고등학교 때 이마가 넓은 여자 선생님이 있었는데, 여신앞머리 스타일을 하니까 되게 아름다웠었어. 그래서……"

 

나는 '그래서'의 뒤를 잇지 못했다.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그저 그 선생님한테 부탁해서 여신앞머리를 만드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그것만 기억하면 된다, 자세한 건 떠올리고 싶지 않다.

 

"…어쨌든 여신앞머리 하는 법을 알아."

 

"어쨌든이라니. 이야기가 누락됐잖아?"

 

"…궁금해?"

 

"구, 궁금하기는 무슨! 바보 프로듀서 이야기는 관심 없거든?

 

이오리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홱 돌렸다. 나는 그런 이오리의 머리에 손을 대며 말했다.

 

"그렇게 돌리고 있으면 스타일링을 할 수가 없잖냐."

 

"우, 우우… 만약 안 예쁘기만 해봐. 우사짱이 울 거니까."

 

우사짱이 대체 왜 우는 건지 궁금하지만 물어봤자 제대로 된 답은 안 나올 것 같아서 그냥 말았다.

 

"됐다. 거울 봐봐."

 

여신앞머리를 완성한 이오리는 거울을 봤다. 이오리는 자기 이마가 이렇게 예뻐질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내 시선을 느꼈는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뭐, 뭐. 봐줄만 하네. 앞으로 이 헤어하고 다녀야겠어. 영광인 줄 알라고, 바보 프로듀서."

 

이건 이오리 나름대로 칭찬한 거겠지.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정도 아이돌 구실은 할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이 깃든 미소였다.

 

그런데 미키가 이오리를 짱순이라고 부르는 건 여전해서 결과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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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가 아이마스 1 모델링에서 2 모델링으로 변화했습니다. 짝짝짝…

 

참고로 프로듀서가 이오리 덕에 힐링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단 프로듀서는 각하님과 아가씨와 조폭소녀 때문에 멘탈이 아수라장이 되는… 영원히 고통 받는 캐릭터가 될… 예정… 쿨럭…이기 때문이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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