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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와 아가씨와 조폭소녀 때문에 P의 멘탈은 아수라장!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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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8, 2017 09:03에 작성됨.

1. 입사

 

지금 나는 765 프로덕션 앞에 서있다. 그다지, 아이돌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다. 이 앞에 서있다 보면 아이돌을 한 명 정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서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듣보잡 프로덕션의 아이돌을 봐서 좋을 게 뭐 있다고.

 

다만, 765 프로덕션 건물에 붙은 채용공고가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

 

"프로듀서 구함, 자소서가 필요 없고 오로지 면접만으로 뽑음……"

 

혹시 굴릴 만큼 굴리면서 돈은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려고 저러는 걸까. 하긴, 프로덕션 꼴을 보면 월급을 주기 힘들 게 뻔히 보인다. 이런 프로덕션에 소속된 아이돌들은 돈을 제대로 받고 있을까. 데뷔도 못 했을 것이다.

 

"뭐, 이런 프로덕션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쁜 아이돌이 없겠지."

 

그래도 취직이다. 쓸데없이 문예창작학과를 가는 바람에 취직도 못 하고, 어느 회사든 찔러봐도 다 떨어지고, 너 같은 문창놈은 필요 없어라든가, 말 잘할 게 뻔하니까 떨어트리겠어라든가, 그런데 엄마는 자꾸 취직하라고 하고, 연봉이 얼마든간에 일단은 취직하라고 엄마가 등짝을 때려대고, 나는 슬프고, 그래서…

 

"오! 우리 나무코 프로덕션에 온 걸 환영하네!"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그래, 이름은 무언가?"

 

"백자성입니다."

 

"그래, 자성 군. 자네가 우리 프로덕션에 프로듀서로 들어오려는 이유가 뭔가?"

 

취직을 계속 못 하면 저를 엄마가 뜯어 먹은 뒤에 뼈로 사골국을 끓여서 마실 거라는 생각이 든 나머지 일단은 어디든 취직을 해야겠다면서 돌아다니는데 무조건 받아줄 것 같은 느낌의 채용공고가 붙어있었고 거기가 그곳이 사장님 프로덕션이었습니다…

 

…라고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 걸까? 남을 속이는 건 내가 신경 안 쓰지만 스스로를 속이는 건 싫은데. 이런 거짓말은 스스로를 속이며 상대도 속이는 거잖아. 그러니까 기각이다.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크게 타격이 가지 않는 선에서 말하는 거야.

 

"제가 문예창작학과 졸업생이라서 취업이 잘 안 되는데, 프로듀서로서 일하면 제 능력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그것도 다른 대형 프로덕션이라면 저를 안 받아주겠지만, 765 프로덕션처럼 자그마한 프로덕션이니까 받아줄 것 같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사람 좋게 웃었다.

 

"하하! 우리 프로덕션이 작은 덕에 훌륭한 인재를 만날 수 있었군.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네."

 

그러더니 사장님은 나한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요청했다.

 

"지금부터 자네는 우리 프로덕션에서 일하게 될 걸세. 그런데 하나만 물어보지."

 

나는 사장님의 손을 잡았다. 사장님은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더니 물으셨다.

 

"아이돌을 프로듀스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아이돌을 프로듀스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잘 모르겠는데. 소설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하면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즉답할 수 있겠지만, 아이돌을 프로듀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하면……

 

"솔직히 프로듀스를 한 번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읽어주는 사람을 배려하여 재미있으면서도 읽기 쉽게 쓰려고 노력하는 마음입니다. 프로듀스도 똑같지 않을까요."

 

아이돌이 올바르게, 그리고 빛이 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여 길을 내어준다. 그게 내 답이다. 그리고 사장님은 그 답을 듣더니 호쾌하게 웃으셨다.

 

"자네는 정말 훌륭한 프로듀서가 될 수 있을 걸세. 그럼 지금부터 자네가 프로듀스할 아이돌을 소개해주지. 따라오게나."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인가… 흠. 솔직히 실력이 좋거나 예쁜 아이돌은 기대도 안 한다. 그냥 평범한 수준이어도 좋으니까 아이돌 구실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를.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나를 반겨준 건 세 명의 소녀들이었다.

 

"호오, 네가 새롭게 나를 모실 우민인가? 나는 아마미 하루카다. 굴복해라."

 

"흥, 미나세 이오리야. 날 프로듀스하는 걸 영광으로 알라고?"

 

"웃우! 타카츠키 야요이예요! 지금은 부동산 투기 건으로 바쁘니까 나중에 대화합시다!"

 

……부동산 투기?

 

자신을 야요이라고 밝힌 소녀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러면서 물건을 하나 떨어트렸는데, 주워보니 담배갑이다.

 

뭐야 이거 무서워.

 

"하하! 어떤가? 참 귀여운 아이돌들이지 않나?"

 

사장님, 혹시 야쿠자 오야붕이신가요?

 

그리고 당황하는 나한테, 자신을 하루카라고 밝힌 소녀가 말했다.

 

"어이, 우민. 내가 굴복하라고 했을 텐데. 건방지게 자기 이름도 나, 아마미 하루카 앞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건가?"

 

"그, 그래! 이름도 말 안 해주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자신을 이오리라고 밝힌 소녀까지 합세해서 나를 몰아붙였다. 그나마 이오리라는 소녀는 멀쩡한 인격의 소유자 같다. 그런데 이 하루카라는 소녀는…

 

"하아, 나한테 이런 굴욕을 주다니, 용서할 수가 없도다. 우사짱, 어서 저 우민을 공격해."

 

하루카는 이오리가 꼭 안고 있는 토끼 인형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이오리는 우사짱으로 추정되는 토끼 인형을 감싸며 다급히 말했다.

 

"아, 안 돼! 우사짱은 싸움 같은 거 하지 않는다고! 키이이이잇!"

 

그러면서 하루카를 노려보자, 하루카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이래서 우민은 안 된다니까…"

 

"우…우우… 이 변태 세디스트가!"

 

이오리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하루카를 보았다. 이런, 처음 보자마자 내가 중재해야 하는 거냐. 사장님은 내 어깨를 토닥거리며, 자네의 아이돌을 배려하는 마음을 믿네!, 라며, 도망쳤다. 신나는군. 물론 반어법이다.

 

뭐, 어쨌든 프로듀서로 취직하게 됐으니 일은 해야 하는 거겠지.

 

그래서 나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못생긴 녀석들이 뭘 하는 거야? 이렇게 되면 실력만이 살길이다. 어서 레슨이나 받으러 가라고!"

 

그리고 서로를 향해 서있던 하루카와 이오리의 적의가 나한테 몰려왔다. 나는 존나게 두들겨 맞았다. 싸움 같은 거 안 한다는 우사짱한테까지 맞았다. 너 같은 인간 쓰레기는 우사짱한테도 맞아야 해, 였던가.

 

그래도 그 덕에 둘은 의기투합해서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이렇게 한 건 해결. 많이 불안하지만 그렇게 내 프로듀서로서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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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각하님 orz

 

이오리 아가씨

 

조폭소녀 야요이

 

이 세 명을 프로듀스하게 된 신입 프로듀서의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지향하고,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캐릭터 붕괴가 많이 일어나는 2차창작 소설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재주기는 정하지 않았습니다만, 자주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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