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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Side Story - 편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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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1, 2017 03:35에 작성됨.

크고 작은 두 여인은 지금, 자기들의 대장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과연 어떤 의뢰를 물어다가 올 것인가. 멀찌감치에서 보기에도 괴물 사냥꾼용 의뢰란은 도저히 수지가 안맞는 것들 투성이었고, 그렇다고 높다는 보수에 혹하여서 또다시 밀수조직간의 전쟁에 휘말려들지는 않을까. 새벽부터 오전까지 이어졌던 혈투를 돌이키며 유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 그나저나 늦으시네요. "

 

" 오늘은 평소보다 집중하시나봐~ "

 

 

 

한없이 긍정적인 마인드. 만사에 대해 그러한 태도를 취한다면 바보천지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확실한건 자기에 비해서는 천사임이 틀림이 없으리라 유코는 꿍한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며 그 외 온갖 잡생각을 흘려보낸다. 그러다가 손바닥이 탁자를 텅 하고 내리쳤다. 시즈쿠의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 뒤돌아본다. 빙그레 짓는 회심의 미소. 백점 만점에 200점 짜리 함박미소가 유코의 황당한 어깨를 부여잡고 흔들었다.

 

 

 

" 왔어~! 왔다고 유코~! "

 

" 으와와와아...? 뭐, 뭐가요 ?! "

 

" 왔다는건, 의뢰 말씀이신가요오 ? "

 

" 그래 시즈쿠 ! 드디어 우리들에게도 봄날이 오기 시작했다 이거야 ! "

 

 

 

「 괴물사냥 의뢰 계약서. 」 라고 씌인 종이를 허리춤에서 꺼내 들이밀며 힘껏 펄럭인다. 옛날풍 술집에서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던 어여쁜 여인의 흔들림처럼 하늘하늘하던 종이의 아랫부분에는 사나아의 사인과, 동그랗고 작은 인감이 존재했다.

 

확실하게 의뢰서의 형식중 하나이긴 한데, 게시판에 붙어있는 용지들과는 양식이 조금 달라보인다는게 유코의 눈에 밟힌다.

 

 

 

" 그런데 그거, 게시판에서 떼어온 건 아닌거 같은데.. "

 

" 오~ 눈썰미가 늘었는걸? 맞아, 공고로 올리기에는 중개료다 뭐다 비용이 더 든다고 나한테 직접 말을 걸어오더라구. "

 

" ...좀 수상쩍네요. " 유코는 턱을 짚었다.

 

 

 

" 나도 의심하긴 했지, 그러던 찰나에.... 그쪽에서 신뢰의 상징을 보내준거지 ! "

 

 

 

사나에는 양 다리 뒤편으로 얼핏 보이던 가죽 더미를 힘껏 들어올린다. 사람 머리 두어개만한 크기의 가죽포대 안에 짤랑짤랑... 주변의 이들도 휘둥그레 해질 보석의 울림이 퍼진다. 그것을 테이블 위에 떡 하니 올려놓자 유코와 시즈쿠 둘 다 입이 떡 벌어져서 말을 잇지 못한다.

 

카타기리 사나에의 눈에서 욕망에 가득한 빛이 번뜩였다.

 

 

 

" 선금으로 3할인 1만 쥬엘 ! 그리고 완료하면 2만. 도합 3만 쥬엘이라구 ~! 오- 호호호~! "

 

 

 

" 과, 과연... " 유코는 액수를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 대단해요오- ! 분명히, 이전에 받았던 보수가 4천 쥬엘이었지요오 ? "

 

" 그것도 내가 갈취하듯이 겨우 받아왔지. "

 

 

 

사나에는 씁쓸한 기억을 되살리며 우수에 잠기는 척 하다가, 도로 눈을 번뜩이며 짤랑거리는 주머니를 탐스럽게 쓰다듬는다.

 

불법 조직의 뒤치닥꺼릴 하며 받는 푼돈에 비하면 그것은 너무나도 크고 우람하여, 덤덤한 척 유지하려던 유코의 페이스마저 흐뜨려트렸다 ! 유코도 주머니 안으로 비춰지는 쥬엘의 반짝임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저도 모르게 망상의 꽃을 피운다.

 

 

 

 

 

" 이걸 보니... 제 특별한... "

 

 

 

 

 

" 짜~식 ! " 사나에는 유코의 등짝을 세게 때린다. 등이 통째로 뜯겨나갈 것 같은 따가움에 소스라치는 유코. 그녀의 눈물맺힌 시선을 받으며 사나에는 낄낄거린다. 특별이 음주를 하지 않았는데도 들떠있는 그녀의 기분을, 유코와 시즈쿠는 알것만 같았다. 자신들도 비슷한 기분이니까.

 

앞으로 순탄대로가 이어지지만은 않겠지만, 분명 괴로운 일도 잔뜩 있겠지만.. 지금처럼 기분 좋아지는 날이 많아진다면 분명 좋은 것이리라.

 

사나에는 쥬엘 주머니를 끌어안은 채 둘과 함께 집합소를 나선다.

 

 

 

 

 

내일 정오에 출발하는 일이니, 오늘은 하루종일 먹고 마실것이다.

 

 

 

 

 

 

 

 

 

 

 

 

 

-----------------------------------------------

 

 

 

다음 날 아침.

 

 

 

' 스타라이트 워시 호텔' 입구.

 

상업지구 내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호화 숙박시설로, 일일 숙박료만 인당 천 쥬엘이 넘는다는 말 그대로 사치스럽기 그지없는 장소이다. 보통 이런 고급 시설에 머무는것은 너도나도 우러러보는 대부호 라던가 혹은 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지만 전혀 그런것들과 관계없이 오로지 돈 만으로 머물렀던 그룹이 있다.

 

 

 

" 크으- 역시 일류 호텔은 각별했네요 ! 설마 모험 필수품까지 챙겨주다니~ "

 

" 너무 저런거에 의지하면 나중에 곤란해진다구 ? 제대로 준비물들을 기억하고 있도록 해. "

 

 

 

" 네에- " 유코는 설렁설렁 대답하지만 사나에는 별로 괘념치 않는다. 대답은 저렇게 해도 똑바로 기억할 줄 아는 똑똑한 아이라는걸 잘 알고있다.

 

셋은 입구에 나서자마자 두꺼운 허리대와 두터운 가죽옷을 위에 덧입었다. 그것이 괴물 사냥꾼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통하는 일종의 '작업용 복장' 이라는 것을, 뒤쪽의 두 사람은 어제 사나에에게 처음 들었다. 괴물 사냥꾼으로서의 적합한 의뢰가 들어올 때에만 쓰는것이 이쪽의 의례라고 한다.

 

더불어 사나에의 장비 역시, 다른 일을 할 때와는 남다르다. 우선 거대한 쇠고리 두개를 두꺼운 사슬로 이은 형태의 장비.

 

그러한 것은 유코도, 시즈쿠도 왕국에 있을 시절에 어떤 외신으로도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신기한 외형을 하고 있는 용도불명의 물건이었다.

 

 " 이건 내가 몬스터를 상대할 때 쓰는 전용장비. 내 능력과 상성이 맞도록 주문제작한거야. "

 

 

 

커다란 쇠고리 두개를 어깨에 걸치고 연결하는 사슬이 늘어진 것을 보고 유코는 과연 저것은 어떻게 쓰일까 라는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 그렇게 상상할 필요 없어~ 의뢰지에서 실전에 맞부딪히면 보여줄 테니까. 여분 탄환이랑 폭탄은 충분하지 ? "

 

" 네 ! 어제 미리 사둔 덕분에요. "

 

" 저도오~ 건틀릿을 조금 다듬었어요오~ "

 

 

 

그리 말하며 자랑스레 시즈쿠는 두개의 거대한 것보다 더 긴 한쌍의 쇠장갑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전에는 없던 역방향 돌기들이 붙은 채 삐죽삐죽 솟아서, 맞으면 분명히 성치 않으리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비주얼이었다. 유코가 돌기 끝부분을 슬금슬금 건들어보다가, 시즈쿠가 지긋이 자기를 바라보고있다는 걸 깨닫자 손을 치우고 헛기침 한다.

 

사나에가 이 일련의 흐름을 그저 웃는얼굴로 지켜보다가 어느정도 수습이 되니, 그제서야 목을 가다듬고 둘에게 당당하게 외친다.

 

 

 

" 좋아 ! 그러면 출발해볼까 ? 목적지는.... ! "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허리춤에서 두캇 공화국 꺼내든다.

 

 

 

" 어디쪽이더라... ? "

 

 

 

' ' 역시... ' '

 

 

 

유코와 시즈쿠는 사나에씨는 사나에씨.. 라고 생각했다.

 

 

 

지도를 들춰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더를 필두로 셋이서 목적지를 향하는 섹시 길티를 보는 시선들은 하나같이 평상적이었다.

 

어디까지나 그들은 괴물 사냥꾼 그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녔기에... 다양한 이들이 모여드는 두캇 공화국에서 상주하는 이들의 시선은 평범했다.

 

단 한명만을 제외하고.

 

멀찌감지 인파의 너머에서 멀뚱이 서서 사람들을 모두 투과하여 그 셋만을 응시하고있는 시선.

 

후드를 눌러쓴 시선은, 분명 사나에에게 의뢰의 이야기를 꺼내었던 인물의 것과 같았다.

 

 

 

 

 

" 시작은, 미약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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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후, 상업지구 외곽보다 더 바깥쪽 방향의 해안가.

 

한 때 옥색으로 빛나는 모래알들로 무성한 특징으로 ' 옥석 해변 ' 이라 불리우며 관광 명소로 알려졌던 이곳은 미시로 왕국과 제국간의 전쟁여파로 폐쇄된 상태이다. 그런데 거기에 악재가 겹쳐, 최근 이곳에서 본 적 없는 괴이한 생물체들이 하나 둘 발견되고 있다고 하여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개장할 수 있느냐 없느냐 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사나에에게 의뢰를 전해온 인물은 스스로를 이 해변 관리자의 시종이라 하였고, 해안에 몬스터가 출몰했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게 되면 만일 몬스터를 퇴치하고 도로 개장한다고 하여도 예전같이 많은 인파가 몰리지 못하기에 대대적으로 공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나에는 후드의 인물과 나누었던 길지 않은 대화를 되뇌어보며 의뢰 수칙을 머리에 새긴다.

 

 

 

' 절대로 이 일이 외부에 세어나가지 못하게 할 것. '

 

 

 

' 목격한 몬스터에 대한 정보는 함구하고 다른 괴물 사냥꾼이나 수렵자 조합에 전달하지 말 것. '

 

 

 

그 두가지를 언급하며 강하게 어필했었기에, 사나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한번 각인했다.

 

 

 

" 아, 저기 아닌가요 ? "

 

 

 

유코가 저 너머 민트색으로 가득한 곳을 가리킨다. 사나에는 조용히 고갤 끄덕였다.

 

세 명 모두 출발 할 때의 히죽거림은 온데간데 없었다. 괴물 사냥꾼이 해야하는 것은 일반 현상금 사냥꾼들의 것보다 훨씬 위험부담이 큰 일이다.

 

기운이 넘치는것은 좋지만 그것이 마냥 가벼운 마음을 품으라는 것은 아니라는걸 셋은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사나에가 어깨에 걸친 쇠고리를 바로잡았다.

 

 

 

" 둘은 나랑 거리를 조금 두도록 해. 의뢰인이 말하기론, 수가 많은 군집형 몬스터라고 했으니까. "

 

 

 

몬스터를 상대하면서 상황을 상정하는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임을 오랜 실전경험으로 사나에는 너무 잘 알고있었다. 그렇기에 혹여라도 몬스터의 무리에게 둘러싸이는 상황에 저할 경우 둘을 온전하게 지켜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지 않았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둬야 한다.

 

 

 

여러가지 전달사항을 전하며, 점점 긴장의 끈이 졸여올 무렵.

 

 

 

해안가의 젖은 모래들이 봉긋하게 솟아오른다. 얼핏 보기에도 열뎃개의 봉우리들이 점차 높아지다가 터지며 안에 있는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크라켄과 같은 거대 두족류의 것처럼 빳빳하고 거칠어보이는 표피를 두르고, 거대한 촉수 몇가닥이 아무렇게나 아무위치에 돋아나 있는 듯한 형태를 취한 것. 그것이 분명 의뢰인이 말하던 몬스터 일 것이라고 사나에는 확신했다.

 

"우웃... 징그러워.. "

 

 

그것들은 관절로 지탱된것인지도 알 수 없는 두 다리(?)로 서있었다. 빨판과 촉수를 꾸물럭거리면서, 이족 보행으로 휘청거리는 형체들.

 

유코는 어제 먹었던 타코야키와 연관짓다가 저도 모르게 헛구역질을 한다.

 

 

" 정신줄 똑바로 잡아 ! 지금부터 실전이야... "

 

 

키타기리 사나에의 빠릿한 외침은 유코의 정신줄을 부여잡고, 그녀는 침착하게 등에 메고있던 총을 앞쪽으로 옮겨잡았다. 괴물들의 무리는 젖은 모래에서 점점 더 많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 부오오오오.. ' 괴물들은 입인지 뭔지 모를 구멍에서 괴상한 울림소릴 내며 자기들을 축출하러 온 사냥꾼들에게 달려든다. 병에 걸려 약을 찾아 뛰어다니는 병자처럼 흐느적거리며 오는 그것들은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굉장한 혐오감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것들의 몸 곳곳에 들러붙어 자색으로 썩어가는 파편들이 내뿜는 악취가 그걸 가중했다.

 

 

 

" 모두 준비 ! "

 

 

 

처음은 사나에를 향해, 사나에를 둘러싸다가 비집을 틈이 없자 순차적으로 시즈쿠와 유코를 향해 달려든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 한번 후, 시즈쿠의 건틀릿에 자색의 액체가 흥건하게 들러붙었다. 화승총의 총구에 연기가 필 무렵에 괴물 하나가 구멍이 뚤려 넘어졌다.

 

둘은 서로의 사각을 보완하며 사나에의 활약에 방해가 되지 않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앞쪽에 무엇보다 많은 무리에 둘러싸인 사나에는, 손을 감싸들려는 촉수들을 쳐내고, 장갑의 손등을 살핀다.

 

 

 

' 타거나 녹거나.. 아프지는 않아. '

 

 

 

 

 

" 그냥 체액인가 ? "

 

 

 

생전 처음보는 몬스터를 후려친 후기를 중일이며 그녀의 발길질은 아까 후려맞아 넘어진 몬스터의 머리... 로 추정되는 부위를 힘껏 짓밟는다. 뼈가 조각조각나는 소리와 함께 몬스터의 체액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빠르게 사그라든다. 그때까지도 사나에가 한 쪽 팔에 걸친 쇠고리는 쓰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촉수들 중에서 날붙이의 파편같은 것을 들고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니, 그녀의 입가에 일그러졌다.

 

동시에, 메고있던 쇠고리 중 한쪽을 잡고 반대쪽을 힘껏 앞으로 던진다.

 

 

 

묵직하고, 두껍고, 커다란 쇠고리는 관성에 따라 날아가며 서너마리의 몬스터들의 머리부분을 짓눌러 으께버렸다. 이어서 고리를 잡은 채 힘껏 한바퀴 돌며 휘두르니, 주변 3미터 가량 안의 몬스터들이 상반신이 통째로 날아가 휘청이다 넘어진다.

 

몇번을 반복해서 휘두르자 스무 마리는 조금 넘을 것 같은 수의 촉수더미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반사작용으로 움찔거리며 경련하다가 행동을 정지했을 무렵. 사나에는 문득 깨닫는다.

 

이보다 몇 배나 많은 무리가 자기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지금 주변은 비교적 한산하고, 몬스터들이 거리를 벌리고 있다.

 

다급하게 그녀는 쇠고리를 앞으로 주욱 뻗으며 외쳤다.

 

 

 

" 붙잡아라 !! "

 

 

 

외치는 순간, 아주 짧은 순간에 고리와 고리를 잇는 쇠사슬 연결부위가 투명해지는 것 처럼 변하더니 고리부분이 당초에 연결된 것 보다 갑절은 긴 거리를 날아간다. 이윽고, 그녀가 뭔가 촉을 받고 힘껏 당기니 고리의 안에 두 사람이 묶여 끌려나온다.

 

방금 전까지 불어나는 괴물들의 무리에 둘러싸여있던 유코와 시즈쿠가 어리둥절 하는 사이에 사나에는 고리를 거두어, 이제는 목표물이 한곳에 몰린덕에 뻔히 달려드는 괴물들에게 도로 쇠의 무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 사나에씨.. ? 엣? "

 

" 정신차려 ! 몬스터들이 더 몰려온다 ! 유코, 지금 폭탄을 써. 시즈쿠 ! 앞으로 나가지 말고 자리를 유지해. 내 후방을 맡아줘 ! "

 

" 아, 넵... ! "

 

 

 

유코가 허리띠 뒷부분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처럼 주렁주렁 걸려있던 검은 덩어리중 하나를 잡아꺼내, 심지를 집어넣고 불을 붙인다.

 

타들어가는 심지를 마음속으로 5초를 센다. 그리고 던져지는 덩어리는 괴물들의 틈새에서 굉음과 파편들을 흩날리며 화려하게 폭발을 맞이한다. 흩날려 날아오는 파편들을 능숙하게 쳐낸 시즈쿠와 사나에는 아이돌로 각성한 신체능력으로 말미암아, 적극적으로 몬스터들을 처치해나간다.

 

건틀릿의 돌기에 두족류의 촉수가 꼬챙이가 되어 꿈틀거리는걸 아랑곳 않고 부딪혀 처부순다. 부서진다는 표현은 조금 어울리지 안아보일 수도 있겠으나, 실제로 시즈쿠의 휘두르는 주먹에 정통으로 맞은 것들은 젤리마냥 뭉텅뭉텅 떨어져나가 무너졌기에 어느정도 어울리는 표현이리라.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한시간 즈음이 될 무렵에, 마침내 마지막으로 꿈틀거리던 것을 짓밟아 숨통을 끊는 것으로 고요함이 찾아왔다.

 

옥색으로 가득했던 모래사장은 어느센가 몬스터들의 사체, 파편과 그것들이 흘린 자색의 액체로 흥건하게 덮여있었다.

그 무참한 더미 위에 선 세명 중 둘은 땀 범벅이 되어 거친 숨을 내쉬었지만 하나는 조금 맺힌 땀방울을 가뿐하게 털어내고 혹여라도 있을 수 있는 살아남은 개체들을 찾아본다. 죽은 촉수더미들을 들춰보며 조금이라도 꿈틀거리는 것들은 전부 허리춤에서 뽑아든 담도로 몇번이고 찔러넣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모여 둘은 프로는 역시 프로라고 통감한다.

그녀는 확실하게, 괴물 사냥꾼이었다.

 

" 후우~ 일단은 더 없나보네. 다들 고생했어. 어땟어? 진짜로 괴물들을 잡은 소감은. "

"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흐우우.. "

 

" 몬스터를 키워본 적인 있지마안.. 이렇게 난폭하게 한 적은 없어서 조금 어색했어요오.. "

 

" 흠흠. 시즈쿠는 그래도 몬스터들을 대면한 적이 많으니 나았네. 유코는... 좀 더 경험치가 필요하겠어. "

" 저.. 저도 아이돌로 각성만 한다면 ! 문제 없다구욧..! 므므믓..! "

"꿈도 크셔~ "

 

의기양양하는 사나에. 온 몸에 땀과 자색 액체가 들러붙어 끈적거리는 불쾌함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 웃어보인다.

이제 이대로 돌아가, 저녁에 결과 보고를 받기위해 의뢰인이 도로 집합로 인근으로 돌아온다 했으니 만나서 성공을 알리면 적어도 이틀 내에는 완수금이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나서 자잘한 의뢰 몇개만 해결해 돈을 모으면 그녀들은 문화의 거리나 상업지구를 벗어나 최고의 항구인 아크라 무역항으로 거점을 옮길 수 있게 된다.

사냥꾼으로서 아크라 항에서 상주한다는 것은 절로 인지도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꿈에 부푼 사나에는 쇠고리를 도로 한쪽 어깨에 걸치고서 돌아갈 채비를 한다.

 

" 자, 오늘은 평소의 몇배나 수고했으니까 어제의 배로 놀아볼까~! "

" 오오~! 가요가요 ! "

" 저는 새로운 밀크드링크가 먹어보고 싶어요~ "

 

각자의 희망사항을 부르짖으며 올라간 텐션으로 촉수더미들을 뒤로하는 섹시길티의 멤버들.

그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좋을텐데.

 

키타기리 사나에는 그러길 바랬다.

 

 

 

 

" 응? 왠 그림ㅈ "

 

 

 

 

 

 

 

 

 

 

 

 

우적.

 

 

 

 

 

 

 

 

 

 

" ...언니? "

 

 

 

 

 

 

 

 

 

" ......!!! "

 

사나에가 돌아봤을 땐, 이미 거대한 촉수더미의 거인이 오이카와 시즈쿠의 상반신을 뜯어먹고 있었다. 몇번의 부스러지는 소리, 곧이어 뱉어져 바닥에 널부러지는 붉은색으로 흥건한 한 쌍의 건틀릿.

유코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따라가지 못하다가.. 점차 뇌가 지금 벌어진 일을 이해가기 시작하자.. 멍하던 얼굴은 서서이 공포에 일그러진다.  붉은 피로 흥건한 건틀릿. 던져져 촉수더미에 떨어지는 인간 여성의 하반신. 가슴의 고통이 유래가 없을 정도로 커져간다. 동공이 수축되고 침이 바짝바짝 말라들어간다.

유코는 터질 것 같이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진정시키려고 애써본다. 하지만 폭발할 것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주체할 수 없이 솟구친다. 이미 그녀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있는지 오래였다. 마침내, 그녀의 입으로부터 터져나온다.

절규가.

 

" 싫어어어어어어 - !!! 시즈쿠 언니이이이이 - !!! "

 

" 시즈쿠를... 잘도 시즈쿠를 ...!! "

 

그녀는 자신의 부족함을 책망한다. 안일함을 용서 할 수 없다. 동시에 머리는 차분하게 소리소문없이 솟아오른 거대한 이것의 정체를 추리했다. 무리가 있다면 분명히 우두머리가 있을 터 인데 그런 간단한 것 조차 잊고있던 탓에 방금전에 오이카와 시즈쿠가 등 뒤에서 목숨을 잃었다. 모든 경우를 생갓해야 하는 괴물 사냥꾼으로서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사나에는 쇠고리를 던져 거인을 힘껏 후려친다. 그러나 뭉게지면서 흐트러져 버리던 조무래기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듯 그것의 거체는 휘청거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팔로 추정되는 부위의 촉루를 똘똘뭉쳐 주먹을 쥔 것 같은 형태를 취해 내리쳤다.

내리치는 촉수뭉치에 본능적으로 쇠고리를 방패로 버티고 서지만, 내리찍는 압력은 그 반동으로 주변 촉수더미들을 모조리 날려버릴 만큼 막대했다. 그녀의 양 팔이 비명을 질렀다.

 

" 우우욱...쿠아악...! "

 

얼굴까지 빨갛게 되며 버텨보는 그녀의 최선이도 불구하고, 주먹은 결국 쇠고리 째로 사나에를 내리찍어내고야 만다.

눈 앞에 순식간에 두 명이 사라지자, 유코는 유감없이 공포에 질려 주저앉고 만다. 도망치려 해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반신 전체에 힘이 풀리고 퀴퀴한 암모니아 냄새가 솟구친다. 찍어내린 촉수뭉치를 펼치고 흘러오듯이 기어오는 거대하고도 기괴한 형상을 앞에두고 그녀는 우는 소리밖에 낼 수 있는게 없었다.

 

" 살려...살려..ㅈ... "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그것은 빨판을 뻗어 지체를 붙들었다.

 

" 히이이이이..!! 싫어, 싫어어...! 죽기싫어... 죽고싶지 않아....!! "

 

살려달라 애원해도 빠져나가려고 발악해도 점점 촉수는 조여오고, 기괴한 몬스터에게 점점 가까워져간다. 이윽고 유코를 코앞까지 당긴 그것은 시즈쿠를 베어먹을 때 처럼 촉수들을 사방으로 젖히고, 그 안쪽에 커다란 구멍같은 부위를 들이댄다. 더 가까워지자, 젖혀져있던 촉수들이 유코를 붙들어.. 그 구덩이로 밀어넣는다.

 

" 도와줘 !! 아무나 도와줘어... !! 싫어싫어싫어싫어 싫어어어  !!! "

 

미꾸라지처럼 발버둥치는 처절함은 답을 받을 리 없이 괴물의 아가리 속으로 그녀의 머리가 맞닿을 찰나.

 

돌연 딱딱한 뭔가에 몸이 죄여오는 감각과 함께 촉수들을 통과하여 빨려나간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보이는것은.. 머리가 피에 절어 흥건한 사나에의 모습이었다. 한눈이 보기에도 얼굴의 7할은 가리며 흘러내리는 출혈량은 예삿 것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유코만큼은 지키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애써 움직이고 있는 것이리라.

유코는 사나에의 품에 안겨 차마 다물어 질 줄 모르는 입로 고맙다는 말을 연신 중얼거렸다.

 

유코는 패닉. 후방을 맡아줄 시즈쿠도 방금 전에 자신의 안일함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대로 이 사냥을 계속해봐야 목숨 버리는 것 외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걸 통감한다. 그녀는 급한대로 유코를 옆구리에 끼운채로 빠르게 거인과 거리를 벌린다.

이어서 거대 몬스터와 거리가 벌어지자, 그대로 뒤돌아 질주했다. 목숨을 보전하는것이 무조건 일순위. 아무리 일획천금을 할 수 있다 해도 목숨보다 중한것은 없다는 것을 그녀는 오랜 실무경험으로 뼈저리게 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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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후.

상업지구, 국립병원 응급실.

해가 거의 다 저물어갈 무렵에서야 도착한 사나에와 유코. 키타기리 사나에는 전신 골절에 두개골 타박상, 양 팔의 근육 및 관절 파열 등, 엄청난 외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정신력만으로 애써 유코를 데리고 병원 앞까지 온 그녀가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녀가 쓰러지기 직전에 했던 말은 다음과 같았다.

 

" 미안하다 얘들아...미안해... "

 

 

 

그리고 1시간  후.

중환자실(개인 특실).

일반 입원비의 몇 배를 내야만 들어올 수 있는 개인특실의 문이 서서이 열린다.

해가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 희미한 달빛만이 창가 안으로 누워있는 사나에를 비추고 있었다. 그녀는 20분 전 즈음에 의식을 되찾았었으나, 아직 몸이 성치 못해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장래이 대해서 고민에 빠져있던 그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 사나에씨. "

" 어..어라? 유코..유코지? 맞지 ? "

" 네. 유코 맞아요, 사나에 씨. "

 

밤에 적응됬다 하더라도 얼핏 실루엣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목소리로는 호리 유코가 확실했다.

 

" 어라라.. 안자고 있는거 들켜버렸을라나 ? 심심해서 온거니? 나는 여기저기가 아파가지고 의사가 당분간 꼼짝없이 누워서  안정을 취하라더라. "

 

"...... "

 

" 밥은 먹었어? 너는 별로 다치지 않았다고 의사가 말해줬어. 정말 다행이다.. 선금으로 뱓은 쥬엘이 병원비로 지출될 줄은 상정 못했지만, 무사해서 다행이야... "

 

"....."

 

" 퇴원하고 나면 아크라 항에 있는 드링크 바 한번 가볼래? 거기 비취색 소다가 맛있다규 정평이라구? 안그래도 나중에 셋이서......... 셋이서.............셋....이서.... "

 

 

 

그렇다.

 

이제 한명은 없다.

 

 

 

둘 뿐이다.

 

다시 한번 진실을 알자 그녀는 눈물부터 나왔다. 자기가 안일했던 탓에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유코가 분명 자신을 책망하러 왔으리라 여겨진다.

 

" 미안해.. 내가 더 잘했으면, 내가... 더...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면...나 때문이야.. 전부 다 나때문이야 ! 내가 우세떨고 보여주기 식으로 허세같은 것만 안부리고 제대로 했었으면...! "

 

" 아니에요. 사나에씨 탓이 아녜요. "

 

" 에...? "

 

" 사나에씨는 최선을 다하셨어요. 사나에씨에겐 아무런 잘못도, 가질 죄책감도 없어요. "

" 유코... "

 

다시 한번 눈물이 쏟아진다. 이 어찌 마음씨 넓은 아이일까. 그녀는 가슴 깊게 유코를 얕봐왔던 것을 반성한다.

그녀는 이미 정신정인 성숙이 진행된 철든 여성인 것이다. 압박붕대로 감긴 팔로 애써 눈물을 훔쳐내면서 그녀는 슬픈 모습을 지운다. 그렇다. 이런 때야 말로 어른으로서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돼는 것이다.

 

" 약한 모습을 보여버렸네. 나도 참..... 고마워, 유코. "

 

 

 " ...... " 

 

" 내가 퇴원하게 되면, 의뢰인에게는 잘 말한 다음에.. 시즈쿠를 기리러 가자. "

 

 

 

 

 

 

 

" 그럴 필요는 없어요. 사나에씨. "

" 뭐 ? 

" 여기 제대로 있잖아요. 시즈쿠 언니가. 그러니 그럴 필요는 없어요. "

 

사나에는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유코의 실루엣을 쳐다본다. 얘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환각이 보이는것인가 라는 생각이 처음인 들었다. 허나, 문이 다시 한번 열리고 들어오는 인물의 그것은... 유코가 말하는 것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달빛네 비치는 그 모습은, 영락없이 오이카와 시즈쿠 그 자체였다.

 

 

" 이게 대체... 아니 어떻게 이런..? "

" 이것이 은총이에요. '그분' 의 은혜의 산물. "

" 유...코? "

 

달비이 구름 사이로 확연하게 나오니, 그 모습이 모두 드러난다.

그녀는 호리 유코가 확실했다. 틀림없었다. 다만, 그 눈동자는 더 이상 갈색이 아닌 선명한 선홍빛이었다.

시즈쿠 역시.. 눈동자만은 이전과 확연하게 다른 선홍색을 띄고 있었다.

 

" 비통에 잠긴 때에, 그 분은 손을 내밀어 주셨어요. 그리고 가르쳐주셨죠...이 세계는 거짓으로 가득하다고. 내가 차례차례 잃어가던 그 거짓이 불러온 잔혹람이라는 것을..! 동시에 그분은 제게 잠재된 아이돌로서의 재능을 일깨워 주시고 기적으로서 시즈쿠 언니를 차가운 골짜기로부터 돌아오게 해주셨습니다 ! "

 

" 유...코...? "

 

" 아아.. 그분의 눈길이, 손길이 몸 곳곳에서 느껴져요 ! 이 주체할 수 없는 만족감 ! 성취감 !! 행복감 !!! 내게 사이킥 미라클을 내려주신 그분을 위해서라면 저는 이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 사명을 ! 사명을 내려주소서 !!! "

그리고선 미친듯이 웃으며 양 팔을 좌우로 크기 벌리고 하늘을 우러러본다.

그러길 수 초... 갑작스레 몸을 푹 숙이며 시선을 사나에와 맞춘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붉은 눈동자 앞에서 사나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사나에씨. "

" 힉...?! "

 

" 사나에씨도 더 이상 괴물 사냥꾼이니 뭐니 고생할 필요 없어요. 이제... 모두 찬란한 별빛과 하나로...! 모두가....!!!!! 하나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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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전.

 

유코는 몇몇의 멍자국을 제외한 특출난 외상은 없었지만 자기가 눈 앞에서 본 것들이 너무나 생생했던 나머지 떨어질 줄 모르는 공포에 질려 있었다. 의사에게 돈을 주고 개인 병실을 받은 그녀는 홀로 침대위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 시즈쿠 언니...사나에 씨...흐...흐윽...흐으으으... "

 

 

 

눈 앞에서 잡아먹히는 시즈쿠의 모습이, 감당해내지 못하고 가라앉는 사나에의 모습. 그 두가지가 교차된다. 그러다가 문득 잊고있던 것이 떠오른다.

 

 

 

부모님을 잃은 것에 대한 기억.

 

제국군의 포화에 살려달라며 몸부림치며 타들어가던 부모님의 최후의 모습.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던 악몽이 떠오르자, 그만 귀를 막고 웅크리고 만다. 눈을 가려도 참상들이 보인아. 귀를 막아도 그 최후의 끔찍한 비통이 들려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깜짝파티라고 하며 시즈쿠가 문을 열고 나타날 것만 같다는 착각에 빠져보나.. 곧 두 눈으로 목도한 건틀릿들을 떠올리며 그런 일은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만다. 흐느끼는 소리가 점차 커져간다. 상실감을 벗으로 삼아 눈물을 깊어져 간다.

 

 

 

[ 괴로워 말아라. 상실을 겪은 아이야. ]

 

 

 

" ......? "

 

 

 

처음에는 의심한다. 환청? 아니었다. 누군가 들어온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곧 그 목소리가 자기의 머릿속으로 울려들어오는 것임을 인지한다.

 

 

 

[ 자신의 무력함에 통감하며 비통에 잠기는구나. 너의 잃음을 헤아리노라. 그리하여, 나는 네게 베푸리. ]

 

 

 

[ 허나 그 전에, 너의 힘이 없음에 상실을 겪은 것이 아님을 깨달으라. 네가 사람과 사랑을 잃은것은 세상에 만연한 거짓 때문임을. 이 세계가 위선과 허영에 둘러싸여 너를 보필하지 못했다는 진실을 알거라. 네가 깨달으면, 그 깊은곳의 재능 또한 깨어나리니. ]

 

 

 

"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누구길래... "

 

 

 

의문을 표하는 그 순간, 공간이 열리며 끔찍한 어둠을 가르고 빛이 비춰진다.

 

광명이, 구원의 빛이 홀로 슬픔에 젖은 소녀에게 찾아왔다. 유코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그것에서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상하고 또한 깊었다. 한번이라도 딛는 순간 푹 빠져버릴 것 같은 것도 느껴졌으나, 그래도 좋을 정도로 빛에서 나오는 은총은 매력적인 것이었다.

 

 

 

" 당신은.. 대체... "

 

 

 

[ 나는, 거짓으로 물든 이 세상이 진실을 밝혀줄 존재. 너와 같이 부당한 상실을 겪은 이들을 나락에서 건져올릴 손길이니. 실로 이 뻗는 손을 잡는 자는 나와 함께 구원을 전하여 세계에 진실을 전도할 자격을 얻노라. 네 무의식 안에 있는 잠재된 것을 깨우치거라. 너의 아픔을 그 연료로 삼아 잠든 것이 태동할지니. 그것이 나의 은혜이고 광명이며 나의 손을 붙들 자격이 진정 너에게 존재함을 알리라. ]

 

 

 

빛이 건네는 부드러운 손을 그녀는 붙잡는다. 그녀의 안에서 뭔가가 터져나가는 것 같은 기이한 감각과 함께 마음의 고통이, 상실의 허무함이 사라져간다.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고 있음을 곧 그녀는 깨닫는다. 그녀의 온 몸과 정신이 빛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이서 한 방울의 눈물이 흘러 떨어지고, 빛은 희미해지다가 이내에 사라진다.

 

 

 

 

 

그리고, 그녀는 은총을.. 구원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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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상업지구의 병원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100동이 넘는 병동이 모두 거센 화마에 타버렸고 밤이었던 탓에 수면중에 변을 당한 이들이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리고 몇 명이 실종되었다. 그 중에는 괴물 사냥꾼 출신도 두 명 포함됬다. 하지만, 사망자 중에선 이률리아 법국 외교부 고위인사 포함되어있어 국가간 논란이 크게 번져 그들의 소재에 대해서는 금방 잊혀지고 말았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병원에 불을 지른건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편린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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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끝내려고 해봤지만.. 생각보다 오래걸려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아무튼, 사이드 스토리인 편린 편은 이걸로 끝입니다. 제가 왜 굳이 본편 한창 나오는 중에 이런 사이드 스토리를 썻냐하면.. 본편에 얼굴을 비추는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포지션은 다 보신분은 아시다시피...(후략)

 

그리고 이 다음은 한동안 본편이 다시 연재됩니다 !

점점 등장인물이 많아져만 가는 페이즈2 이대로 괜찮은가..?! 뭐 어떻게든 되겠죠(대충).

 

여기까지 봐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신데판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여러분~!

 

※ 신데판 참여 혹은 설정 관련 문의는 대환영입니다 ! 쪽찌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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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과 옥색이 뒤엉킨 해변에 후드를 쓴 인물이 홀연히 나타난다.

젖은 모래를 거닐며 그것은 바닥이 널부러져 썩어가는 촉수무더기들을 훑어보다가 젖은 모래더미를 부수로 빼꼼 솟아오른 거대한 촉수를 아무렇지 않게 손댄다. 촉수 역시 별다른 반응없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할 따름이다.

 

" 이번 실험에서는 이정도인가. 장래가 기대되는군. "

 

그녀는 후드를 벗어젖히며 하늘에 빛나는 달빛처럼 선명할 붉은 안구를 번뜩였다.

촉수가 모래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동시에 주변의 촉수더미들과 자색 액체들도 모두 모래 속으로 빨려들어가.. 마치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평화롭고 깔끔한 옥색 해안으로 돌아왔다. 청결하게 면한 바닷가에 철렁이는 파도를 노닐며 그녀는 기분나쁘게 킥킥 거렸다.

 

 

 

오니기리교 고위 신관 - 호리 유코

 

오니기리교 고위 신관 - 오이카와 시즈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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