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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미 「죽었는데 바보 주인이 마음에 걸린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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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30, 2017 22:10에 작성됨.

안 읽어도 그만인 전편 : https://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102818&sca=%EA%B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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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들은 개를 보고 자기네들보다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들도 알건 다 안다고?

최소한, 자기가 죽을 때가 다 되었다는 건,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다는 것 정도는 냄새로도 안다.

 

마지막 순간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다리로 제대로 설 수도 없어서, 텅 빈 허공만 긁으며 두려움 속에 주인만 찾았다.

나, 이대로 버려지는건 아닌가 하고.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바보 주인이 펑펑 울면서 내 식어가는 발을 꽉 쥐어 줘서

마지막 숨을 내쉬던 그 순간만큼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이런 몸이 되어버려도, 주인은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 하고.

 

이누미 「그나저나 여기는 어딜까?」

 

온통 하얀 세상이다. 

앞에는 커다란 문 하나가 덜렁 놓여 있다.

 

??? 「야. 이누미!」

 

주인인가?

아니다. 주인의 친구인 착한 왕가슴녀와 시건방진 땅고마다.

 

이오리「키이잇! 뭐가 땅꼬마라는거야!」

 

아즈사 「아라아라. 왕가슴녀라니 부끄러운걸?」

 

이누미「니들은 뭐냐? 그리고 여긴 어디지?」

 

아즈사 「아라아라. 저는 사실 천사였답니다?」

 

이오리 「나는 사실 저승사자고!」

 

천사? 저승사자?

뭔지 대충은 알겠지만, 그런게 실제로 있었나?

바보 같은 인간들이 만든 건줄 알았는데..

그러고보니, 쟤들 나랑 그냥 대화하네? 확실히 그냥 인간은 아니구나.

뭐 주인도 가능하긴 했지만..

그나저나..

쟤들 바보 주인 친구 아니였나?

 

아즈사 「아라아라. 765 아이돌은 부업이랍니다? 본업은 이거야.

죽은 생명을 인도해주는 일이란다.

여기는 모든 죽은 생명들이 거치는 관문의 공간이고,

다음 환생은 여기서 결정되는거야.

저 문을 건너면, 다음 생이 시작되는 거지.

물론 그 전에 이전 삶의 흔적은 모두 지워지지만.」

 

나..역시 죽었구나.

 

한은 없다.

인간 입장에서 견생은 짧다고들 하는데,

바보 주인 아래서 나름 행복하게 산 삶이였다.

오키나와의 넒게 펼쳐진 푸른 바다에서 주인과 함께 뛰놀던 기억.

철없이 부모에게 대들다 빗자루로 처맞고는 밖에서 질질 짜는 찔찔이 주인을 위로해준 기억.

도쿄로 상경하려는 주인과 함께 기차를 탄 기억.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준 주인의 슬픔에 잠긴 목소리까지.

 

다만, 마음에 무겁다.

그 바보 주인이 끝까지 바보같이 굴 것 같아서.

나 같은 개는 빨리 잊고, 그 덜 떨어진 인간 수컷이랑 잘 이어져야 하는데,

멍청하고 쓸데없이 여리기만 해서 계속 슬픔에 잠겨 있을까봐 걱정된다.

 

이누미 「야. 꼬맹이, 나 그럼 어떻게 되는거냐?」 

 

이오리 「키이잇! 나 꼬맹이 아니라고!」

 

아즈사 「후훗. 이누미는 견생 기준으로도 멋진 개였으니까, 다음 생에는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을꺼야.

전생의 기억은 버리고, 인간으로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렴.」

 

이누미 「...」

 

이누미 「싫어!」

 

아즈사「에에? 인간의 삶을 동경하지 않았었니 이누미?」

 

이누미 「그런 적 없어!」

 

이오리 「아 왠 고집이야 이 바보개가! 그나마 765 프로 사무소에서 히비키를 잘 돌봐주어서 특별히 부잣집 아들로 골라줬더니만!」

 

이누미 「누가 그러랬냐? 안가! 왈왈!!」

 

이오리 「꺅! 응기익!..쳇, 니 니 마음대로 해!

여기서 계속해서 기다려보라구!」

 

2.

이 아무것도 없이 문 하나만 달랑 있는 이상한 곳에서 하염없이 기다린다.

배고프지도, 졸리지도 않으니 상관은 없다만,

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어차피 주인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텐데.

 

하지만 모든 기억을 다 잃는다니까,

그 소중한 기억들이 모두 사라진다니,

갑자기 환생이 하기 싫어졌다.

그토록 동경했던 인간의 삶인데도 말이다.

결국 나도 주인 따라서 멍청한 개인가?

 

주인의 얼굴, 한 번만 더 다시 보고 싶다.

 

아즈사 「저기..이누미?」

 

이누미 「왈왈! 환생하라고 할 꺼면 가슴 물어뜯어버릴꺼야!」

 

아즈사 「아라아라. 그런게 아니란다.」

 

아즈사 「여기서 오래 있어봤자, 히비키를 다시 만나기는 어려울꺼야.」

 

아즈사 「영혼이 환생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거든.

하지만 히비키의 수명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이오리 「네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려봐야 소용 없다고?」

 

이누미 「그래서 뭐 어쩌라고 상꼬맹아!」

 

이오리 「아 진짜! 키이잇!!」

 

아즈사 「후훗. 제안하고 싶은게 있어서 그렇단다 이누미?」

 

아즈사 「한달의 시간을 줄께.」

 

아즈사 「한달 동안 히비키의 수호령이 되게 해 줄테니까,

대신 일이 다 끝나면 그때에는 환생하는거다?」

 

이누미 「왈왈왈!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해주면 고맙지.

그 바보 주인이 행복하게 사는 것까지만 확인하게 해주면 바로 환생할께!」

 

이오리 「..시간은 한달. 약속은 꼭 지켜라?」

 

그 말을 끝으로 눈부신 빛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3.

익숙한 소리. 익숙한 냄새.

익숙한 거리의 풍경.

나, 진짜 돌아왔구나!

 

그러면 이제 그 바보 주인을 찾아서ㅡ

 

히비키 「이누미!」(왈칵)

 

아, 저기 있었네.

..많이 말랐네. 얼굴도 예전처럼 환하지 않고 우울하고..

그래도 주인, 내가 왔어!

나 여기 있다고!

바보 주인도 날 발견했는지, 이쪽을 향해 달려온다.

 

히비키 「이누미!」

 

히비키 「보고 싶었다죠! 우아앙」(와락)

 

버려진 똥강아지 「끼잉?」

 

..그리고는 그대로 내 몸을 스쳐 지나가서,

왠 버려진 똥강아지 놈을 껴안고 오열한다.

..어이 주인?

나 여기 있는데?

 

프로듀서 「어..히비키? 갑자기 차를 세우라고 한게 이 강아지 때문이였어?」

 

히비키 「응! 미안해 프로듀서. 하지만 강아지가 혼자서 버려져 있었으니까..」

 

히비키 「그리고 이것 봐봐! 이누미랑 닮지 않았어?

어쩌면 이누미가 환생한 것일지도 모른다죠?」(흥분)

 

어이, 바보 주인..걔는 진돗개 잡종이고 나는 세인트 버나드여.

벌써 까먹은거야?

 

히비키 「자신, 역시 이 강아지가 이누미인 것 같다죠?

나 역시 이 강아지를 키워야 할 것 같ㅡ」

 

프로듀서 「히비키..」

 

히비키 「..미 미안. 내가 너무 이상한 소리를 했지?

너무 걱정하지마 프로듀서. 이누미에 대해선 빨리 잊을테니까..」(침울)

 

프로듀서 「아냐 됬어.

가만 보니, 이누미랑 색은 비슷한걸?」

 

히비키 「그 그렇지? 그치? 그치?..

후훗. 좋아! 네 이름은 이제부터 이누미 2세다죠!

(속닥) 지금은 말 안하지만 다 안다죠? 

너 사실 환생한 이누미지?」

 

...어이 주인, 착각이 너무 심한 것 아냐?

 

4.

이 고급 순혈 개님을 지나가면서 똥이나 빨던 작고 어린 똥강아지와 착각한 주인 때문에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생각을 바꿔먹었다.

주인이 행복하려면, 차라리 착각이라도 하는게 나을 것 같다.

주인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오래 오래 웃는 모습으로 살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다.

 

그래서, 내 목표는 한달간 이 똥강아지를 견 중에 견인 이 이누미의 완벽한 후계자로 만드는 것이 된 것이다!

주인의 눈에는 내가 보이질 않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 똥강아지 놈 눈에는 내가 보이니까 그거면 충분하ㅡ

 

야! 또 거실에 똥 싸는거냐!!

 

이누미 「얌마! 이쁨 받으려면 거실에 똥 싸면 안된다니까?」 

 

이누미 2세 「끼우웅..(침울)」

 

이누미 「왈! 그렇다고 먹어서 치우려고 하지도 마!!」

 

히비키 「이누미! 왜 또 똥을 거실에 싸는거야!」

 

이누미 2세 「끼잉..」

 

히비키 「..미 미안. 

하긴, 이누미일리가 없지. 이누미는 이미 떠나버렸는걸?

미안..내가 괜히 쓸데없는 기대를 품어서 널 힘들게 했나 봐.(울먹)」

 

이누미 「으헉! 큰일났다. 주인 상태가 안 좋아졌어!

야, 빨리 나 따라해 봐.

앞다리를 들고 뒷다리는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서..」

 

히비키 「어! 그 자세는..

이누미가 잘못했을 때 하던 자세인데..(울컥)」

 

히비키 「역시 너 이누미였구나!(왈칵)」

 

휴..이제 됬네.

 

이누미 「야. 너 좀 제법이다?」

 

이누미 2세 「컹!」

 

5. 

히비키 「얘들아! 자신 왔다죠?」

 

아미, 마미, 야요이, 타카네「안녕 히비킹!」「안->뇽!」「아 히비키씨, 안녕하세요!」「히비키, 보고 싶었습ㅡ」

 

히비키 「이누미도 왔다죠!」

 

아미, 마미, 야요이, 타카네 「....」

 

그래, 니들 개똥 씹은 표정이 이해가 간다.

에휴..바보 주인.

 

히비키 「진짜다죠! 얜 이누미의 환생이야!」

 

야요이 「에..하지만 종이 다른건 아닌가 하고ㅡ」

 

히비키 「'환생'이다죠!」

 

타카네 「기묘한! 정도가 아니라..정말 기묘하군요!」

 

아미, 마미, 야요이 「(속닥속닥) 여, 역시 히비키찡 아직도 힘든거지?」「쉬어야 하는거야?」「우..히비키씨(울먹)」

 

타카네 「(속닥)많이 힘드신가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환생이라니..

이누미는 바로 옆에 있는데 말이지요.」

 

아미, 마미, 야요이「....」「저기 히메찡..그건 그거대로..」

 

이누미 「야! 안되겠다. 니가 좀 도와줘라.

니 새 주인이 이러다간 진짜 바보 취급 받겠다.」

 

이누미 2세 「왈왈!」

 

구르기! (데굴데굴)

 

뒷발서기! (쿵쿵!)

 

총 맞기! (컹!)

 

아미 「와아! 이거 이누미가 하던 거잖아? 벌써 훈련시킨거야?」

 

히비키 「아아니! 겨우 일주일 전에 만났다죠?

얜 진짜 이누미의 환생인거야!」

 

마미 「우우..믿기진 않지만, 이 정도면 믿어줄께.」

 

야요이 「웃우! 저도 믿을께요. 이누미를 다시 보니까 좋은거에요!

다시 봐서 반가워 이누미!」

 

타카네 「후후, 어찌되었건 사랑하는 히비키가 다시 웃는 모습을 보니 참 좋군요.

그리고 잘 부탁드립니다.(찡긋)

 

뭐야. 저 은발 누님 나 보고 말한거야?

..항상 신기한 누님이시네.

뭐 어찌됬건..잘 했다. 이누미 세컨드.

 

이누미 2세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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