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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and White Rabbit-Violin under the sakura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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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30, 2017 15:11에 작성됨.

 그날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겨울이 끝나고 추위가 완전히 사라진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갈색의 코트와 버버리 체크로 장식된 스카프를 매고 한 손에 태블릿을 들고 있던 아리스가 천천히 프로덕션을 걸어가고 있었다. 
키를 보기만 해도 딱 10대 초반의 나이의 소녀의 머리 뒤에는 앙증맞는 푸른색 리본을 달고 있던 소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성숙해 보이는 분위기는 곧 지나가는 그녀를 보고 대부분의 반응은 한 가지였다.



귀엽다.



프로덕션 밖으로 나오면서 그녀를 먼저 맞이한 것은 벚꽃을 태우고 날아가는 봄의 바람이었다. 프로덕션 주변에는 분홍빛의 벚꽃으로 물들여져 있었고 소녀는 그동안 쌓인 스케줄로 인한 피로함 때문인지 입을 가린 체 하품을 하면서 조용한 곳을 찾으려고 할 때쯤...



하얀색의 무언가가 풀밭 속에서 뛰쳐나왔다. 작은 몸집에 빨간색 눈동자에 커다란 귀는 곧 하얀 물체의 정체가 토끼라는 것을 알려주었는데 뭔가 특이한 토끼였다. 푸른색의 정장 앞주머니에는 시계로 추정되는 물건이 넣어져 있었고 한쪽 눈에는 금색으로 도색된 모노클이 씌어 있었으니 이거 마치 뭐랄까....



"... 누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상 찍나?"



그렇다... 화이트 래빗이었다. 동화책을 읽어본 누구라도 딱 봐도 이건 앨리스 앞에 나타나 그녀를 이상한 나라로 이끌게 해준 화이트 래빗과 비슷하였다. 아리스는 태블릿을 왼손으로 옮기게 한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천천히 무릎을 쪼그린 뒤 작은 손을 천천히 뻗어보았다.  놀라지 않도록... 동시에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가 본다면 분명히 사람들에게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은 뻔하니까 아리스는 신속하게 하려 했는데......



손가락이 거의 토끼에게 닿을 때쯤 바이올린 연주가 아리스의 귀로 들려오고 있었고 토끼는 그 소리를 듣고 아차-라고 하듯 그대로 소리가 난 쪽으로 뛰어갔다.


"기다려-!"


아리스는 토끼가 뛰어간 쪽으로 달려갔다. 토끼는 빨리 뛰어가고 있었지만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풀밭을 헤쳐서 지나가고 있었길래 아리스는 금세 토끼가 어느 방향으로 달려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숨이 차버릴 즈음 벚꽃잎이 떨어지는 나무 아래에서 처음 보는 남자애가 바이올린을 키는 모습이 보였었다. 청바지에 붉은색과 하얀색의 후드티를 입은 수수한 복장에 갈색의 머리카락의 눈을 감은 체 바이올린을 키는 그에게 토끼는 소년의 다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바이올린을 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아리스는 여러 생각을 하였다. 무슨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도 어릴 적에 한번 정도 바이올린을 켜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저렇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가 현재 가장 궁금하던 것이 따로 있었는데...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애는 누구지? 나와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동갑으로 보이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오고 가 있을 즘 바이올린 연주가 끝마치면서 소년의 갈색 눈동자가 떠졌다. 소년이 눈이 띄자마자 소년의 눈에 먼저 보인 것은 푸른 리본을 한 한 손에 태블릿을 든 낯선 소녀였다. 누구지? 여기 프로덕션 아이돌인가?

년이 앞으로 조금 다가가자 소녀는 경계심이 생겼는지 조금 뒤로 물러갔다. 소녀의 그런 반응에 소년은 왜 저러지?라고 하면서 한 발자국 더 다가가려 하자...

"더 이상 가까이 오면 소리 지를 거예요!"

아리스의 반응에 바이올린 소년은 아차...라고 하면서 잠시 뒤로 물러갔고 발 밑에 있던 토끼는 소녀의 반응에 놀라 버렸는지 소년과 소녀를 번갈아가보았다.
소년은 급기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는지 화급해 하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숙였는데... 그의 입에서 아리스가 태어나서 처음 듣는 단어가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라면서 인상을 찡그리던 소녀. 한참 전부터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길래 서서히 아리스에게서 생겨나는 생각이 그녀의 입으로 나오고 만 것이다.

"지금 저랑 장난하는 건가요?"

소녀의 말에 고개를 들면서 말을 멈추는 소년. 아리스는 그대로 스마트폰을 들었는데...


"계속 그럴 거면 모두에게 신고할 거예요. 프로듀서에게 지금 겁니다? 하나..."



그 역시 소녀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지만 손에 들어진 스마트폰을 보면서 자신은 엄청난 위기에 처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소년은 어찌할까 하다가 아! 하는 작은 목소리와 함께 그 역시 스마트폰을 꺼내었다. 그리고 그대로 소녀의 얼굴에 딱 댔는데...



스마트폰에는 일본어로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죄송합니다.
저 일본어 못해요.



글자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들고 있던 아리스 손이 조금씩 떨어졌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했다가... 아리스 얼굴이 조금씩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제야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다면서.



"죄... 죄송합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까칠했던 그녀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소년은 괜찮아라고 괜찮아라고 손을 뻗었지만 소녀는 이미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 더니 상태였다.



"저는 영어나.. 아니... 중국어나... 아니 아니 그러니까 일본어 밖에 몰라가지고 그만...! 죄송합니다!"



아리스는 거대한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소년은 장난을 친 게 아니었고 정말로 말을 할줄 몰라서 혼란해 하는상황이었는데 그런 그에게 도와주기는 커녕 자신은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해버렸다는 것을. 소년은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발밑에 있던 자신의 토끼를 바라보았다. 뀨-하면서 작은 울음 소리를 내면서 눈빛으로 소년의 등에 매고 있던 것을 가리켰다.



아리스의 혼란은 곧 귀에서 부드러운 바이올린 음악이 들려오면서 멈춰지게 되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소년은 또다시 바이올린을 키고 있던 것이다. 부드러운 음을 내고 있는 바이올린 연주는 아리스의 혼란스러움을 가라 앉히는데는 부족함이 없었고 그녀는 그대로 소년의 연주가 끝날때까지 서 있게 되었다.



소년의 바이올린 연주는 주변의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주었다. 봄 바람은 리듬을 맞추면서 벚꽃을 휘날려주게 해주었고 소년의 다리 옆에 있던 하얀 토끼도 귀를 쫑긋 거리면서 아리스와 같이 소년의 연주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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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쓰는 글이네요.

새로운 글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타치바나 아리스 양이 되겠습니다. 한번 예전 부터 구상해본 내용이었는데 결국 이렇게 써보네요.

장편이 아닌 1~3편의 단편으로 가볼 예정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p.s 위에 바이올린 곡 소개해주신 naochi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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