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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닛타 미나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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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5, 2017 15:01에 작성됨.

-캐릭터 붕괴 주의-

 

 

"미나미는 말이야..."

 

"네?"

 

 나른한 점심 시간 때의 사무소. 한창 바쁘게 활동할 시즌이 지나고 완전히 타버리고 남은 연탄처럼 무기력함을 느끼며 책상에 엎드린 프로듀서는, 사무소의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미나미에게 말을 걸었다.

 

"키도 크고 스타일도 좋고...수수하면서도 뭔가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어."

 

"에?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아, 칭차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갑작스러운 프로듀서의 칭찬에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몰라 당황한 미나미는 얼떨결에 감사를 표하긴 했지만, 무기력함이 목소리에서 느껴질 정도로 나른한 프로듀서가 가만히 있다가 돌연 자신의 얘기를 꺼낸 것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진 못했다.

 

"무슨 일이세요? 갑자기 칭찬을 다하시고..."

 

"그냥, 생각이 나서. 미나미는 팬들에게도 감사할 줄 알고 다른 애들한테도 잘 해주고, 뭔가 완벽한 언니라는 이미지란 말이지."

 

"아, 네에..."

 

"내 일에도 도움을 주거나 하고...치히로 씨도 늘 칭찬하셔. 이렇게 모범적인 아이돌이 우리 사무소 소속이라 다행이라고."

 

"그, 그렇게까지 칭찬해주시면 역시 부끄러운데요..."

 

 영문 모를 칭찬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뺨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칭찬 일색인 프로듀서 때문에 곤란해진 미나미는 그에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든 건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그것을 대놓고 물어볼 순 없었기에 결국 참아내기로 했다.

 

"그래서 나도 너를 신용하고 있어. 너를 영입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었다고 생각해. 여러가지로 복덩어리지."

 

"그, 그러시군요..."

 

"그래서 여러가지로 상담을 할 때도 있었지. 너의 의견이 필요할 때는 전화로 연락도 했었고."

 

"네..."

 

"그러니까 말이야, 내가 말하고 싶은건...난 이렇게 너를 신용하는데 역시 넌 나에게 비밀이 있는 걸까? 하는 거야."

 

"...네? 비밀이요?"

 드디어 드러난 프로듀서의 속셈. 그것이 자신이 그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을 눈치챈 미나미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거 없어요. 물론 가족의 사생활이라던가...그런 건 알려드릴 수 없지만. 스케줄 같은 건 미리 말씀드리잖아요? 함께 상의도 하고..."

 

"그렇지. 쉬는 날에는 뭘 할지도 알려주고 말이야. 그런데 말이지, 나 어제 봤거든."

 

"네? 봤다니 뭘...에?"

 

'잠깐, 설마?'

 

 프로듀서의 알 수 없는 말에 미나미는 무슨 의미인지 물으려고 하다가 문득 머리를 스쳐간 생각에 한기가 몸을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가 의심하는 자신의 비밀. 자신이 그에게 말하지 못하고 감추는 비밀. 그 존재를 그가 눈치채버린 것일까.

 

"뭘...보셨다는 건가요?"

 

"닛타 미나미."

덜컥-

 

"읏..."

 

 책상에 엎드렸던 몸을 일으켜 그대로 책상에서 일어나며 자신을 성과 이름 모두 합쳐 부르는 프로듀서에게 당황한 미나미는 저도 모르게 신음을 냈지만, 프로듀서는 조금도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그녀에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왔다.

 

"어제 넌 나에게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어제 신주쿠에는 왜 갔던 거야?"

 

"신주쿠...신주쿠..."

 

'그러고보니...'

 

"그건...백화점에...좀 살 게 있어서..."

 

"그래? 남자랑 같이?"

 

"엣."

 

"나는 모르는 남자랑 다정하게 팔짱도 끼고 있던데...예쁘게 꾸미기까지 하고, 안경이나 모자로 변장도 했지만 너랑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나야. 너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내가 몰라볼 리가 없어."

 

"그, 그건..."

 

"말해봐.'

 

 단호함과 냉정함마저 느껴지는 프로듀서의 태도에 그가 진심으로 화가 났지만 아직 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미나미는 잠깐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내 어떻게든 지금의 차가운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밝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남동생이에요! 남동생! 저번에 말씀 드렸었잖아요? 인터뷰에서도 말했고...남동생이라니까요?"

 

"남동생? 하나도 안 닮았던데?"

 

"나, 남동생이 누나랑 닮았다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하지 않겠어요? 아하핫..."

 

"...그러면 팔짱은?"

 

"그...전 대외적으로 아이돌이잖아요? 그러니까 남자친구를 사귈 수 없지만 변장은 해야하고...그런데 변장을 하면 꼬시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서...남동생을 남자친구인 것처럼..."

 

"...흠."

 

'...'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지며 계속해서 프로듀서의 눈치를 살피던 미나미는 그가 자신의 말을 믿을 것인지 아닌지 확인이 될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고, 생각을 하던 프로듀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 믿어줄게. 남동생이 누나랑 닮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 이유로 너가 그런 거라면 그런 거겠지. 나도 너를 믿고 싶어. 지금 너의 대답을 듣고 다시 너에 대한 믿음이 100%가 되었어."

 

"그, 그러시군요...다행이네요. 아하하하..."

 

"그런데 말이야, 미나미."

 

"읏...?"

 

 안심을 하며 허탈함에 웃음을 흘리던 바로 그 순간, 갑작스레 프로듀서가 다시 자신을 부르며 말에 반전을 주려고 하자 미나미는 또다시 신음을 흘렸고, 프로듀서는 그런 그녀를 다시 한 번 시험하기로 결정했다.

 

"딱 1%만. 1%만 더 너를 믿게 해줘. 100%에서 1%를 더해 101%로 널 믿게 해줘. 안 그러면 또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너에 대한 내 신용이 금방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내가 걱정돼."

 

"무, 무엇을 더..."

 

"어제 내가 그 모습을 보고 전화를 했는데...안 받았지?"

 

"에? 어제 전화라면...'

 

'아, 그 부재중 전화...'

 

 프로듀서의 말에 그제서야 무언가 떠오른 듯 미나미는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고 그것을 놓치지 않은 프로듀서는 다시 냉정함과 단호함이 느껴지는 태도로 그녀에게 말했다.

 

"대답해줘, 미나미. 왜 안 받은 거야? 남동생이랑 같이 백화점에 쇼핑하러 간 게 나한테는 비밀로 해야하는 그런 일이였던 거야? 가족의 사생활이라서?"

 

"그, 그건..."

 

"난 너를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주려고 하는데, 어째서 나에게 그런 거짓말을 한 거야? 내가 설마...가족이랑 그런 단란한 시간조차 보내지 말라고 할 녀석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 그런 게 아니에요!"

 

"...."

 

 프로듀서의 자학과 같은 부추김을 듣고 얼떨결에 미나미는 그에게 큰소리를 쳐버렸지만 이후 말이 없어진 그에게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몰라 걱정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어떤 말을 하더라도 지금의 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차라리 모든 진실을 털어 놓고 용서를 구하는 쪽이 더 현명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미나미는 소파에서 일어나 그와 마주섰다.

 

"알았어요, 전부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좋아."

 

스르륵-

 

"어, 어? 뭐야?"

 

스륵-

 

"잠깐, 미나미? 야! 뭐하는 거야!?"

 

 미나미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해줄지 기다리던 프로듀서는 돌연 그녀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웃옷을 탈의하자 당황스러운 마음에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멈추지 않고 자신의 옷을 벗어버렸다. 그러자 드러난 것은 당연하게도 그녀가 입고있는 속옷과 의외로 납작한 가슴이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보여주던 가슴의 굴곡은 속옷이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보이시나요?"

 

"무, 뭘 말이야!"

 

"피하지 마세요! 고개 돌리지 마시고 똑바로 봐주세요."

 

"윽...미나미, 난 널 그렇게 안 봤는데..."

 

"제대로 보시라구요! 똑바로 보란 말이야!"

 

"뭐?"

 

 갑작스레 말을 놓아버리며 말투가 바뀐 그녀에게 놀라 고개를 돌린 프로듀서는 그제서야 그녀를 똑바로 보게 되었고,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너...뭐야, 그 몸."

 

"이게 그동안 프로듀서님께...당신께 비밀로 하던 거에요."

 

"아니, 그게...너..."

 

"그래요, 저 닛타 미나미는..."

 

"가슴 사이즈를 속인 거야?"

 

"그런 게 아니에요! 누나랑 저에 대한 얘기라구요!"

 

"그게 무슨 말...잠깐, 누나? 너 그게...설마..."

 

 머릿속에서 맞춰지는 퍼즐.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금 눈과 귀로 확인한 것들을 넣으면 얼추 그림의 형태가 갖춰진다.

 

"설마...인터뷰에서 말한 남동생이..."

 

"저에요. 제가 그 남동생...지금까지 활동했던 닛타 미나미도..."

 

"하지만...말도 안돼. 넌..."

 

"남자에요. 이상할 정도로 누나랑 닮은..."

 

"하지만 너가 왜 아이돌을...그러면 내가 어제 본 건..."

 

"...혼란스러워 하시는 거 다 알아요. 처음부터 차근차근 말씀드릴게요."

 

 다시 웃옷을 입자 어떻게 보더라도 여성스럽게 보이는 닛타 미나미를. 아니, 닛타 미나미의 남동생을 보며 프로듀서는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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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 전에 마유로 한 번 쳤던 뒤통수,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쳐드립니다. 뭐...도중에 예상하신 분들은 대단하셨다고 박수를 쳐드리죠.

이 글의 추천수가 많아진다면 후속편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닛타 미나미가 주인공이지만 닛타 미나미가 나오지 않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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