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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편광렌즈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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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4, 2017 23:03에 작성됨.

혹시나 해서 경고 : 사람에 따라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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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유이는 그런 어려운 거 잘 모른다고~ 유이는 하루벌어 먹고살기 바쁜 용병이란 말이야. 아, 그래도 나중에 치낫츠가 높으신 분이 되면 그 땐 날 경호로 써줘. 미카 대장님이랑 이야기 잘 하면 될거야.'

 

아이카와 치나츠가 죠가사키 미카가 이끌던 용병단이 궤멸당한 내막을 알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철두철미하고 냉정하고 냉철한 그녀는 결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과거 그녀가 오오츠키 유이와 친분을 가졌다는 걸 알고 있던 자들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웃고 일하고 떠드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선 이내 그녀에 대한 조금의 동정심을 지워버렸다. 빵은 맛있었고 꽃은 향기로웠고 출세길은 보장되어 있었다. 명문 학자 가문의 후손인 아이카와 치나츠 또한 그 무탈한 출세길을 걸어갈 거라고 그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두캇 공화국에서는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마칠 그녀를 위해 좋은 자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벌써 각 부처간의 눈치 싸움이 시작되었을 정도였다.

 

"드디어 찾았다."

 

나지막하고 평탄한 어조. 그리고 약간의 미소.

그녀의 내면에 흘러넘치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표현하기엔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목소리였다. 언제나 웃는 자야말로 가장 위험하다는 문학 작품의 클리셰가, 발현되어선 안 될 곳에서 발현되어 버렸다.

 

'스스로 날 찾아온 거로구나. 기특하도다.'

 

"아직 아냐. 조금 기다려. 유이의 안부를 확인할 때 까지."

 

'얼마든지. 내가 널 인도해주마.'

 

"아, 그렇지. 당신 신도를 조금 더 죽여야 할 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

 

치나츠는 어느 새인가 별의 목소리를 듣고, 별과 이야기하고 있었고, 별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질문을 구하고 있었다. 그것이 인간에게 있어선 안 될 일이라는 걸, 별의 대답을 들은 후에야 어렴풋이 자각할 수 있었다. 물론 그녀의 냉철하고 차가운 이성은 이 상황의 이상성과 비윤리성에 대하여 모든 검토를 마치고 결론을 낸 뒤였다. 별의 광기 따위에는 꺾이지 않을 강철같은 지성과 서슬퍼런 얼음 같은 이성이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지성과 이성이, 감정의 편을 들어주었다는 건 조금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

 

 

 

"오오츠키 유이라고 해! 가 아니라, 해요. 잘 부탁드려요 치낫츠 아가씨!"

 

그것은 언젠가, 나 아이카와 치나츠가 미시로 왕국을 방문했을 때 일어난 만남이었다. 수몰당한 도쿠가와 영지의 뒷처리 및 이익 배분 문제를 놓고,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수장당한 시체를 뜯어먹는 자리에 참가하기 위해 내 삼촌이 파견되었다.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이번 기회에 각국의 높으신 분들에게 인사하고 얼굴 도장을 찍어두라는 아버지의 명에 따라 삼촌의 수행원으로 따라나섰다.

 

"제2 수행비서 아이카와 치나츠라고 해. 용병은 무례한 게 세일즈 포인트인가?"

 

원래 미소짓는 마네킹 이상의 역할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도쿠가와 영민들의 저주를 받은 건지 수행비서 중 한 명이 식중독으로 쓰러져버려 비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의전에 맞는 추가 호위가 급파된 것이다. 그 때 죠가사키 용병단을 통해서 소개받은 '실력있는 경호원'이 바로 오오츠키 유이다.

오오츠키 유이. 그녀였다. 실력은 있지만, 조금 경박하고 무례한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온실 속에서 배양되던 아가씨가 온실 바깥에서 접한 첫 자극은 조금은 스파이시하고 스위티했다. 내가 아는 다른 '잘나신 아가씨'들이라면 벌써부터 길길 날뛰고 난리도 아니었겠지만, 소탈하고 메마른 내 성격은 그런 히스테리를 용납하지 않았다. 명가의 아가씨처럼 치장에 관심을 가지라는 어머니의 충고는 이 시점부터 들어먹지 못할 잔소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럼 어디로 놀러갈래? 파티 때 까진 아직 시간 많은데. 뭣하면 유이가 알려줄까? YO?"

 

"일."

 

"에?"

 

"일."

 

기대에 차 반짝이던 눈에 노골적인 실망이 어른거렸다. 점점 수위를 불려가던 실망은, 내 앞에 쏟아진 서류뭉치의 산을 보자마자 도쿠가와령을 수몰시킨 물처럼 유이의 두 눈동자에 차올랐다. 그 정도로 알기 쉽고, 꾸밈없는 아이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유이는 이 일을 '아가씨를 적당한 곳에 데리고 다니면서 꿀 빨다가 파티 시간까지 회장에 집어넣는 편하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죠가사키 미카 그 망할 년은 선택 미스를 저지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에에....... 그럼 유이는 계속 이 숙소 안에서 있어야 하는 거야?"

 

"넌 내 개인 경호니까, 순찰에 참가할 필요는 없어. 화장실에 갈 땐 나한테 말하고 가고, 내 허가 없이 주위 행인에게 무력을 사용하는 건 금지야."

 

"아니 유이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고. 유이는! 캔디를 빨면서 놀고 싶단 말이다!"

 

"물론 복지는 제공하지. 특제 살미아키다."

 

"믿고 거른다는 그 살미아키? 칠흑의 맛을 내는 그 살미아키 사탕?"

 

"너도 살미아키의 훌륭함을 모르는 건가. 뭐 좋아. 그리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선 오락도 제공하지."

 

"오락?! 정말이야?!"

 

"아아, 체제하는 동안 읽을 책들을 몇 권 가져왔으니 읽어도 돼. 하나같이 엄선한 명작들이다. 재미는 보장하지."

 

하늘이 무너지고 별빛조차 꺼져버린 듯 한 유이의 얼굴이, 그리 재밌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의 기분과 감정에 놀라면서도, 그걸 멈추지 않으려 하는 내가 있었다. 산더미같이 쌓인 책의 무덤을 가리키자, 유이의 얼굴에 체념의 빛이 감돌아버렸다.

 

"에.... 유이는 그냥 운동이나 할래."

 

"고용주로서 명합니다. 읽어요."

 

"이것이.... 두캇 공화국의 갑질..... 그쪽에서 들어오는 일들은 하나같이 싹 다 갑질 투성이야..... 부조리해...."

 

"불만이 많군 하청업체. 원청에 찔러줄까?"

 

그 날, 난 묵묵히 서류를 처리하고 유이는 묵묵히 책을 보았다.

 

자고 일어난 후, 살미아키를 씹으며 책을 읽던 유이의 모습이 너무 눈부셔셔 계속 자는 척을 했다. 보호구를 벗고 간편한 복장을 입은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등을 더듬는 아침의 햇살이, 조용히 책을 읽어내리는 금발벽안의 여인을 화사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조금만 꾸미면, 화사하고도 단아한 아가씨가 되지 않을까. 나처럼 무미건조하고 음흉한 인간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버렸다.

 

"......성접대는 계약에 안 넣었어. 아까부터 어딜 보는 거야, 이 변태."

 

책을 닫는 소리. 무심코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성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한 눈에 반한 거였다. 그 날 아침, 경험도 없던 내가 그녀를 덮치고 싶던 욕망을 참은 건 기적같은 일이자 훌륭한 일이었다.

아침에 그런 짓을 했다간 일에 짓눌려버렸을 테니까. 가문의 사업장 등에 손을 대본 적은 있지만, 이 정도로 대규모의 업무를 맡은 적은 없었다. 정말 미치도록 바빴다.

 

"파티요? 됐어요. 그것보다 일이나 하죠. 아, 거기 그 서류는 2급 기밀이니까 협상단장님에게 인가 받고 오세요. 그리고 거기 4급으로 분류된 건 내일 협상 때 풀어도 되는 종류들이에요. 아, 여기 부탁하신 서류 완성했어요. 그리고 블랜 수행비서장님이 요구한 서류는 저녁쯤에 나올 거니까 바로 처리될 수 있도록 준비 부탁드린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가니슈카에서 오신 핫산 대사님과의 오찬에선 메뉴에 실수 없도록 주방장한테 전해주세요. 냉차요? 선인장즙은 거기서 질리도록 먹었을 테니까 두캇산 국화차나 대접하죠. 아, 그리고 로쿰 잊지 말고요. 로쿰 레시피? 설탕이랑 전분이랑 대충 넣어서 10시간 넘게 끓여요. 거기에 향초 좀 넣고. 맛은 보장 못합니다. 첩보부에서 가져온 제국 측 기밀들은 B2로 지정되어 있으니까 도장 챙겨가세요. 그리고 호위랑 같이 움직이고요. 어제 길거리에서 피살당한 오렌 2급비서 꼴 나기 싫으면요. 그리고 의전 담당은 슈톨렌 1급비서님이니까 그쪽에 물어보세요. 예? 어제 여자 경호원이랑 밤새 놀아나다가 척추가 나갔다고요? 미친 시발 틀딱 노친네가 힘도 좋아요. 이쪽은 섹스 못해서 안 하는 줄 아나. 애초에 그 나이에 서기나 해? 아무튼 경호원한테는 2000주얼 정도로 딜을 해봐요. 4000불렀다고요? 날강도같은 년. 콜. 그럼 의전 문제인데 오늘 저녁 파티 입장 순서는 제국이 무조건 최우선이고 전원 경의를 표하는 거에요. 아, 소식이 아직 전파가 안 된 모양인데 오늘 갑작스럽게 제국의 뮤즈가 참가하기로 되었습니다. 예 그 뮤즈 맞아요. 참가자는 야자와 니코. 하 미친 뮤즈 이 늙어뒤지지도 않는 미친년들은 갑자기 왜 오고 지랄이야. 게다가 야자와 니코가 왜 여기 나타난 거야. 그럼 이 서신 왕궁 기사단으로 보내줘요. 특급배송으로. 그리고 후타바 안즈 경 곁에 붙어서 재촉하고요. 목숨은 알아서 챙겨요. 아, 당신은 모로보시 키라리 경에게 호숫가 항해허가좀 받아놔요. 사쿠라이 경한테 인사하러 가는 길에 여자 몇 명 붙이는 거 잊지 말고. 그리고 사쿠라이 경은 별볼일 없는 인간이니까 주의 안해도 괜찮은데 그 딸은 좀 예사 인간이 아니에요. 애 취급하되 얕보지 말아요. 그 나이대 아이들이란 건 우리 두캇의 특산품인 살미아키 사탕 하나만 물려주면...... 왜 다들 표정이 그래요? 살미아키 맛있잖아요."

 

"음, 치낫츠가 엄청 굉장한 사람이여서 놀란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성격도 아가씨답지 않고. 솔직히 유이도 놀랐어."

 

"칭찬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응. 유이는 멍청하고 못 배워서 외교니 기밀이니 하는 건 잘 모르지만."

 

"오늘 밤에 와.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가르쳐줄께."

 

"아, 나 어제 소설을 읽느라 잠을 못 자서" "2급 수행비서 재량으로 휴가를 부여합니다. 인원 관리는 수행비서장 권한이라고? 알 게 뭐야."

 

바빳다. 하지만 유이가 옆에 있었다. 내가 일하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내 업무효율이 2배로 올랐다. 두캇에서 따라온 급사 한 명이 '유이치나?!'라는 의미불명의 소리를 하길래 펜을 던져주었다. 유이가 그 펜을 주워, 급사의 발 밑에 다시 한 번 꽂자 충격파가 일어나며 급사를 천장에 박아버렸다. 나무합판으로 된 천장이어서 급사가 많이 다치진 않았다. 죠가사키 용병단에 갈 클레임은 내 선에서 뭉게버렸다. 뭉게지 말 걸.

 

"내가 말했지?"

 

"죄송합니다....."

 

"난 자고 싶다고. 왜 뱃놀이 따위에 불러낸 거야."

 

"에, 아까 급사 날려버린 일 이야기 아니야?"

 

저녁. 겨우 일이 끝났다. 파티에 참가할 기력 따윈 남아있지 않아서, 그냥 방에 돌아가서 좀 쉬고 싶었다. 하지만 때마침 야자와 니코를 노리고 어떤 멍청한 놈들이 테러를 저질러 준 덕분에 방에 돌아가지도 못하게 되었다. 것보다 야자와 니코가 내가 머물던 숙소에 같이 머물고 있었다. 미친 시발 난 예나 지금이나 죽기 싫다고.

그래서 정처없이 헤메이기 전에, 유이가 좋은 곳이 있다고 말하길래 아무런 생각 없이 따라갔다. 생각하기 싫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정처없이 부둣가까지 따라가 조각배 위에 탔다. 가라앉은 도시를 품은 호반을 바닥 삼아, 초승달조차 비치지 않는 밤을 별빛에 의지해서 헤엄치고 부유했다.

 

"급사 따윈 언제든지 보충할 수 있어."

 

"에...... 용병인 내가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용병도 얼마든지 소모하고 보충할 수 있다고? 우리 대장님은 그래도 부하들을 아껴주는 편이지만....."

 

"대장이 좋은가 봐?"

 

"응! 사실 왠만하면 계속 따라다니고 싶어."

 

".....음, 가능하면 널 내 전속 호위로 고용하고 싶은데."

 

"역시 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 계약에는 없지만.... 솔직히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줄께. 치낫츠한테는 빛도 있고."

 

"어머, 섹스는 거절하지 않는 거네."

 

"기분좋은걸. 아, 굳이 무리해서 허세 부리지 않아도 돼."

 

별빛에 잠긴 호수는 유이의 표정을 감춰버렸다. 스스로의 마음을 감추고, 그 속살을 은밀히 덮은 장막이, 별빛 같은 구멍 속에 전부 다 드러나버렸다. 하는 수 없이 장막을 찢고, 앵두 같은 입술을 난폭하게 빨아들였다. 내 속에 펼쳐진 밤하늘이 그녀의 입술을 빨아들인 순간, 내 전부가 별빛 같은 유이의 밤하늘에 삼켜져버렸다.

 

별빛만이 조곤조곤 속삭이듯 점멸하는 호수. 수몰당한 도시의 밤에서 은밀히 이루어졌을 일들은, 그 도시의 위에서도 어두운 밤하늘을 장막 삼아 이루어졌다. 무고한 자들의 죽음 위에 자그마한 파문이 일었다. 무자비한 자들은 오늘 밤도 그렇게 죽은 자들을 조롱하였다. 아침 해가 뜨고, 삐걱거리던 보트가 한층 더 젖어서 덜컹거리게 된 이유를 주인이 모르길 바라며 둘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의 업무로 돌아왔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일이 끝나고 유이가 날 찾아오게 되었다는 것 뿐이다. 주로 내가 머리를 써서 유이를 가르치고, 가끔씩 유이가 몸을 써서 날 가르치고 하는 나날이었다.

 

"그 때 제안, 생각해봤어? 내 전속으로 들어오지 않겠냐는 거. 혹시 전속 경호원보다 더 높은 자리를 원한다면 그것도 가능해. 두캇은 언제나 계약용병을 환영하고 우리 가문은 군사 쪽에도 줄이 있지. 정확히는 군 법무관 쪽이지만. 편한 자리야. 권력도 있고. 법 공부라는 건 그리 어렵지도 않아."

 

피로와 달성감이 극에 달한 날, 돌아가기 전 난 유이에게 제안을 했다.

 

"음, 유이는 그런 어려운 거 잘 모른다고~ 유이는 하루벌어 먹고살기 바쁜 용병이란 말이야. 아, 그래도 나중에 치낫츠가 높으신 분이 되면 그 땐 날 경호로 써줘. 미카 대장님이랑 이야기 잘 하면 될거야."

 

"인망있네, 그 대장님이라는 사람도."

 

"응. 그때까진 유이도 살아있을 테니까 걱정마. 나중에 우리 용병단 법률자문인지 뭔지도 좀 맡아주면 좋겠고."

 

"법률고문이 되어주는 대가로 널 받지."

 

"아하하~ 초 웃겨☆ 그럼 난 돌아갈께. 다시 만나자."

 

"그래. 다시 만나자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이후, 그녀와 몇 번인가 만날 수 있었다. 주로 일 관련으로 출장을 나갈 때 호위라는 명목으로 난 그녀를 지목했다. 하지만, 내 사람이 되겠냐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할 수는 있었지만 죠가사키 미카를 압박하지도 않았다.

 

난 유이를 잡았어야 했다.

 

 

 

 

 

 

 

 

'그럼 내가 너의 장모님이 되겠구나. 그것도 재밌겠어.'

 

 

 

---

 

 

 

"잡아!!"

 

아아~ 또 불타버린다. 저 집, 맛있는 거 잔뜩 줬었는데. 뭐 어쩔 수 없나. 어차피 '엄마'도 상관없다고 했고. 유이는 유이의 일을 할 뿐이지.

 

"하아, 좀 더 화려하게 날뛰고 싶은데 말이야. 이 근처에는 죠가사키 재단의 고아원이 없나? 유이 심심해! 유이는 사회 최하계층에 속하는 노동자로서 결사의 자유와 여가의 보장과 오락의 제공을 요구한다!"

 

닿아라, 유이의 외침. 어디에도 닿지 않았던 마음이여. 유이에게 달려드는 날벌레들을 제물 삼아.

외침 한 번으로 왕국의 병사들이 하늘로 솟아올라 터진다. 파동을 다시 한 번 발사해 공중에서 쏟아지는 내장과 살점들을 한 곳에 응집시킨다. 삐져나온 뼈들을 적당히 쳐내고, 우리 어머니의 문양인 삼각형을 시체와 피로 새긴다. 이 어리석은 이교도, 불경한 자들의 연합에겐 큰 가르침이 되리라. 그런데 되리라, 라니. 마치 유이가 엄청 잘난 사람이 된 것 같잖아.

 

"잘난 사람이라.... 유이는 YEEEE범절따윈 모르는 용병이라구YO~ 천방지축 쌍둥이 신이시어 유잇치가 날뛰어도 엄마한테 혼나지 않게 가호하여 주시옵시고 댁들도 유이 엄마한테 귀의하기 바랍니다. 아-멘. 그런데 우리 구호가 아멘이 맞나? 뭐어때~ 고기나 더 다지자. 아, 어린아이랑 갓난아기 발견. 마침 배고팠는데"

 

음, 생각해보니 어머니의 간택을 받은 유이는 잘난 사람이 아닐까.

그러니까, 목숨을 구걸하는 아이들을 성기부터 산 채로 씹어먹을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거지. 아, 이건 유이 특제 레시피인데 여기서 공개해버려야지~ 우선 여자아이의 골반을 조심스레 부수고 자궁벽을 조금 뜯어먹어. 이건 아이에게 별식 삼아 줘도 돼. 안 먹으면 옆에 있던 나이든 가족인지 가신인지를 죽여버리고. 그리고 남자애의 낭심... 남심... 음, 어려운 말 빼자. 고추를 통째로 뽑아다가 구멍 난 자궁벽 사이로 집어넣어. 왠지 야하네. 아맞다 복막은 절대로 건드리지 마. 그리고 배 가르다가 췌장을 건드릴 수 있으니 조심하고. 췌장 건드리면 바로 죽어버린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이는 조금 별식을 먹고 싶은데.... 거기 어머니, 갓난아기 좀 줄래요?"

 

"10개월입니다."

 

"그레이트! 자 이제 아이의 자궁 속에 10개월짜리 아이를 우겨넣고, 음 잘 안들어가면 안쪽을 넓히고 갓난아기를 우그러트리고 팔다리를 꺾고 그래도 죽이진 말고........ 좋았어!!"

 

신도인 어머니가 유이의 간식거리를 마련해줬어. 음, 역시 친절해! 별의 사도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야. 죠가사키 미카 그 개년처럼 배신한다거나 하진 않는다니까. 게다가, 큼지막한 냄비랑 기름도 빌려주잖아! 거기에 불조절까지 해 주고. 자 이제 남은 공간에 다진 야채를 가득 채우고, 남자애를 다져서 향신료랑 밀가루와 같이 반죽한 다음 여자아이를 감싼 다음에 기름을 가득 부은 냄비에 투입. 아, 얼굴은 냄비 바깥으로. 그리고 냄비에 열을 가하면

 

"히캬아이이아아이아아아가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악!! 살랴저여우어어아아아아아아!! 안돼어어아잘못했어여어어어어아파!!! 아퍼아마가가엄마마아아마마마아마마"

 

"음, 고오급 메뉴에는 격에 걸맞는 음악이 곁들어져야 하는 법이지. 치나츠가 그랬어. 그러고보니까 말이야 치나츠. 유이도 똑똑해졌다? 엄마가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치나츠가 가르쳐준 게 아니었으면 이번 일은 못했을 거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 지금 유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 혹시 이단심문관 같은 걸 하는 걸까? 그거라면 차라리 유이가 먹어버리는 게 나을까? 미후네 같은 쌩또라이년의 손에 걸리기 전에 말이야. 아 그래도 후레쨩이라면 이야기가 통할지도 몰라."

 

"으히하하하하하아가갸아아윽!! 뜨거우어어어어요오오우우우아!! 히이잉이이이잉야아아악!! 캬우흐어어어어엉엉"

 

"아, 잘 익었다. 음, 제대로 죽지 않고 살아있네. 역시 어린아이들은 연료로 쓰는 것 보단 이렇게 제대로 요리하는 게 더 좋단 말이야. 유이는 얼치기로 고급 문화를 배운 미식가였던 것이다! 잘먹겠습니다."

 

포식의 때다.

아, 최대한 오래 살도록 배려해줘야 한다. 일부러 '힘'을 불어넣어서 음악도 즐기고 신선함도 즐기고 있는데 죽어버리면 안돼잖아. 용병 땐 싱싱한 음식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어서 유이는 싱싱한 음식을 선호한답니다. 미식가에요~ 우선 갈비를 한 점..... 음!! 딜리셔스!! 남자아이 육즙을 잔뜩 빨아먹은 갈비가 이리 맛있을 줄이야. 복막을 해치지 않아서 육즙도 풍부해! 복막이 상하면 내장 육즙이 사라진다고. 그럼 이번엔 자궁 속에서 익혀둔 소스에 허벅지를 찍어서 또 한입. 와오! 후레데리카!! 맛있어!! 비명도 더 세지고, 피 속에서 흘러나온 야채 국물과 정액이 깊은 맛을 더해주고 있어. 자, 그럼 대망의.....

 

"아, 안돼에에에에에에에에"

 

"돼. 먹이 주제에 시끄럽게 굴지... 아니지 더 울어야지? 죠가사키 미카가 구해줄지도 몰라~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면서 널 먹어치울 거라고 그 로리콘은~ 그년은 갓난아기도 강간할걸?"

 

매우 좋은 고기야. 머리를 깨물어 뼈를 부수고, 그 안에서 잘 익은 뇌골을 빨아먹었다. 튀겨지는 인간의 맛이다. 이런 맛있는 건, 어머니께 진상해야지. 헤이 마마~ 유잇치의 효도를 받아줘~ 난 엄마에게 먹을것도 주는 효녀라고~ 혹시 날 튀겨먹을 거야? 그것도 좋겠네! 아 그전에 허벅지 골수 좀 빨아먹고. 익은 골수의 깔끔한 맛은 깊은 곳의 교단의 돼지새끼들도 인정하는 존맛이지. 그것들은 돼지지만 미각 하나는 유이도 인정? 앙 인정띄 ㅇㄱㄹㅇ ㅂㅂㅂㄱ

 

'기특하구나. 정말로 기특하구나. 이렇게 기쁠 수가.'

 

"에헤헤~ 고마워요!"

 

아싸! 엄마한테 칭찬받았다!

 

'그래서, 너에게 선물을 준비했노라. 뒤를 보거라.'

 

".....뒤?"

 

그러고보니까, 뭔가 익숙한 시선이야. 왠지 야한 듯 한 그런 시선. 누구지? 아니, 잠깐만. 유이가 이 거리까지 접근을 허용했다고? 신도도 아닌 사람에게?

파동 준비. 누구인지 확인하고, 발

 

"유이."

 

"치나츠."

 

죽지도 못하고 잔인하게 튀겨져선 헐떡이는 여자아이. 내가 했다.

다져진 남자아이. 내가 했다.

익어버린 갓난아이. 내가 했다.

 

"보지, 마....."

 

어째서일까.

이건 어머니를 기쁘게 할 일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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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위에 경고문 붙여놓음 혹시 느낄 불쾌감은 내 책임 아님. 이건 불편해도 괜찮은 글일 겁니다 아마.

음, 오랬만에 글이 팍팍 써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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