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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Bless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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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4, 2017 21:59에 작성됨.

저, 프로듀서 씨....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행복이란, 정말로...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걸까요?

 

 

우즈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

밤늦게까지 동료 아이돌들을 비롯하여, 팬들, 학교 친구들, 그리고 심지어 적대적이었던 프로덕션의 사장조차도 참석한 생일파티가 끝난 후에, 우즈키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왜일까, 생일을 맞이해 선물을 잔뜩 받아 행복해야 할 고등학생 소녀의 표정치고는 너무나도 어둡다.

이유를 물어볼까, 머릿속에 프로듀서로서 그녀를 그렇게 두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고개를 살짝 흔들며 그 방법을 부정한다.

우즈키의 슬픈 시선은 선물들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럼 무엇이 슬픈 것인가, 우즈키는 어떤 것도 말하지 않는 채 창 밖만을 쳐다본다.

차가운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별빛에 잠시 우즈키가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무슨 슬픈 기억이라도 떠올린 것일까, 아무 말도 없이 우즈키를 쳐다보던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내가 있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는지 우즈키의 슬픈 듯한 말투가 들려온다.

 

「프로듀서 씨, 우즈키는....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는 걸까요?」

 

「...그게 무슨 소리야?」

 

우즈키의 입에서 나온 말에 내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듯이 반응하자 그녀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무언가 고민이 있는건가, 그녀가 입을 연 이상 프로듀서인 내가 이 라비린토스와도 같은 대화의 침묵을 한 걸음 먼저 돌파해야만 한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우즈키답지 않-」

 

「저다운 거란건 뭘까요, 프로듀서 씨?」

 

「...우즈키다운 것?」

 

별다른 의미도 없는 말로 우즈키의 기분을 풀어주려던 나의 계획이, 그녀의 날카롭고도 뭉툭한 한 마디에 완전히 하얗게 변한다.

내가 아무런 말도 못하자 우즈키가 미소가 어울리는 그 얼굴에 슬픈 표정을 지으며 길게 한숨을 쉬고는 나를 쳐다본다.

그 순진무구하고도 슬픈 눈빛에 나는 뭐라고 말해야 그녀가 기분을 풀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복잡한 표정으로 우즈키의 표정에 대답하자 그녀가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듯이 말한다.

 

「그렇네요, 저는 아무래도 평범한 일반 사람이니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뇨, 그런 건 아니지만... 뭐랄까...」

 

우즈키가 자신도 잘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끝을 흐리며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웃는 얼굴이었지만,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표정에 내가 잠시 우즈키를 쳐다보다 급탕실로 가 따뜻한 녹차 두 잔을 탄다.

우즈키 것은 내 것보다는 달게, 내 것은 우즈키 것보다 쓰게.

내가 잠시 사라지자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우즈키가 내가 그녀의 몫으로 끓여온 차를 내밀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우즈키의 표정을 본 내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녹차 한 잔을 들이키고는 입을 연다.

 

「뭐 때문에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프로듀서라도, 우즈키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니까.」

 

「....그렇죠.」

 

「하지만, 선물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

 

「그건, 너무나도 많은 분들에게 선물을 받아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그럼 갑자기 기분이 다운된 거는 왜 그런거야?」

 

「그건, 선물을 받고 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아도 되는걸까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우즈키의 말에 나는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우즈키를 쳐다본다.

평범의 극치라고 불리는, 정통파 아이돌 우즈키.

그녀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일을 겪었고, 너무나도 오랜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겪었다.

이제는 행복해져할 때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런 종류의 거대한 축복은 받아본 적이 없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해본다.

 

「그렇구나, 조금은 부담스러워진건가.」

 

「그렇달까, 조금 불안해졌달까...」

 

「그렇겠네, 우리 프로덕션을 대표하는 아이돌인 시마무라 우즈키라고 해도, 언젠가는 생일을 축하받지 않고 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겠지.」

 

「....」

 

내 말에 우즈키가 정곡을 찔렸다는 듯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린다.

정답인가보군,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아직 따뜻한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우즈키에게 가까이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의 쓰다듬에 우즈키가 햐앗?!하고 엄청 놀란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완전히 빨갛게 물든 얼굴로 가만히 앉아있다.

 

「너무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우즈키. 넌 언제나 축복받을 테니까.」

 

「하지만, 프로듀서 씨, 저는....」

 

「우즈키는 평범하지 않아. 정말로 귀여운 아이돌이지만, 그보다도 언제나 내 마음속에는 소녀일 테니까.」

 

「그, 그런가요...」

 

나의 말에 우즈키는 왠지 모르게 기쁘다는 듯이 헤헷하고 웃고는 나를 올려다본다.

우즈키의 향기로운 체취와 함께 귀여운 표정이 나에게로만 향한다.

이런 기분도 괜찮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우즈키에게서 천천히 떨어지고는 녹차를 마저 마시고는 입을 연다.

 

「그럼 이 정도로 됐으려나. 기분은 좀 풀렸니?」

 

「아, 네, 조금....」

 

「그럼 다행이야. 생일 축하해, 우즈키.」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씨.」

 

우즈키의 조금이나마 밝아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옅은 미소를 짓고는 내가 있어야만 하는 곳인 나의 사무실 책상으로 돌아간다.

내가 회귀할 장소, 나의 모든 것, 그리고....내가 있어야만 하는 곳.

내가 막 의자에 앉으려는 찰나,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우즈키가 벌떡 일어나더니 빨갛게 물든 얼굴로 나를 보며 소리치듯이 말한다.

 

「그, 그럼...! 제가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제 생일을 언제나 축복해주세요!」

 

「응? 그거야 당연하지.」

 

「다, 당연한 건가요!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

 

우즈키의 말에 나의 당연하다는 말투가 답하자 그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왜 감사하다고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야, 나는 우즈키의 밝은 미소를 보며 그렇게 생각하곤 의자에 앉는다.

 

우즈키는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 아이가 행복을 가지고 싶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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