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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세계 아이돌] 행운과 불행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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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7, 2017 21:47에 작성됨.

그녀는 빈민가 출신의 아이였다.

그녀는 부유한 중산층의 아이였다.

 

 

그녀는 언제나 행운이 따르는 소녀였다.

어두운 뒷골목에서조차 그녀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없었으며,

그녀를 위협하는 자들은 하나같이 손도 대지 못한 채 자멸했다.

그녀는 언제나 불행이 따르는 소녀였다.

밝은 대낮에서조차 갱스터에게 인질로 잡히고는 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늘 크고작은 사고가 뒤따랐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버렸으나, 그녀는 불행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런 위험도, 위기도 겪지 않고, 오로지 기회와 성공만이 따랐다.

또한 그녀 뿐만이 아니라, 그녀와 같이 지내는 이조차 행운이 함께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사랑했으나, 그녀는 행복할 수 없었다.

그녀는 늘 위험에 빠지고 위기를 겪었으며, 성공과 기회는 그녀에게는 주어지지도 않았다.

또한 그녀 뿐만이 아니라, 그녀와 같이 지내는 이조차 불행이 함께했다.

 

 

그녀와 지내는 이들은 늘 성공하고, 계획이 이루어지며, 괴로움이란 없었다.

그녀와 지내는 이들은 늘 실패하고, 계획은 틀어지며, 행복이란 없었다.

 

 

그녀의 힘은 많은 이들이 다가오게 만들었다.

또한 그녀를 적대하는 자는 늘 패배했다.

그녀의 재앙은 많은 이들을 떠나게 만들었다.

또한 그녀를 사랑하는 자는 늘 패배했다.

 

 

그녀는 행운 속에서, 오로지 승리만 하며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아쉬움을 품었다.

그녀의 행운은 그녀의 욕심까지 책임 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불행 속에서, 오로지 패배만 하며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행복하려 했다.

그녀의 불행은 그녀의 마음까지 꺾지는 못했다.

 

 

그런 그녀가, 그 어린 소녀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본디 고급졌던 옷인 듯 하지만, 이미 수없이 고난을 겪었음을 의미하듯 많이 헤져있는 옷을 입고 앉아있는

불행 속에서도 억지로 참고 웃는 듯한 분위기의 그 여자 아이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그런 그녀가, 그 여인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별로 부유해보이지 않은, 특별할 장식도 없는 옷을 입었지만,

그 어떤 고난도 겪은 적이 없다는 듯이 여유로움과 따분함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그 여인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그녀는 그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소녀가 쓸모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그 여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도움에 감사해했다.

(그녀는 여인이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소녀에게 이런저런 일들을 시켜보았다.

간단한 잡일부터, 그녀의 조직의 심부름까지.

그녀는 여인에게 받은 일을 제대로 하는 일이 없었다.

여인에게 받은 심부름부터, 간단한 잡일까지

 

 

그러나 그녀는 소녀의 실패에서조차 이득을 얻었다.

소녀가 음식을 가져다주다 깨뜨렸을 때는 독이 들어있었으며,

소녀의 심부름이 실패할 때는 그녀의 적들이 휘말려 붙잡혔다.

그녀는 여인을 실망시켰다는 생각에 우울해져 갔다.

자신을 믿고 맡겨준 심부름을 할 때는 늘 누군가와 부딪혀서 물건을 잃어버리고,

음식을 가져다주려고 했을 뿐인데도 넘어져서 깨뜨려버리곤 했다.

 

 

그녀는 소녀의 특이함을 눈치챘다.

그녀는 소녀가 비정상적으로 불행함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여인의 무서움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여인이 그저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소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조직에 소녀를 보내었다.

그녀는 여인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여인이 알려주는 곳에서 열심히 배워가며 일했다.

 

 

그녀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싶어하는 조직들은 머지않아 ‘사고’나 ‘내부 분쟁’으로 무너져내렸으며,

그녀는 그 조직들을 손쉽게 손에 넣었다.

그녀의 노력은 헛수고였다.

그녀가 노력하면 할수록 그 곳의 사고는 많아졌으며,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결국에는 그녀의 동료들마저 무너져내렸다.

 

 

그녀는 소녀에게 계속 일자리를 주었다.

소녀가 불행해질수록 그녀에게는 행운이 되었다.

그녀는 소녀의 불행을 바랐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하는 소녀가 우스웠다.

여인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그녀는 여인이 그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기회를 주는 여인에게 감동했다.

 

 

 

 

그녀는 행운이 따랐다.

그렇기에 부주의했다.

그녀는 불행이 따랐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녀는 그저 그녀의 방에 있었을 뿐이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쉬고자 방에 있었을 뿐.

그녀는 그저 여인을 위하고자 했을 뿐이다.

여인의 노력에 감사하며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간식을 준비하여 여인을 찾아갔을 뿐.

 

 

혼자 남은 그녀는 문득 소녀가 떠올라 혼잣말을 했다.

그녀가 소녀를 만나고, 소녀의 불행을 눈치챘으며,

그걸 다른 이들에게 보냄으로써 그들을 멸망시키고 이익을 취한다는 것,

그리고 소녀는 아무 것도 모르고 행동하는 것, 그 모든 것이 우습고 재밌다는 이야기를.

여인의 방에 찾아간 그녀는 그런 여인의 혼잣말을 들었다.

못들은 체를 하려고 하여도 그럴 수 없었다.

그녀가 놀라면서 들고 갔던 간식들은 떨어졌고,

곧 바닥에 부딪혀 큰 소리를 냈다.

 

 

 

 

그녀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당황했다.

그녀의 행운은 소녀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해야하지 않나?

어째서 들킨 건가?

그녀는 놀랐다.

여인은 그녀를 믿어주는 것 아니었나?

여인은 그저 불행을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었나?

 

 

하지만 그녀는 곧 눈치챘다.

그리고 그녀는 곧 깨달았다.

 

 

 

그녀의 행운은 건재했다는 것을.

그녀의 불행은 건재했다는 것을.

 

 

 

그녀는 소녀가 눈치챘음을 알았지만,

소녀가 갈 곳도 없다는 사실 또한 알아챘다.

그녀는 배반당했음을 알았지만,

여인은 그녀가 불행하게 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녀들이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녀가 들킨 것도, 

그녀가 엿들은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그녀들이 만난 것은-

 

 

 

그녀의 욕심을 채워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에게 최고의 행운을 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의 마음을 꺾어버리기 위함이었다.

그녀에게 최고의 불행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제 그녀는 모든 것을 얻었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이제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으며,

그녀의 끝없는 욕심은 끝없이 채워진다.

그녀는 그녀의 경쟁자를 끝없이 부숴뜨려 간다.

이제 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이제 무엇이든지 얻을 수 없으며,

그녀의 강인한 마음은 산산히 부셔졌다.

그녀는 그녀의 동료들을 끝없이 망가뜨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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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세계 아이돌 설정들 보고 생각나서 적어본 글입니다.

행운과 불행은 서로 상충하여 없애줄 수도 있지만, 동료로서 만난 게 아니라면, 불행이 곧 행운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며 적어보았습니다.

아아 호타루...

 

170626 - 아주 늦었지만 정렬로 구분하면 어떨까-싶어서 바꿔봤습니다. 덤으로 색도 넣어 구분해보았습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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