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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빛을 잃은 사파이어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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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7, 2017 18:19에 작성됨.

3화 - 인간의 틀에서 벗어나다-

 

살아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죽어버린다면 그 이후에 그 어떤 기회도 그에게 돌아갈 일은 없을테니까. 뭐, 살아있는다고 해도 어떤 기회가 꼭 오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미시로왕국 동남부 지역에 극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왕립연구소가 하나 있었다. 그 연구소의 가장 깊숙한, 쇠창살로 막혀있는 방에 아직 10살도 채 되지 않은 듯한 여자애가 팔 다리가 전부 없는 모습으로 벽에 기대 누워 있었다. 그녀가 이 곳에 온지 어느덧 2개월. 그 기간동안 소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모르모트로 이곳에 끌려와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잔뜩 보았다. 이 곳에 끌려온 대다수의 인간이 일주일를 버티지 못했다. 아니, 이 2개월 동안 끌려왔던 사람들 중 살아남은 사람은 없었다. 오직 그녀 하나만을 제외하고. 단순한 우연인걸까 아니면 체질인걸까. 다른 모르모트와는 달리 그녀만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 -마마, 심심해. 심심해.-


아니, 변화는 있었다. 그녀의 배가 예전에 비해 조금이지만 부풀어 오른 것. 그리고 언젠가부터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의문의 목소리. 이 단기간에 정신적인 충격을 너무 받아서 환청이 들리는 것일까. 이 목소리가 어째서 들리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안다고 해도 뭔가 변하는 것은 없었지만.


호노카 "심심한 것은 알겠는데 저보고 어쩌라는건지.."


??? - 부우. 마마. 너무해. 그래도 마마 좋아.


그래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목소리의 주인이 있는게 호노카에게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었다. 이런 지옥같은 곳에서 대화할 상대(?)도 없었다면 이미 예전에 정신이 무너졌을테니까. 아니, 어쩌면 거의 무너진 상태일지도 모른다. 다만, 환청이라는 형태로 뇌가 자기방어를 하고 있기에 완전히 무너지는 것만은 면한 상태일 수도 있다.


호노카 '그나저나 오늘은 상태가 이상한 듯 한데..'


??? -이상하다니, 뭐가?? 뭐가, 마마??


호노카 "평소보다 조금 시끄럽다고 할까... 그보다, 생각으로도 대화가 가능한거였나."


??? - 웅... 몰라!! 그냥 마마 생각 들려.


그러고보니 전에도 몇번 자신의 생각에 답한 적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목소리의 주인이 진짜 누구인걸까?? 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 - 나, 마마 자식!!

자식?? 호노카에게 아이는 없다. 이제 8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에게 자식이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호노카는 어쩐지 이 목소리의 주인이 진실을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증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크르르릉


그 때 호노카의 양 눈에 쇠창살 저편에 서 있는 괴물의 모습이 보였다. 괴물은 호노카를 보더니 쇠창살을 박살내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도망쳐야한다. 보통 인간이라면 저 괴물에게 걸리면 죽을테니까.

그래. 마음같아서는 호노카 자신도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도망쳐야 하는가?? 이런 몸상태로. 팔도 다리도 없는 이런 몸뚱아리로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 틈에 그 괴물은 거대한 손으로 호노카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호노카 "꺄아아아아악!!"


강철조차 으스러뜨릴 정도로 강력한 약력으로 호노카의 머리를 움켜쥔것이다. 그 고통에 호노카는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든 몸부림을 쳐서 빠져나오고 싶었지만 사지가 없는 몸으로는 몸부림을 칠 수도 없었다. 뭐, 몸부림친다고 해도 이 괴물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는 않겠지만.


계속되는 호노카의 비명에 괴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까지 괴물이 보았던 인간들은 모두 잡는 순간 조용해졌으나, 호노카만은 이상하게도 비명을 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괴물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빗났다. 아까까지와는 달리 마음껏 가져놀아도 망가지지 않는 장난감을 바라보는 아이같은 눈빛이었다. 괴물의 팔이 크게 움직였다. 괴물의 손아귀에 들려있던 호노카의 조그마한 육체가 날려져 벽에 그대로 내동댕이쳐졌다.


호노카 "쿨럭!!!"


부딪힌 벽에 금이 갔다. 그정도로 강한 충격이었지만, 호노카 본인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죽을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겨우 그것뿐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보통은 죽었어야 할 상황에서 그녀는 아프기만 할 뿐, 멀쩡한 상태였으니까. 어째서인걸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피어올랐다.


호노카 "그런...건가..."


호노카는 얼마 안 있어서 그 답을 대충 깨달았다. 겉모습에 크게 변화가 없었기에 깨닫지 못했던 거였다. 그녀의 몸은 이미 옛적에 저 괴물처럼, 평범한 인간에서 아득히 벗어나 있었던 것을.


??? -마마, 위험. 위험!!


어느덧 자신을 내던진 그 괴물이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괴물의 손이 다시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호노카의 몸은 멀리 내던져졌다. 호노카의 몸은 벽을 부수고도, 기세가 죽지 않고 계속해서 날라가기 시작했다. 호노카의 등이 땅에 닿았다. 그러고도 기세가 죽지 않아 몸이 바닥에 튕겨져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크게 다치는 일은 없었다. 다만, 강력한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기절한 것만 빼면. 의식을 잃은 그녀의 몸은 경사를 따라 계속해서 굴러갔다.


그리고, 조그마한 몸은 계속해서 굴러, 결국 절벽아래로 떨어졌다.

 

풍덩!!

 


??? "아아, 오늘도 허탕인가??"


머리에 뿔이 돋아나있는 여자아이가 강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나이트메어. 인간이나 엘프 등 타 종족에게서 어쩌다가 가끔 태어난다고 알려진 것 이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비밀에 쌓여있는 수수께끼의 종족. 머리에 돋아난 뿔로 인해 모친을 죽이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은 저주받았다고 불리는 종족. 그 나이트메어 꼬마아이의 눈에 상류에서 무언가가 흘러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었이었는지 몰랐지만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그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강에 뛰어들어 떠내려오는 사람을 붙잡고 강가로 돌아갔다. 강가에 떠내려오던 것은 그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그 여자아이의 몸은 다른 사람과 명백하게 달랐다.


??? "팔다리가 없어??"


소녀의 몸은 양팔과 양다리가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래,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온 이 소녀는 바로, 얼마 전 실험체의 폭주로 인해서 붕괴된 이치노세 연구소에 모르모트로 있었던 호노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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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카가 받은 실험은 인간의 몸에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강제주입하는 실험입니다. 주인공보정으로 호노카는 겉모습에 큰 변화가 없이 육체에 큰 변화가 생긴 케이스가 된거지만요. 간단하게 시키랑 비슷한 케이스랄까. 시키랑 차이는 걘 자의지만, 얘는 타의에 의해서라는 것.


그 덕택에 괴물같은 맷집의 소유자가 되었지만.....


참고로 마지막에 나온 여자아이는 시노부입니다. 프릴드 스퀘어 4인방 중 한 사람이자, 초대 뉴제네레이션 중 1인. 그리고, PCS 소속인 미호의 친조모입니다. (사망연도는 아직 미정이긴 한데, 대충 나나 즉위 시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본편 시점에선 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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