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세인트☆아이돌 1

댓글: 7 / 조회: 1272 / 추천: 2


관련링크


본문 - 04-15, 2017 15:25에 작성됨.

[아침은 신과 함께]

 

예로부터 인간은 신을 믿어왔고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다양한 종교가 발전되어왔다. 이러한 종교들은 발상지에서부터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었으며, 새로운 지역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이것은 현대에도 마찬가지. 세상에는 커다란 뉴스거리부터 시작해 일상의 자그마한 부분까지 신의 영향이 뻗쳐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꿈속이라던가.

유우키 “우우응……. 뭐지?”

 

살랑이는 바람과 햇빛에 오토쿠라 유우키가 눈을 뜨자 푸르른 산의 절경이 펼쳐졌다. 봄기운이 충만하여 나무에는 푸른 이파리와 꽃이 맺혀있고, 아직 앙상한 가지도 자세히 보면 아기의 손가락처럼 작달막한 봉오리가 나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한 쪽에는 고즈넉한 신사가 지어져 있었다.

끌리듯이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소녀를 비추었다. 너무 눈부셔서 눈을 가리는데 그림자가 드리웠다. 예스러운 복장을 한 신령들이 소녀를 감싸더니 우아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놀라운 광경에 유우키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소녀에게는 믿는 신이 없다.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은 따로 종교를 가지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런 유우키도 새해에 참배를 가고, 중요한 일을 앞두면 부적을 챙기거나 기도를 할 때가 있다.

이렇듯 신이란 꼭 신앙을 가지지 않더라도 좋은 징조, 혹은 믿음의 대상으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 마음속에서부터 우리들을 격려하며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유우키 “아름다워. 어? 같이 춤추자고요? 저기, 잠깐만요!”

 

신령들의 손길에 이끌려 소녀는 빙글빙글 돌았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자 신령들은 노래를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작은 소녀 신령 하나가 악기를 꺼내들더니.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

 

유우키 “와아아아앗!”

 

이렇게 꿈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악기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기모노를 입고 머리에 리본을 매단 꿈속의 신령을 닮은 소녀가 소라고둥을 불고 있었다. 유우키가 깨어났는데도 아랑곳 않고 멈추지 않고 신나게 연주했다. 부오오오오오오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연주가 막을 내리고 소녀는 고둥을 내려놨다.

 

요시노 “좋은 아침입니다-. 유우키-.”

유우키 “아, 네. 좋은 아침이에요, 요시노 씨. 근데 그건 뭔가요?”

요시노 “이것은 기상나팔이오니-.”

유우키 “기상…… 나팔.”

 

요컨대, 깨우러왔다는 것이다. 허탈한 표정으로 유우키는 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7:30. 이른 시간이지만 평소 유우키의 생활 패턴과 비교하면 살짝 늦게 일어난 시간이다. 요즘 갑작스럽게 일이 많아져서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깨워준 것은 고마웠지만 이왕이면 좀 더 자고 싶었다. 정확히는 그 꿈속에 좀 더 머무르고 싶었다.

 

유우키 “요시노 씨는 일찍 일어나네요. 밤에도 일찍 주무시더니.”

요시노 “해가 지면 눈이 감기는 체질이기에-. 대신- 동이 트면 바로 일어나지요-.”

유우키 “그러고 보니 방안이 깨끗하네요. 청소한 거예요?”

요시노 “신세를 지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지요-. 자, 아침 식사를 하러 갑시다-.”

유우키 “아. 그러고 보니 음식냄새가.”

 

문 하나만 열면 나오는 거실과 붙어 있는 주방에서는 한 여성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하고 타카후지 카코는 인사했다.

 

유우키 “좋은 아침이에요, 카코 씨. 가지조림 하는 거예요?”

카코 “싱싱한 가지가 있어서 요리책을 보고 해봤어요. 혹시 싫어하지는 않죠? 가지요리 싫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던데.”

유우키 “좋아해요. 옛날에는 채소를 먹는 게 힘들었는데 믹스 주스를 만들면서 익숙해졌어요. 가지는 어디서 난 거예요?”

카코 “바깥 화분에 심어놓은 가지예요. 싱싱하게 자랐더라고요.”

유우키 “…… 그거 어제 심은 건데요?”

카코 “네. 이 맨션이 도시치고는 좋은 기운이 흐르고 있어서 금방 자란 것 같아요.”

 

‘아뇨, 그거 분명 카코 씨 때문인데요.’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유우키였다.

 

카코 “거의 완성됐어요. 근데 요시노 씨는요?”

유우키 “방에 있나? 잠깐만 기다리세요.”

 

방 안에 요시노는 없었다. 그런데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시노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요시노 “그대들-. 사람들을 곤란하게 해서는 아니 되오니-.”

유우키 “요시노 씨, 뭐 하세요?”

요시노 “잠깐 손님들이-.”

 

문 밖에는 흐릿한 형체를 가진 무언가가 가득했다. 문이 열리자 그것들은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며 우르르 들어오려 했다. 유우키는 다급히 막았다. 꺄아!

 

유우키 “요시노 씨, 이게 대체 뭐예요!?”

요시노 “이 마을을 떠도는 유령들이온데-. 일전에 길 잃은 아이 유령을 부모에게 인도해 준 것이 소문으로 퍼진 것 같사오니-.”

유우키 “들어오면 안 돼요! 요시노 씨도 보고만 있지 말고 도와주세요!”

요시노 “아니요-. 이들은 구원을 원하는 존재들이오니-.”

유우키 “네?”

 

요시노가 나오자 영혼들은 주춤했다.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유우키도 느낄 수 있었다. 후광을 비치며 요시노는 그들에게 손을 뻗었다.

 

요시노 “길 잃은 이들이여- 걱정 마시기를-. 그대들은 저승을 두려워 않고 찾아온 존재들-. 저, 요리타의 요시노는 그런 이들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유우키 “아아…….”

 

빛을 안겨주자 영혼들은 홀린 듯이 어딘가로 걸어갔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저승의 입구로 보낸 것이라고 한다. 꿈에서 본 광경처럼 황홀했다. 요시노가 그들을 인도하는 장면을 유우키는 넋 놓고 지켜봤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카코도 옆에 있었다.

 

카코 “보통 영혼들은 성불하기 싫어서 도망치는 경우가 많은데. 착한 영혼들이네요.”

유우키 “요시노 씨는 대단한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가. 물론 카코 씨도요.”

카코 “후후.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요. 요리도 대단하다고 해줬으면 좋겠는데. 요시노 씨~ 그만하고 아침 먹어요!”

요시노 “카코 씨-. 수고하시는군요-.”

카코 “요시노 씨도요.”

 

설령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신은 항상 우리의 곁에. 사람들이 신을 찾는 이유는 조금 무례한 영혼들에게도 은혜를 베푸는 자비로움 때문이 아닐까.

 

 

*

 

 

[행운도 과유불급]

 

일의 발단은 천계에서. 그 날도 평소처럼 장기자랑 연습을 하던 카코에게 요시노가 찾아왔다. 어딘가 굳은 결심을 한 표정이었다.

 

요시노 “카코 씨-. 카코 씨-.”

카코 “네? 무슨 일인가요? 요시노 씨.”

요시노 “소식을 들으셨는지요-? 그 성인(聖人)들께서 하계로 내려가셨다고-.”

카코 “예수님이랑 붓다님 말하는 거죠? 들었어요. 두 분 다 세기말 내내 바쁘게 일하셔서 휴가를 갔다고.”

요시노 “그분들이 내려간 곳이 우리의 고향인 일본이라 하던데-.”

카코 “네.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도 안 내려가 본지가 벌써 수 백 년이네요.”

요시노 “그렇사오니-. 현대의 일본은 어찌 변하였는지 궁금하지 않으신지-?”

카코 “으음. 제 고향은 예나 지금이나 그냥 시골이라던데요. 살던 마을은 사라진지 오래고 별로 볼 것도 없고.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요시노 “제 고향 가고시마 또한 옛날 마을의 흔적은 사라졌사온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는 듯 요시노는 카코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대로 두면 얼굴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아 얼른 본론을 물어봤다.

 

카코 “휴가를 가고 싶은 건가요?”

요시노 “정답이오니-.”

카코 “일본으로?”

요시노 “그렇사오니-.”

카코 “좋아요. 이렇게 들으니 저도 가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예수님, 붓다님이랑은 달리 우리는 여행경비라던가 거주지라던가, 이것저것 부족할 것 같은데. 그 분들보다 성인으로서 살아온 세월도 적어서 휴가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요시노 “그것은 괜찮은지라-. 이미 안내처에 문의하였는데 수 백 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휴가가 있어 장기 휴가를 받을 수 있다는군요-.”

카코 “요시노 씨는 준비가 철저하네요. 그럼 남은 건 경비인데. 휴가 중에도 천계에서 수입은 나온다지만 많이 부족할 거예요.”

요시노 “그치만 저희 또한 지금껏 열심히 일하지 않았는지요-?”

 

카코는 고민에 빠졌다. 그녀 또한 휴가를 가고 싶었으나 고려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그런 그녀의 옆에 요시노가 바싹 다가왔다. 주위를 돌며 귓가에 속삭였다.

 

요시노 “카코 씨-. 이것은 기회이오니-.”

카코 “으음…….”

요시노 “마음먹었을 때 가야만 하옵니다-. 이런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으니-.”

카코 “으음……!”

요시노 “생각해 보시지요-. 지금은 교통이 발달하여 과거에는 가지 못 했던 곳에도 자유롭게 갈 수 있습니다-.”

카코 “음! 결정했어요!”

 

그리하여 그녀들은 뭣도 모른 채 무작정 하계에 내려왔다. 저녁 장을 보고 돌아오며 이야기를 듣고 유우키는 황당해 했다.

 

유우키 “너무 적당히 정하신 거 같은데요.”

카코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들떠있었어요. 요시노 씨가 부추겨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유우키 “그래도 너무 대책 없이 내려오셨어요. 하마터면 노숙 할 뻔했잖아요.”

카코 “하하……. 그건 그렇죠. 유우키를 만나지 못 했다면 그랬을 거예요. 요시노 씨가 유우키를 찾은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하계에 내려와서 얻은 가장 큰 행운이죠.”

유우키 “어? 그런데 요시노 씨는 어디 갔죠?”

카코 “저기 있어요. 요시노 씨! 뭐 하세요?”

 

요시노 “유우키- 유우키-. 이곳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유우키 “여기요? 편의점인데요.”

요시노 “편의-? 이용이 편하고 마땅한…… 가게-?”

유우키 “네. 24시간 열려있고 음식이나 일회용품, 생활필수품까지 전부 다 팔고 있어요.”

요시노 “오호-.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곳이군요-.”

카코 “24시간이라니. 모두에게 항상 열려 있다는 점이 꼭 천계 같네요.”

요시노 “하지만 그러하면 일하시는 분이 힘겹지 않을지-.”

유우키 “파트타임이라고 해서 여러 사람이 시간마다 돌아가며 일하고 있어요.”

요시노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카코 “편리한 제도네요. 천계에도 도입 되면 좋을 텐데.”

요시노 “신사의 신들은 항상 그곳에 머물러야 하니 힘들지요-.”

카코 “신주나 무녀가 있다지만 대신 일 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그나마도 신사가 있으면 다행이지. 우리처럼 모시는 신사가 없는 신들은 머무를 곳도 없는데 일까지 혼자 다 처리해야 하고……. 불평하는 건 아니지만 ‘자영업신’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있으면 좋겠어요.”

요시노 “복지란 중요하지요-. 그래도 카코 씨는 홀로 일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고 길조로 여겨지니-. 자영업신 협회 명예회장 다우십니다-.”

 

유우키 “뭔가 엄청난 듯 별 거 아닌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것 같은데……. 저기, 이제 와서 묻기는 좀 그렇지만 카코 씨랑 요시노 씨는 무슨 신인가요?”

카코 “저는 ‘타카(매)’ ‘후지(후지산)’ ‘카코(가지)’니까 여러 가지를 맡고 있어요. 매와 같이 비상하려는 사람들, 이 땅에서 가장 높은 후지산의 기운, 자연의 은혜로부터 나오는 건강함. 전부 합쳐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행운’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유우키 “카코 씨, 생각보다 더 대단하신 분이셨어! 요시노 씨는요?”

요시노 “기대를 실망시키는 것 같지만- 카코 씨와 달리 저는 그리 대단한 신은 아니오니-. 그저 길 잃은 이들을 인도할 뿐이랍니다-.”

유우키 “수수하지만 그것도 정말 멋진 일이예요! 저번의 그 영혼들도 그렇게 인도한 거군요!”

요시노 “그런데 유우키-. 이 편의점에 들어가 보면 안 되는지-?”

유우키 “어어. 저녁 장거리는 이미 다 봤는데.”

카코 “그럼 저녁을 먹고 즐길 음료와 과자라도 사갈까요?”

유우키 “음. 좋아요! 제가 지금껏 마셔본 것 중에서 최고의 특제 믹스 주스를 만들어 드릴게요!”

요시노 “감사하오니-.”

 

신이 나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요시노를 보며 유우키는 싱긋 웃었다. 이렇게나 귀엽고 앙증맞은데 대단한 신이라니. 그것도 자신보다 연상인 언니라니. 새삼 놀라면서 따라 들어가는데 카코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카코 “요시노는 매듭과 방향을 담당하는 인연의 신이면서 사실 성불을 담당하는 저승 신, 그러니까 사신이기도 하답니다.”

유우키 “…… 네?”

 

이렇게나 귀엽고 앙증맞은데…….

 

요시노 “이것은-!”

카코 “요시노가 좋아하는 전병이네요. 그런데 카레맛?”

요시노 “카레란 것은 무엇인지- 유우키-?”

유우키 “어, 어, 어, 네? 뭐라고요?”

카코 “충격이 컸나 보네요. 유우키, 이 전병 맛있나요?”

유우키 “아. 카레 전병이요? 꽤 인기 있는 과자예요.”

요시노 “카레라는 것은 무슨 맛인지-?”

유우키 “카레가 무슨 맛이냐면…….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복합적인 맛이에요. 보통은 매콤한 맛이 제일 처음 눈에 띄지만.”

요시노 “매콤한 맛-…….”

유우키 “매운 거 싫어하나요?”

요시노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으나- 카레라는 것은 처음인데-. 무언가 묘하게 끌리는지라-.”

카코 “그럼 이걸로 살게요. 저는 인절미 과자로 할게요. 유우키는?”

유우키 “저는 과자보다는 음료수요. 탄산과 스포츠 음료가 생각보다 맛있는 조합이 되더라고요.”

 

계산을 하려는데 카코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이건 뭔가요? 점원에게 묻자 의아하게 답했다. 복권입니다.

 

점원 “여기를 동전 같은 걸로 긁으면 번호가 나오는데 그걸로 매주 추첨을 합니다. 당첨되면 등수에 따라서 돈을 지급해주죠. 이 복권은 최대 3억까지 당첨될 수 있죠.”

카코 “운이 따라줘야 하는군요.”

요시노 “카코 씨가 한다면 분명 1등이 당첨되지 않을지-.”

점원 ‘응? 분명 1등?’

카코 “네에. 예전에 비슷한 걸 해봤을 때도 그랬어요. 이론상으로 나올 수 없는 숫자 조합을 만드는 바람에 주최측이 곤란해져서 상품을 포기했지만요.”

요시노 “육면체 주사위를 굴리는 놀이에서 7이 나왔으니-.”

점원 “!?”

유우키 “자, 잠깐만요! 두 사람 다 여기서 그런 말 하면 안 돼욧!”

 

유우키가 재빨리 얘기를 멈추고 뒤에 가서 주의를 줬지만 이미 점원의 의심을 사버렸다. 복권사기단 같은 걸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금방 손님들이 들어와서 점원의 정신이 다른 곳으로 팔려갔다.

 

카코 “미안해요. 천계에서는 평소에 자연스레 하던 대화다 보니.”

유우키 “앞으로는 주의해주세요. 요시노 씨도요. 그리고 실수로라도 복권에 그런 짓을 하면 안 돼요.”

요시노 “그것은 걱정 안 해도 되옵니다-. 혹시라도 당첨될 것을 방지하여 카코 씨는 절-대 사행을 하지 않으니-.”

카코 “기적이라는 건 아무 때나 사용하면 안 되니까요. 남용하다가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아앗!”

유우키 “왜 그래요?”

카코 “바, 밖에! 얼른 나가야 해요!”

유우키 “밖이 왜…… 앗!”

 

유리문 밖을 보자마자 유우키는 경악했다. 그 잠깐 사이에 손님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었다. 손님이 몰려들자 점원도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손님 “잠깐만요! 떨어진 물건을 가져와야 하니 기다려주세요!”

 

카코 “저도 모르게…… 저질러 버렸네요.”

유우키 “아직 계산도 안 했는데……. 나갈 수 있을까요?”

요시노 “나가는 길은 맡겨주시길-.”

 

사람들이 신을 바라며 신이 깃든 물건을 들여놓는 이유. 그것은 건강과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하지만 너무 과하면 설령 행운일지라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신의 방문이 꼭 반가운 것만은 아닐지도.

 

 

*

 

 

[THIS IS SPICE!!!]

 

요시노 “그럼…… 먹어보겠사오니-!”

유우키 “넷!”

카코 “(꿀꺽)”

 

살짝 황금빛을 띄고 있는 과자를 요시노가 집어 들었다. 입으로 가져가 조심히 깨물었다. 와작와작. 소리를 내며 삼키자 매콤한 맛이 혀끝에 닿았다. 이어서 입 안 전체로 퍼졌다.

 

요시노 “흐읍!”

 

눈이 번쩍 뜨인 요시노의 손이 허공을 휘저었다. 그것이 음료를 원하는 것임을 알고 유우키가 재빨리 잔을 건넸다. 요시노는 음료를 들이켰다.

 

요시노 “푸하-.”

유우키 “그렇게 매웠나요? 순한 맛인데.”

카코 “처음 먹어봐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더 먹어볼래요?”

요시노 “흐음-. 이상하오니-.”

 

고개를 갸웃하며 요시노는 다시 전병을 집었다. 와작와작. 소리 내어 씹고, 삼키고, 매워했다. 얼른 믹스 주스를 마셨다. 그리고 다시 전병을 먹었다.

 

요시노 “이상하구려-. 자꾸 손이 가고 있습니다-. (와작와작)”

유우키 “맛있는 건가요?”

요시노 “모르겠으니-. 하지만 자꾸 먹고 싶어지는 것이오니-. (와작와작)”

카코 “완전히 푹 빠졌나보네요.”

요시노 “이것이 빠진다는 감정이옵니까-? (와작와작)”

 

순식간에 한 봉지를 비우고 믹스 주스로 입가심을 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다. 그 모습을 유우키와 카코가 숨죽인 채 바라봤다.

 

요시노 “편의점 덕에 저는- 새로운 인연에 당도하였는지라-.”

 

신에게 바칠 공물이 늘어났다는 이야기.

 

 

*

 

 

요리타 요시노 : 매듭과 방향을 담당하는 인연의 신이자 성불을 담당하는 저승의 신. 편의점에서 발견한 굉장한 것은 유우키 특제 믹스 주스. 의외로 카레 전병과 잘 어울려서 세 잔이나 마셨다.

 

타카후지 카코 : 비상하려는 자의 응원, 후지산의 기운, 자연의 은혜 등 전체적으로 행운을 담당하는 신. 편의점에서 발견한 굉장한 것은 노래방. 편의점과 연결되어있는 노래방에 가보고 싶지만 고향 마을의 민요가 없어서 포기했다.

 

오토쿠라 유우키 : 어쩌다 보니 두 신들과 함께 살게 된 인간 소녀. 편의점에서 발견한 굉장한 것은 충격 먹은 요시노. 명란젓 전병을 보고 놀란 모습이 귀여워서 충동구매 해버렸다.

 

 

 

 

 

 

 

 

 

 

시험 삼아서 써본 1편.

이런 식의 가벼운 이야기들을 세 개에 한 편 구성으로 쓰려고 합니다.

죠죠마스와 달리 정기연재가 아니라 심심할 때마다 쓸 거라서 자주 올라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