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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pro의 매니저-위험(적)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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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4, 2017 17:06에 작성됨.

"훗.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너도 똑같구만."
모가미의 아버지는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며,말을 이었다.
"이건 우리 가족간에 일이다.외부자가 끼어들 그런 일이 아니란 말이야."
정론이다. 가족간에서 합의한 일을 외부자가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째서..."
이해를 했다고 해서,
"어째서,모가미가 하고 싶은 일을 반대하는겁니까."
납득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부모라는건, 언제나 자식을 생각하는게 아닙니까?자식이 하고 싶은게 있는데,
정말,정말로 간절히 원하는게 있는데, 어째서 그것을 반대하시는 거죠?"
내가 공감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부모는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존재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것엔 공감할 것이다.
모가미의 아버지는 얼굴을 찡그리며 반론했다.
"쯧.이래서 어린놈은 안된다.부모의 마음이라는걸 생각도 하지 않은 채,자신이 하고 싶은것만
하고 싶어하지. 그 나이대 애들은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어.그렇지 않은데도 말이지.
이것도 다 시즈카를 위한 일...."
"그녀가 괴로운 표정을 짓게 만드는 일이...!"
왜 이럴까.평소의 나는 이러지 않았는데.조금 더 이성적으로....
"그녀를 힘들게 만드는 일이,정녕 그녀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는 겁니까?!"
이 방에 들어오고 나서부터,왠지 모를 불쾌감을 느꼈다.그 불쾌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불쾌감 때문에 평정을 잃은걸지도 모른다.무엇보다도,이 불쾌감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
것이 나를 더 이상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즈카가...윽!"
모가미의 아버지는 순간적이지만, 놀람과 괴로움이 섞여있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이내 머리를 움켜쥐며 고통스러워 하였다.
"....하아,하아...그럴리 없다...아니,시즈카가...이건 다 시즈카를 위한....아니,아니야...아니...."
마치.무언가와 싸우듯이.머리를 움켜쥔 채로,고통스러워 하며 중얼거렸다.
평소의 나였다면.저 사람에게 다가가,대처할 방안을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지금의 나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생각해 내버렸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가능성을.
평소였다면.생각도 하기 싫을,그런 가능성 이었다. 하지만,지금만큼은,이보다 더 알맞은
가능성은 없다고,내 스스로가 판단하고 있다.
주위에 모든 환경이.내가 느낀 모든 느낌들이.지금까지의 이상한 일들이.
이 가능성 하나면 모두 설명이 가능해진다.
"설마...."
머리 한편에서는 말도 안된다며 부정의 말들을 마구 퍼부어댔다.하지만,정작 입으로는
나오지 않았다.다른 머리 한편에서 사실이라고 인정해버렸기 때문이다.
천천히,남자에게 다가가,입안에서 몇번이나 곱씹으며,물었다.
"당신....세뇌 당한거야?"

 

 


"안녕하십니까.NO.1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를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안경을 고쳐쓰며 인터폰을 통해 자기소개를 하였다.
"...NO.1프로덕션,인가요? ...무슨일이시죠?"
인터폰을 통해 나온 여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듯 했다.
남자는 웃는 얼굴을 유치한채 인터폰 카메라에 바싹 다가가며 말했다.
"네~.이곳에 사시는 모가미 시즈카라는 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갑작스런 이상행동에도 여자는 침착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답했다.
"아가씨에 대한 일인가요. ...잠시 기다려주시죠."
잠시 후,철컹 소리를 내며 열린 대문을 바라보며 남자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열린 대문을 통해 남자는 안으로 들어갔고 현관에는 차가운 표정의 메이드가 서있었다.
"아가씨에 대한 일이라는게 대체 뭐죠?"
"하하,일단 이곳에 주인을 만나보고 싶은데요?"
남자의 동문서답에 메이드는 조금 언짢은 기분을 느꼈지만,그것을 표정에 드러내지는 않았다.
"...아니요.주인님은 지금 바쁘셔서.어떤 일인지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제가 주인님께..."
"아니요,아니요.제가 직접 그 주인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그러니 조금 비켜주시지요?"
남자의 말에 언제나 침착한 모습을 유지할것 같던,실제로도 그래왔던 메이드에 얼굴에
인상이 쓰여졌다.메이드는 조금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그 불쾌감이 저 남자의 말
때문인가 아니면 저 남자의 존재 자체때문인가 확신이 서지않았다.
하지만,메이드는 일단 눈앞의 기분나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는 위험인물이라고
판단하였다.그래서 조용히 남자를 돌려보내려고 할 때 였다.
"하아,정말 고집불통이시군요.그 주인에 그 메이드라는 건가요?뭐,어차피 --할거
한명 더 한다고해서 문제는 되지 않지만요."
한숨을 쉬며 그렇게 말하는 남자를 보고 메이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이 남자....세뇌,라고...
그렇게 생각을 할 때 였다.
"그럼,꽤나 제 타입이신 메이드씨. 비켜."
남자의 말과 함께 메이드의 정신은 서서히 흐릿해져 갔다.
알 수 없는 불쾌감과 역시 알 수 없는 무력감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메이드는 흐릿해지는 눈 사이로 남자의 비열한 웃음을 보았다.
"하하하하하!고집불통의 사람들은 역시 마음에 듭니다.그 사람들을 굴복시킬때
느껴지는 이 희열이!저를,제 인생을 즐겁게 해주죠.후후후후후....
자아,그럼 고집불통의 주인님을 만나러 가볼까요."
미친듯이 웃던 남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안경을 올려쓰며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응?세뇌가 풀린건가요?"
남자는 서류를 보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중얼거렸다.
"으음.이런 경우는 또 오랜만이군요.제가 푼것도 아니고 스스로 세뇌가 풀리다니..."
뭐,제가 스스로 세뇌를 푼 적은 한번도 없지만요,라고 중얼거리며 남자는 자신의 말이
취향저격 개그라도 되는 양 미친듯이 웃었다.
평소와 같이,재빠르게 상태를 돌린 남자는 어떻게 된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이와 같은 경우는 예전에도 적지만 몇번이 있었다.
남자는 예상되는 경우를 생각해보았다.세뇌걸린 사람이 자살하거나,정신병에 걸리거나,
그런 어쩔 수 없는 경우들이 먼저 생각났다.
하지만,남자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다시 머리를 굴렸다.
그 사이,세뇌라는 행위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지만요,라고 중얼거리며 잠시 미친듯이
웃기도 하였다.
"...음.그렇다면 역시 제가 제대로 걸지 않았거나 스스로 극복한 경우일려나요."
과거의 사례를 훑어보며 남자는 적당한 이유를 생각해냈다.
"하지만,그건 아닌것 같군요."
남자는 그렇게 자신에게 반론하며 세뇌가 풀린 두사람,고집불통 메이드와 주인을 떠올렸다.
'그 두사람처럼 고집불통인 사람들은 제 세뇌를 쉽게 극복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는 거지만요,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미친듯이 웃은 남자는
렉이라도 걸린 것처럼 웃음을 손으로 막는 모습으로 멈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두사람이란게 마음에 걸리는 군요.다른 사람도 아닌 그 두사람....'
자신의 계획의 요소였던 두 사람의 세뇌가 풀렸다.이것이 남자에게는 무척이나 신경쓰였다.
"...그렇다면,누군가가 그들의 세뇌를 푼것인가요?저의 방해를 하는건가요?"
남자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그리고,동시에 한 사람을 떠올렸다.
얼굴은 괜찮게 생겼지만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해보이던 그 남자.
자신의 세상에 자신의 허락도 없이 들어온 그 남자.
자신의 계획의 목표인 그 남자.
시아와 세토.어째서 그가 떠오른건지 남자는 잠시 생각해보았지만,그 남자가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멋대로 판단하며 이전의 고민이 무슨 소용이 있었냐고 다른사람이 태클
걸만큼 빠르게 그들이 자해했다고 판단했다.
"후후..꽤나 건방지군요.다음에 다시 세뇌를 걸면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다음의 예정이 몹시 기대된다는 듯이 남자는 다시 웃었다.

 

 

 

 

 

"....으음."
조금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며 모가미의 아버지는 일어났다.
"여긴...어디....자네는....?"
역시 나를 알아보지 못하나.이미 그럴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모가미의 아버지도,메이드도,모두 세뇌에 걸려있던 상태였다.
'그럼 부디 열심히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메이드의 말이 떠올랐다.메이드는 세뇌에 걸린 와중에도 무의식중에,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고집불통인 만큼,정신력도 강한 그녀는 고통스럽게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그저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조금 전,그녀의 세뇌를 풀었을 때도 나에게 감사를 표하며
입술을 깨물었다.분했던 것이다.아무것도 하지 못한것이.
증오스러운 힘을 사용하는 녀석이 있다.처음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가능성이었지만,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보여주면 납득할 수 밖에 없다.
그 익숙한 불쾌감은 세뇌 때문이었다.
'------------'
"....큭."
순간적으로 과거의 일들이 떠올랐다.기껏 잊고 살았는데.이제야 점점 행복이 뭔지
알 수 있을것 같은데.과거는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녔다.
그 힘을 사용하는 자.누구인지 감이 왔다.생각해보니 그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불쾌감을 느꼈다.그때 당시에는 당혹스러움과 모모코의 일이 있어 미처 생각이
거기까지 가지 못했지만,이제는 알 수 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모가미의 아버지를 바라봤다.
기억의 애매한 부분들이 있는지 조금 인상을 쓰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당신,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누구지?"
그에게 다가가 자신의 답이 맞는지 확인하려 했다.
"뭐?그게 무슨 소리지?그보다 당신 도데체 누구..."
"나는 765pro의 매니저야!당신.모가미의 아버지인 당신!당신의 마지막 기억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누구야!"
모가미의 아버지는 765라는 단어를 듣고 일단 나의 대한 의심을 접은 듯 했다.
그리고 곰곰히 자신의 애매한 기억을 뒤졌다.
"NO.1....그래,NO.1프로덕션에서 온,프로듀서라는 사람이 왔었네."
역시나.세뇌를 건 사람은 그 웃음 많은 프로듀서였다.
그가 왜 이들에게 세뇌를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힘을 사용하는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빨리 그를 찾아내 어떻게든 하고 싶었지만,지금은 먼저 할 일이 있었다.
다시 눈앞에 진지한 표정의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모가미가 아이돌 활동하는걸,반대하지?"
"...그렇네."
진심이 느껴졌다.그래,이것까지는 예상했다.다음 질문의 대답이 중요하다.
"당신....모가미를 사랑하지?"
"물론이네."
"...모가미가,행복하기를 원하지?"
"물론이네."
듣고싶었던건 모두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부모의 반대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것을 지금 당장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적어도 모가미의 행복을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 사람에게서는 보이지 않았다.
고집불통이지만 딸을 사랑하는,딸을 생각하는,이 아버지한테서는 말이다.
그렇다면 부모의 반대를 내가 해결하는건 옳지 않다.
모가미가,모가미 시즈카 스스로가,부모를 납득시켜야 한다.
"시즈카...시즈카에게 무슨일이 생긴건가?"
모가미의 아버지는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모가미?
등골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세뇌를 건 그 기분나쁜 프로듀서는 나에게,정확히는 모모코에게 다가왔었다.
그리고 이번엔 모가미의 아버지와 메이드에게 세뇌를 걸었다.
저번 그 남자의 목적은,모모코의 배역.
이번 남자의 목적은 명확하게는 알 수 없다.
하지만,그 남자가 모가미 시즈카에게 접근을 하려한다는 건 알 수 있다.
모가미가,위험할 수 있다.
"젠장!"
어째서 바로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내지 못한걸까.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꺼냈다.
...어?
"무,무슨 일인가?!"
"...와있어."
"뭐,뭐가 와있다는거지?"
모가미의 아버지는 답답하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의 메일이,와있어."
모가미의 아버지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형에게 메일을 보낸건 약 1시간 전.
모가미의 집에 방문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정보전달 목적의 메일이었다.
그런데,그 메일의 답장이,형에게서 왔다.
'그렇다면...왜...왜 전화를 안받으시는 거예요,프로듀서 ...어째서...'
모가미의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내 사소한 메일에는 답장을 해주었다?
"...모가미는 정말 형에게 전화를 걸었을까?"
어쩌면.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어쩌면.
모가미는 이미....
"세뇌당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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