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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석받이P ㅡ 사사키 치에 『어른의 어필』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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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3, 2017 04:09에 작성됨.

"이번엔 이거에요!"

 

"어, 이건..."

 

촤라라락-!

 

꺄아아아아~

 

 시원스럽게 몰아치는 물보라와 즐거움의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 위와 아래 좌우 회전 모든 것을 겸비한 여름철을 위한 환상의 놀이기구. 그리고 사이가 어색한 연인에겐 기피 대상이 될 수도, 단숨에 거리를 줄이는 용도가 될 수도 있는 그것을 보며 프로듀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플룸라이드...괜찮겠니?"

 

"네!"

 

 프로듀서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인 치에는 지난 시간 동안 조사한 것중에 지금 시도하는 것은 핵심 중 하나라는 것과, 플룸라이드를 타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상기했다.

 

'분명 인터넷에서 함께 플룸라이드를 타면 남성에게서 여성으로서의 어필을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정보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치에는 인터넷에서 자신이 보고 배운 정보를 신뢰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프로듀서와 함께 플룸라이드를 타는 곳으로 향했다. 주말이 아니었기에 다행이 기다리는 줄은 별로 없었고 얼마 안 가 그녀는 프로듀서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여기라면...'

 

"여기, 탑승하시기 전에 우비를 착용해주세요. 그리고 모자나 안경, 휴대폰 같은 놀이기구 탑승 중에 분실하거나 망가질 수 있는 물건은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변장을 하기 위해 쓰고있던 모자와 안경을 맡기고 대신 어린이 사이즈의 우비를 받은 치에는, 그것을 잠시 보다가 이내 직원에게 그것을 다시 내밀었다.

 

"이것보다 큰 사이즈로 주실 수 있나요?"

 

"네? 하지만 큰 사이즈는 전부 어른용인데..."

 

"괜찮아요."

 

"어른 사이즈는 너에게 클 텐데..."

 

 옆에서 프로듀서가 걱정의 목소리로 말했지만 치에는 괜찮다고 말하며 결국 직원에게서 어른 사이즈의 우비를 받아냈다. 본래라면 그녀도 자신에게 어린이 사이즈의 우비가 맞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그럼에도 굳이 어른 사이즈를 고집한 것은, 그런 사소한 부분조차도 어린아이로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국 헐렁헐렁해서 제대로 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차림으로 플룸라이드에 탑승한 치에는 단추를 모두 채웠음에도 틈새가 큰 우비를 보고 잠시 고민하닥, 이내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출발합니다."

 

기이잉-

 

 안전장치가 내려오고 그 안전장치에 눌려 우비의 틈새가 보다 더 넓어졌지만 프로듀서의 시선이나 놀이기구에 대한 즐거움 때문에 이미 그곳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치에는, 플룸라이드가 달리는 도중에 흩날리는 물보라를 맞으며 처음의 목적을 잊고 결국 그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물보라가 일어나거나 물줄기가 생겨나고 그것이 얼굴이나 손에 맞을 때마다 그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플룸라이드가 한 바퀴를 돈 뒤에는 완전히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렸던 것을 뒤늦게 깨닫고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어떡해..."

"치에? 왜 그러니?"

 

"프, 프로듀서님..."

 

'이런 놀이기구도 어른스럽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놀이공원에서 어른스럽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힘들다. 어른마저 아이의 동심으로 되돌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놀이공원의 의의니까.  그러니 아직 어린 소녀인 그녀가 놀이공원을 즐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치에는 프로듀서나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른스러운 아이니까, 프로듀서와 함께 있을 때도 아빠와 딸,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가족 정도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한 쌍의 남녀로 보여지고 싶었다.

 

"치, 치에! 잠깐만!"

 

"네?"

 

"손님, 왜 그러십니까?"

"수건, 수건 좀 가져다 주실 수 있나요? 저희 아이 옷이 다 젖어서..."

"네? 아!"

 

 탑승 전에 치에에게 어른 사이즈의 우비를 줬던 직원은 프로듀서의 말을 듣고 그녀를 본 뒤에 상황을 곧장 이해하고 미리 구비되어 있던 수건을 가져다주었다. 자신의 몸보다 큰 사이즈를 입었기 때문에 틈새가 많이 벌어졌던 그녀는 플룸라이드를 타며 몰아친 물보라가 그대로 옷을 적셔버린 것도 모르고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발견한 프로듀서는 수건으로 그녀의 젖은 옷들을 닦아주었다.

 

"이런...이미 다 젖어서 수건으론 부족해..."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가 맞는 사이즈를 드렸어야 했는데..."

 

"에? 아, 아니에요. 치에가 달라고 한 거니까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이 아이도 이렇게 말하니까."

 

"아, 예..."

 

 직원은 미안해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을 배려해주는 두 사람에게 감사하는 눈치를 보였고, 결국 맡아두었던 물건들을 돌려주면서 함께 놀이공원에서 간식거리를 살 때 쓸 수 있는 작은 쿠폰도 함께 지참해주었다.

 

"죄송하네요..."

 

"그것도 그렇지만...치에, 역시 뭐라도 입을 거나 가릴 것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네?"

 

"그, 내가 치에와 같이 지낸 시간이 제법 되니까 괜찮긴 하지만..."

 

"...?"

 

"치에가 벌써 그럴 정도로 성장했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보는 건 좀...그렇다고 할까..."

 

"무슨 말씀이신...히엣?!"

 

 프로듀서가 난처한 모습으로 열심히 돌려 말하는 것을 보며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치에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에게 질문을 하며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그제서야 자신의 옷이 물에 젖은 체로 몸에 달라붙어 속이 비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프로듀서가 신경 써준 덕분에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젖을대로 젖어 속이 비치는 옷은 아직 어린 그녀가 입고있는 어린이용 브래지어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꺄앗!"

 

"...뭐라도 살까?"

 

"...네."

 

'이게 아닌데...우우...'

 

'치에가 벌써 이렇게나 컸구나...'

 

 생각지도 못하게 창피한 꼴이 되어버린 것에 우울해진 치에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프로듀서에게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다는 그녀의 계획은 의외의 방향으로 성공했다. 정작 그조차도 이성이 아닌 성장하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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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보다 더 수위를 강하게 할 수는 없었기에 미묘하게 끝나버렸습니다. 능력 부족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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