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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외전-설탕과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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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9, 2017 19:48에 작성됨.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 만큼 달콤한 말은 없지.

부자가 되게 해달라. 소중한 사람을 되살리게 해달라. 불멸의 존재가 되게 해달라...

하지만 진정으로, 진실로 모든 소원을 들어줄수 있는 것은 없어.

수많은 돈으로는 불멸을 약속할수 없지.

그 어떤 마법으로도 죽은 자를 온전히 되돌릴수 없어.

따라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은, 어찌보면 관용적인 말이라고 할수 있지. 실제의 의미가 아닌...

그렇지만,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 할 존재는, 그 말이 진실이 되게 만들, 힘을 가진 존재라고 할수 있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더욱 위험한 존재였지만.

 

.

.

.

 


제국의 어느 마을의 작은 여관.

저녁시간때가 되면 붐벼지는 이곳은, 매일 일종의 작은 유기오 대회장이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가 카드를 꺼내, 대전을 하고, 내깃돈을 걸었을 경우 내깃돈을 가져간다.

그리고 오늘의 대회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는, 떠돌아다니는 괴물 사냥꾼. 와쿠이 루미였다.

 

"아아... 제길. 졌구만. 졌어."

 

그녀와 게임을 하고 있던 상대가 패를 탁. 하고 탁자에 놓으며, 중얼거린다.

 

"으음."

 

루미가 작게 미소지으면서, 탁자에 놓은 판돈을 챙겼다.

 

"괴물사냥꾼 양반. 좋은 카드 많구려."

 

"뭐... 여러곳에 돌아보니다 말이지.

 

상대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리를 떴다.

 

"그럼... 나와 상대할 사람은 더 없는건가?"

 

루미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자, 다른 이들은 고개를 저었다.

 

"참. 괴물사냥꾼 같이 잘 하는 사람은 이 마을에는 없다네."

"그래. 어차피 돈을 걸어봐야 손해지.

루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기오라도 정리하고 방으로 올라가 쉬려고 하려, 카드를 품에 넣었다.

 

"흠... 그렇다면 유기오는 여기서 접도록..."

"잠시만요."

 

군중 한가운데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나옴과 동시에, 그녀가 군중을 헤치고 나왔다.

금빛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그 여성은, 자신만만한듯하면서도 장난끼가 서린 웃음을 띄우고 그녀 맞은 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와쿠이 루미. 만나서 반갑습니다. 유명한 괴물사냥꾼을 이곳에서 보다니, 영광이로군요."

"..."

 

그 말에, 루미가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였다.

 

"...나를 알고 있나?"

그녀가 씨익 웃고는 품속에서 덱을 꺼내, 능숙하게 카드를 섞으면서 말한다.


"알고있다마다요. 모든 음유시인들은 당신에 대한 노래쯤은 하나 이상 알고 있을테니."

"...너는 누구지?"

톡. 하고 덱을 내려놓고, 그녀가 루미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숙인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사토 신. 평범한 설탕 상인이지요. 여러곳을 떠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파는 사람이랄까요."

"설탕 상인..."

 

설탕은 지금 시대에서는 매우 각광받는 기호품이다. 원산지가 상당히 떨어져 있으니, 가니슈카에서의 교역에서 밖에 얻을수 없는 후추와 더불어 매우 비싼 것중 하나였다.

 

"뭐, 제 이야기는 그렇고, 이제 시작할까요?"

"...그래. 돈은 얼마나 걸 생각이지?"

"돈? 돈 말입니까?"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돈을 걸고 하는 편이다. 아니면 희귀 카드라도 있는 건가? 그걸 걸고..."

"아니. 아니요. 돈은 확실히 흔해빠진 개념이지요. 루미."

"..."

 

신이 그녀에게 몸을 기울이며, 속삭이듯 말한다.

 

"여기서는 말이죠... 서로가 원하는 소원을 하나 건다... 는 어떻습니까?"

"..."

 

루미가 신을 바라보자, 신은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소원이든 말인가?"

"어떤 소원이든."

"불멸이 되달라고 한다면?"

"오. 그럼... 제가 당신을 불멸자로 만들어드려야겠군요."

루미가 가당찮다는듯, 덱을 섞으면서 대답한다.


"세계평화는 어때?"

"음. 세계 평화라... 박애주의자시군요. 뭐, 노력할수밖에요."

 

"노력이라니?"

"아. 제 '노력'은 가업 비밀입니다. 아무튼, 뭘 거실건가요?"

"...시답잖은 농담은 그만하고, 돈이나 걸지. 1000쥬엘이 좋겠어."

 

"흠. 당신이 원하신다면야."

 

그녀가 쓰게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돈주머니를 꺼내 탁자에 내놓았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

 

"상당히 잘 하는군."

"그런가요? 결국 당신이 이겼지만요."

 

신이 패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천 쥬엘... 여기 있습니다."

 

신이 탁자위 놓여진 주머니를 스윽 루.

 

"아. 정말 아쉽군요. 아쉬워요. 만일 당신이 정말로 '소원'을 들어달라고 했다고 하면, 좋았을 터인데 말이죠."

 

"흠. 그리도 돈이 많은가? 정말로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줄수 있는 듯 말하는군."

"말씀드렸잖습니까. 돈은 그저 흔해빠진 것이라고."

 

"..."

 

나는 그녀가 순간적으로 평범한 상인이 아님을 직감했지.

 

"...사토 신. 우연히 나를 만난 것이 아니로군."

 

"...후훗."

 

사토 신이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나가서 이야기 할까요?"

 

 

그녀는 여관 밖으로 루미를 불렀다. 밖에는 소나기인듯, 어두워진 구름이 세찬 빗방울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저는 확실히... 당신에게 의뢰를 맡기러 왔습니다. 이 세계. 최고의 해결사이시니까요."

 

"...과언이야."

신이 피식 웃으면서, 검지 손가락을 펼치고 말했다.

 

"과언이요? 저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절대로요. 예. 그것이 이곳에 남아있을수 있는 제 철칙이니까요."

 

"허. 상인으로서는 참으로 올바른 사람이군."

 

"글쎄요... 실은 정반대입니다만."

 

"...?"

"뭐. 의뢰의 이야기를 할까요. 후후..."

 

그녀가 작게 웃으면서, 여관 벽에 기대면서 말했지.

 

"음... 사실 저는 어떤 여자와 '거래'를 했습니다."

"거래?"

 

"거래요."

"깡패같은 일을 의뢰하려면 잘못 찾아왔어. 나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아. 그 남자가 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아 협박하라는 것인가? 그런 의뢰라면 나보다 잘하는 인간이 수백배일걸."

 

"아아. 아뇨아뇨. 이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대금을 '지불하게' 하기 위해서 해야할 선행 조건들에 달려있습니다."

잠깐의 침묵. 빗방울의 세차게 지붕을 내려치는 소리와 희미하게 여관에서 시끄러운 목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루미가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인지, 의미를 모르겠군."

"그러니까 말이죠... 흠. 저는 그녀에게 원하는 것을 주었고, 그는 추후에 따로 그 대금을 지불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 교활해서 말이죠. 제가 그 대금을 지불할 순간을 따로 지정했습니다."

"...무슨 말이지?"

"그 순간은 말이죠, 그 남자의 소원을 하나 들어준 후, 아홉 뮤즈의 눈 앞에서 지불하는 것입니다."

 

"무슨 소리인지, 의미를 모르겠군."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지요. 아홉 뮤즈는 그렇다 쳐도... 이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는게, 제가 할수 없도록 따로 막아두기까지 했거든요. 따라서 저는 이 소원을 제 대리인을 통해 달성할수밖에 없다... 는 의미입니다."

 

루미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듯, 신을 바라보았다.

 

"...대가는?"

"대가요! 아... 의뢰금이군요... 흠흠. 원하는 것을 하나 들어드리죠. 이 경우에는 이미 의뢰의 내용이라는 대가를 지불했으니까, 다른 무엇도 받지 않겠습니다."

 

"...믿을수 없는 말이군. 너는 도대체..."

"저는 충분히 그럴수 있습니다. 물론이죠... 받아들여 진다면 이 의뢰가 끝나고, 우리 셋은 함께, 의뢰의 성공을 축하하게 될것입니다."

 

"...아까부터 엉뚱한 이야기들만 늘어놓고 있군... 사토 신. 너는 나에게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야. 너는 도대체 누구지? 널 증멸할 수단은 있나? 상인연합의 통과증이라던가..."

 

"후후."

 

사토 신이 루미를 바라보았다.

 

"철저하시군요. 루미.

 

그렇게 말하고는, 신은 소름끼치도록(루미마저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차가운 미소를 짓고, 박수를 짝 한번 쳤다.

 

그 순간...

 

"...! 무슨...!"

 

고요해졌다.

 

소리가 없어졌다던가, 침묵마법이라던가, 그러한 수준이 아니다.

지붕을 세차게 때리던 빗방울이 흘러 넘쳐 떨어지는 순간.

지면을 두드리던 빗방울이 웅덩이를 투드려 파장을 일으키는 순간.

 

마치 과거 기록 영상을 정지한것만 같은 순간.

그것이 루미의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루미가 황급히 자신의 메달을 메만졌지만, 그 어떤 미동조차 없었다. 환각마법도, 인식마법도 아니었다.

 

"오. 소용없습니다. 루미. 이건 마법이 아닙니다. 당신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범위지요."

 

"...넌 도대체... 누구지?"

"사토 신. 설탕 상인이죠."

 

그녀는 기댔던 몸을 다시 일으켜, 천천히 지붕밖으로 나가면서, 무언가를 가리켰다.

지붕에서 물이 떨어지는 순간의 그것이었다.

 

"어떻습니까? 진귀한 구경아닙니까?"

"..."

"하하하... 지금 이 순간. 움직일수 있는건 저희 둘 뿐이랍니다. 이 상태에서는 참 많은걸 할수 있어요. 싫어하는 사람의 뒤통수에 칼을 꽂는다던가. 누군가를 강간하고 도망친다던가... 저와 당신이 그런 품위없는 일을 할 사람은 아니라는 것에, 이 세상은 우리에게 감사를 드려야할겁니다."

 

"..."

 

"뭐 아무튼... 이 정도면, 신뢰가 가십니까?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죠. 저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이 의뢰를 거부한다고 해를 입지도 않을겁니다. 이 의뢰의 끝, 중간, 시작에는 결코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겁니다..."

 

느긋한 표정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살살 어루어만지며 미소짓는 신을 보며, 루미는 이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

 

사토 신이 기쁘다는 듯, 손뼉을 짝 치면서 한걸음 걸었다.

 

그 순간.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다시 땅으로 향하였고.

시시껄렁한 잡담이 여관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훌륭합니다. 훌륭해요. 루미... 자세한 이야기는 아까 들으셨을테고..."

"네가 계약했다는 상대를 말해."

"네. 물론이죠."

 

신이 루미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효도 레나. 입니다."

 

"... 효도 레나?"

"사는 곳은... 흠. 미시로 왕국의 어딘가입니다만. 제가 길을 정확히 알려드리죠."

 

"그건 고맙군."

 

"별 말씀을요.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인데, 최대한 도와드려야죠."

 

루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같이 가는건가?"

"아뇨. 아닙니다. 가시는건 혼자입니다. 저 나름대로 할일이 좀 더 있어서요."

 

"널 어떻게 찾을수 있는거지?"

"루미. 당신이 절 필요로 할때면, 전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겁니다."

 

"..."

 

로맨틱한 대사라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말하니 섬뜩함의 경지에 다다르는듯 하였다.

 

"...그럼 이만. 루미. 몸 조심하시길..."

 

"..."

 

루미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뒤돌아서 여관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하였다.

 

"이봐. 신..."

 

문득 루미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사토 신이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

 

루미는 사토 신이 있었던 자리를 잠깐 노려본후, 다시 여관으로 들어갔다.

 

 

 

 

 

정말 미안하다아아아!

한달 지나고 낸게 이거라서어어어!

한 편에 몰아서 하려고 한게 어리석었다! 외전으로 최소 3편을 필요한 분량이야!

늦어서 죄송합니다. 다리나님. 모두들. 기다리신 분들...이 있을까. 있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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