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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제]치하야「나, 행복해. 우린 영원히 행복할꺼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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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4, 2017 18:44에 작성됨.

 

히비키 「 하루카 하, 하루카? 」

 

창문으로 가려진 방은 한낮인데도 어두웠다.

더듬거리며 방 벽의 스위치를 찾아본다.

불을 키자, 

의자에는 하루카가 앉아 있었다.

 

죽은 하루카의 시체가.

 

하얀 방부제로 도배당해, 썩지도 못하게 된 하루카의 창백한 시신이 전등빛 아래 창백하게 빛나고 있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우악스럽게 꼬메어진 사고의 상처 부위를 가린 채로.

발 아래를 살피자,

하얀 방부제 가루들이 가득히 덮혀있다.

베이비 파우더 냄새를 풍기며.

 

그때, 덜컥ㅡ문이 잠긴다.

그리고 방 위의 스피커를 통해 치하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치하야 「(지지직)...역시, 히비키라면 올 줄 알았어.

히비키는 언제나 착했으니까.

하루카도 기뻐했어. 그치 하루카?」

 

창백한 하루카의 시체 「....」

 

히비키 「하루카는..하루카는..」

 

나도 모르게 무서워져서, 방문을 잡고 이리저리 돌려본다.

하지만 방문은 열리질 않아..어떻게ㅡ

 

치하야 「..다 나앗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인간 쓰레기 멍청이들이 하루카를 산채로 파묻었다고!

그래서, 내가 그녀를 구해내서 내가 상처도 꿰매 주고 매일같이 보살펴줬어.

유우를 잃고, 하루카까지 잃을 수는 없으니까.

그랬더니 이제는 다 나았어!

아니, 더 좋아졌어.

이제 그녀는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일꺼야. 후후후후큭큭 」

 

히비키는 그녀의 다리를 내려다본다.

하루카는 아직도 1년 전 상처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하얀 방부제가 가득히 뿌려져서, 

치하야의 손에 우악스럽게 꿰메어진 채 그대로.

그녀는, 하루카의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어서 상처를 꿰메고는 지금까지ㅡ

 

히비키는 공포 속에 절규하듯 설득했다.

 

히비키 「치하야! 하루카는 죽었어!ㅡ」

 

ㅡ방 너머, 작은 다락방 작업실.

방부제 가루병들이 가득하고, 특수 약품들과 로션들, 수술 바늘과 수술용 실들이 가득하다.

감시 모니터를 지켜보던 치하야는, 히비키의 목소리에 두통을 느끼며 관자놀이를 살며시 눌렀다.

 

얼핏, 하루카에게 방부제를 붓고

거친 피부에 방향제와 탄력제 로션을 바르는 꿈 속의 장면이 지나간다.

그저, 악몽일 뿐.

모니터 속에서, 방에 갇힌 히비키가 말한다.

 

히비키 「치하야! 아마미 하루카는 죽었ㅡ」

 

치하야 「 말 함부러 하지 마!!」 (버럭)

 

치하야 「내,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데! 

나 정말로 죽을 것 같았다고!! 히비키가 내 마음을 알기나 해?」

 

창백하게 질린 하루카의 차가운 입술에 붉은 로즈를 바른다.

차갑게 굳어버린 그녀의 시체를 식당 의자에 억지로 앉히고, 

그 입술 사이로 스파게티를 억지로 쑤셔넣는다.

흘러나온 면을 따라 차가운 목덜미를 햩아 올라가며,

그 차갑고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춘다.

다음 날에는 힘 없이 축 늘어진 하루카의 시체와 사진을 찍는다.

픽 기울어진 머리를 억지로 세우고는,

함께 사진을 찍는다.

모두 다, 악몽이다.

아니 악몽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이 악몽인가?

 

환상과 현실이 뒤엉켜 소용돌이치고, 마지막 이성은 갈 길을 잃고 혼란 속을 표류한다.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아본다.

치하야, 걱정마. 그건 모두 어제 꾼 악몽일 뿐이잖니?

하루카는, 이렇게 살아있는걸?

저기, 저렇게 모니터 속에서 손을 흔들고 있잖아.

 

하루카 「치하야짱. 우리 영원히 행복하자?」

 

ㅡ모니터 속에는, 창백한 시체 하나와 공포 속에 마구 문을 두드리는 히비키 뿐.

 

4.

히비키 「치하야! 치하야 제발ㅡ어?」

 

갑작스레, 히비키는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한순간에 축 늘어지며 바닥에 쓰러진 히비키는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입도 움직일 수 없어서, 침이 질질 흘러나온다.

방뇨로 아래가 축축히 젖어온다.

 

도대체 무슨...

 

스피커로, 치하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치하야 「아, 요즘 하루카가 많이 외로워해서..

그리고 나, 하루카만큼은 아니지만 히비키도 정말 좋아했던거 알아?

그래서, 아까 먹은 차, 약을 좀 탓어.

먹으면 영원히 함께하는 약.

나, 아까 전화로 프로듀서한테 장기 휴가를 가겠다고 말했으니까 그동안 히비키를 우리 가족으로 만들어줄께. 후후

..이제 야요이만 추가되면 영원히 행복한 가족이 완성될꺼야.」(싱글벙글)

 

문이 열린다.

광기로 가득한 미소로 얼룩진 치하야가 '태양의 질투'를 흥얼거리며 천천히 들어온다.

하지만 히비키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축 늘어진 자신의 몸을 질질 끌고 치하야가 작업실로 향하는 동안

공포 속에서 눈을 계속해서 깜빡이는 것 뿐이였다.

 

5,

나비가 날라다니는 아름다운 마당에서,

고운 원피스를 입고는 의자에 앉힌 하루카와 인형처럼 곱고 창백한 히비키가 치하야의 양 옆에 곱게 앉아있다.

메이드복이 입혀진 작고 귀여운 히비키는 두 눈과 입을 요조숙녀처럼 다물고 있다.

 

바늘로, 눈과 입이 꿰메어져.

 

치하야 「 우리 가족이 된지도 오래인데,

기념으로 사진을 찍는거야.

하나, 둘..」

 

창백한 하루카의 머리가 치하야의 어깨 위로 축 늘어진다.

 

치하야 「에? 여보..또 조는거야?

일어나봐. 후훗」

 

이번에는, 히비키의 꿰메어진 입 사이로 피가 흘러나온다.

입이 촘촘히 꿰메어진 히비키가 혀로 웅얼거린다.

"제발 죽여줘." 라고

 

치하야 「우리 딸. 또 혀를 씹는거야?

그러지 말라니까?

흠..입천장이랑 혀도 꼬메야 하나?..

가만히 있어봐..착해지는 약을 또 놔줄테니까.

후훗. 됬다. 

히비키는 가만히 있을 때가 제일 귀여워.

하루카 엄마처럼 가만히 있어봐요. 우리 딸 히비키?」

 

하루? 일주일? 일년?

치하야는 하루도 빠짐없이, 마치 인형을 다루듯 히비키를 씻기고 먹히고 귀여운 옷을 입히고 수시로 마비약을 주사한다.

할 수 있는게 비명 뿐이던 히비키는 결국 치하야에 의해 눈과 입이 꿰메어져 버렸다.

히비키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이제는 입이 없어서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되었다.

거듭된 마비 주사에 탄탄하고 건강했던 히비키의 팔과 다리도 이제는 흐물흐물해져버렸다.

이제는, 영원히 잡혀버렸다.

 

하나 둘 셋!

ㅡ찰칵

 

폴라노이드 사진이 출력된다.

치하야와, 썩지 않는 시체 하나와, 썩지 않는 살아있는 시체 하나가 찍혀 있는.

 

치하야 「나, 행복해. 우린 영원히 행복할꺼야.」

 

치하야가, 미소짓는다.

 

야요이도 함께하면 더욱 행복하겠지?

영원히, 행복하자.

 

ps 단편제 기념 하루치하 행복하게 영원히 사는 이야기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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