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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마미 하루카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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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3, 2017 22:34에 작성됨.

아마미 하루카.

 

765 프로 올스타즈의 리더.

 

하루각하.

 

그런 수식어가 붙은 게 언제부터인가. 아니, 마지막의 것은 좀 그렇지만.

 

'아이돌로 데뷔해, 어느덧 12년인가.'

 

오랜만에 달력을 보며, 하루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고등학교 2학년생 때 즈음에 데뷔해,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동료들도 다 제 갈길을 갔다.

 

누군가는 가수로.
누군가는 배우로.
누군가는 모델로.
누군가는 은퇴로.

 

각자의 길을 갈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사라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아쉬움에 눈물 흘리기도 했지만, 그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길을 잘 나아가도록 웃으며 보내주었다.

 

과거에 이런 일로 한 번 큰 사고를 쳤었던 만큼, 하루카도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 배운 것이다.

 

그리고, 예전처럼 함께 지낼 시간이 부족해졌다고 해서, 완전히 이별하는 건 아니다.

 

지금도 서로 연락하는 데다가, 만나고자 한다면 시간의 여유가 날 때 만날 수 있다.

 

12년이라는 세월은 겉멋이 아니었다.

그리고──.

 

"28번 째 생일, 축하해. 하루카."
"아,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아니, 한때는 프로듀서였던 남자. 지금은 765 프로의 어엿한 사장님으로서 씨익 웃어 보인다.

 

나이가 들어도, 그 외모는 퇴색되기는 커녕, 오히려 댄디함이 늘어간다.
뭐, 요즘 기준으로는 30대도 젊은 편이니까.

 

고령화 시대가 되어도, 30세 이후로부터는 무조건 아저씨라 불리게 되는 건 여전하지만.

 

"우우...남자는 부럽네요. 여자는 나이가 들어갈 수록 그 미모를 잃어가지만, 남자는 더 멋있어진다고 하죠?"
"뭐, 나도 나름 연륜이나 관록이라는 게 붙을 만한 나이니까."

 

이미 다른 친구들로부터는 따로 축하를 받고 선물도 받았다.

 

다 함께 모여서 생일 파티를 여는 것도 즐거웠겠지만, 이번 해는 조금 다르게 해보았다.

 

"선물은 뭐에요?"
"비싼 놈으로 하나 땡겨왔지!"

 

웃으며, 지금의 사장님이 꺼내든 건 비싼 와인이었다.

 

'타카기 사장님과 쿠로이 사장님으로부터 못된 것만 배운 것 같아...'

 

그 두 사람도 지금은 은퇴해서, 옛날의 감정은 다 털어버린 채, 세계를 마구 돌아다니며 여행을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쪽이든 간에, 크게 성공해서, 노후는 걱정할 필요 없을 테니까.

설마, 진짜로 프로듀서 씨한테 회사를 물려주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지만서도.

 

"술 안주로 과자는 어떨까 싶네요."
"무얼, 하루카가 직접 만든 과자인걸. 부족함 하나 없지."
"사내에서 마시다가 취해서, 내일 다른 아이돌들 앞에서 추태나 보이지 말라구요?"
"그 정도 마시지는 않아. 나도 절제하는 편인걸. 집에서 아내도 걱정할 테고."

 

하긴, 그도 그렇네요─라며 하루카는 검지 손가락으로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사장의 아랫배를 쿡쿡 찌른다.

 

"어, 어이 그만두라고...나도 몸이 예전만하진 않아."
"걱정마세요. 나잇살이라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니까. 단,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 것도 있지 않아요?"
"끙...줄이겠다고 노력은 하는데 말이지."

 

뭐, 그래도 끊을 수 없다는 게 술의 마력이라는 거겠지.
딱히 주정뱅이나 알코올 중독자의 말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술을 즐기는 기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대화라고?

 

"코토리 씨는 잘 계세요?"
"아아...벌써 셋째 아이를 배고 있는 걸."
"...너무 많이 낳잖아요. 코토리 씨가 힘들겠어요."
"그녀의 허락을 받은 거라구. 뭐, 너도 나중에 아이를 키워보면 알게 될 거야."

 

결혼한 지 10년은 되었는데도, 금슬 좋은 건 여전한 모양이다.

 

"좋은 남자가 있으면 그럴 거에요."
"지금도 찾아보면 많을걸? 연예계 동료들이든, 일반인이든. 어느 쪽이든 간에 말이야."
"사장님은요?"
"......하루카."

 

안색이 어두워지는 그. 킥킥 웃으며 농담이라고 말한다.

생각나는 남자들이 없는 건 아니다. 언제까지, 풋풋한 십대 시절의 사랑에 얽매이는 건 아니니까.

 

"뭐, 그냥 그런 거에요. 한때, 사랑이라는 열병에 죽을 정도로 사랑을 했었다. 지금은 이런 식으로 추억이라 회상할 수 있을 만큼 철 들었으니까요."

"끙...나는 지금도 식겁하는 기억이라고. 그때의 너는 얼마나 심했었는지..."
"아하하하, 죄송해요. 젊은 날의 혈기라도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뭐...미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정도였고."

 

그때의 소동은 언론사를 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시기의 일들이 터진다면, 어지간한 스캔들로는 안 덮이겠지.

 

"그래도...감회가 새롭구만. 12이라...길고도 짧은 시간이었어."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요."

"아아...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부모 마음인가 싶기도 했고."

 

야요이나 후타미 자매들을 비롯해, 시어터 등 다음 세대들의 성장을 지켜봐 온 건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간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지. 하나 하나씩 내 품 안에서 벗어나는 걸 보면, 여러모로 씁쓸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
"나중에는 친자식들 상대로 그래야 할 걸요?"
"오, 제발...내 딸들이 그런다면 난 정말로 죽어버릴지도 몰라."

 

그 사이, 팔불출이 다 되셨다. 부모를 쏙 빼닮아서 그런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예쁜 아이들이긴 하지만.

 

"그 아이들도 나중에 아이돌로 키우실 거에요?"
"설마. 나는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할 거야. 그건 아내도 마찬가지고. 그녀는 자신의 아이를 자신의 2회차로 여기지 않아."
"그건 다행이네요."

 

사장은 클클거리며 웃는다.

 

"뭐, 그래도 아이돌이 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든 성공시켜 보이겠지만."
"헤에, 자신만만하신데요?"
"당연하지? 내가 누구냐. 1년 만에 영세 아이돌 기업에서, 톱 아이돌을 12명이나 배출한 황금 손이라고?"

 

우쭐거리게 될 줄도 알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는 타카키 사장만이 아니라 쿠로이 사장에게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예전에는 꽤 티격태격하기는 했어도, 일생 가는 앙금 없다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서로 따로 모여 술을 마시기도 하더니, 코토리 씨와의 결혼식에선 아예 주례를 서기도 했다.

 

그땐 여러모로 충격적이었지.

 

"하루카......지금의 생활은 어떻니?"
"뭐, 딱히 다른 건 없어요. 아이돌 생활이 그렇죠. 10년 씩이나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좋아해 주시고. 그렇다면, 계속하지 못할 이유는 없잖아요?"

 

어째서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했는가.

 

지금 돌이켜 보면, 단순히 치기 어린 생각에서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점차 확실하게 꿈이 잡히기 시작하더니, 곧 굳건한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그들과 함께 즐기며 웃을 수 있기를.』

 

그런 자신의 꿈은, 소망은, 바램은 확실히 이루었다.

한 번 정점도 찍었던 몸이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옛 세대에 접어들고 있지만서도,

 

"아직 이 아마미 하루카는 정정하다는 걸, 보여줄 생각이라구요?"
"그래. 그래야 내가 아는 아마미 하루카지."

 

옛 세대에게는 그 세대 나름대로의 고집이라는 게 있다.

아이돌로서는 꽤 나이를 먹은 편이지만, 20대 후반도 아직 젊다, 뭐.
30대 아이돌도 있는 판국에, 20대 후반이면 나름 약과 아닌가.

 

"어이쿠야, 그러고보니 아직 술도 안 따르고 있었구나. 이거이거, 미안하다구."
"괜찮아요.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걸요. 자, 그럼 제가 먼저 따라드릴게요."
"어허, 무슨 말씀을. 오늘은 네 생일이야. 네가 주인공이라고? 그럼 당연히 네 쪽이 대접을 받아야지."

 

싹싹하게 웃으며, 병뚜껑을 따고, 미리 준비해 놓은 와인잔에 꼴꼴꼴 따라지는 레드 와인.

 

향은 어떨지 몰라도, 거 때깔 한 번 참 곱다.
이런 표현은 칵테일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중에 와인 맛을 즐길 줄 알게 되면, 생각하는 것도 변하는 것이다.

 

"그럼 향후 12년은 더 일할 수 있도록, 건배!"
"하하하하, 욕심이 과한걸! 그래도 포부는 나쁘지 않으니, 건배!"

 

땡─소리와 함께 유리잔이 부딪쳤다.

 

*

 

"그럼~ 안녕히 가세요!"
"그래, 하루카도 잘 돌아가!"

 

아무리 그래도 술을 마시고 자기 차를 운전할 만큼 몰상식한 두 사람은 아니기에, 매니저나 비서를 부르는 건 필수. 다만, 하루카의 경우에는──.

 

"에이~. 치하야짱! 태우러 와줘서 고마워!"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니?"

 

그놈의 푸른색, 지겹지도 않나 싶으면서도, 그만큼 잘 어울리는 색깔이 없다고 생각될 차가 눈 앞에서 멈추면, 유리창을 내리고 치하야의 얼굴이 보인다.

10년의 지기. 절친한 친우. 일평생 함께 갈 우정.

 

"에헤헤~. 미안미안, 간만에 프로듀서와 단 둘이서 마셨는걸."
"지금의 사장님이지만. 그래서, 바로 집에 데려다 줄래?"

 

치하야의 반대쪽 좌석에 탑승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하루카.

 

"2차 가자! 오늘은 치하야짱이라 단 둘이 땡겨 볼까!"
"완전히 아저씨 같다구...뭐, 술은 잘 못하는 편이니까, 조금 봐줘?"
"에잇, 에잇! 이 하루카 님에게 맡겨만 두시라!"

 

나이값 못한다는 소리 들으면 어떤가.
하루카는 지금의 생활이 나쁘지 않았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지금까지도 그래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저기, 치하야짱."
"응?"
"생일 축하한다고, 한 번 더 말해주지 않을래?"

 

치하야는 의아하다는 시선으로 그녀를 돌아보다가, 곧 피식 웃으며,

 

"물론. 생일 축하해, 하루카."
"고마워, 치하야짱!"

 

하루카도 마주 보며 웃어보였다.

언제나와 같이, 태양같이 밝은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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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카의 생일!
2005년을 기준으로 벌써 12년에 접어드는 아이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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