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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느긋하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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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3, 2017 18:39에 작성됨.

 

---16

짧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지는 신호음이 멎으며 전화 건너편으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치하야의 어머니, 키사라기 치구사였다.

 

- 치하야니? 오랜만이구나.

 

“갑자기 무슨 일이시죠?”

 

- 혹시 오늘이나 내일 볼 수 있을까 해서 전화했단다.

 

치하야는 바로 치구사와 저녁 약속을 정했다. 그리고 스케쥴이 끝나자마자 둘에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급히 약속 장소로 향했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조용한 카페였다. 인사를 나누고도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치구사였다.

 

“혼자서도 잘 지내는 모양이구나.”

 

“갑자기 무슨 일로 보자고 하신 거죠?”

 

“어머니가 딸을 보자고 하는 데 꼭 무슨 이유가 있어야 하니?”

 

‘평소 연락도 없었으면서…’

 

치하야가 765 프로에 들어오며 홀로 지내기 시작한 때부터 모녀지간엔 연락이 없었다. 물론, 아버지와도 연락한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네가 사무실에 들어간 이후 처음 보는구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그래. 예전보단 나아졌단다. 앞으로 더 나아질 예정이기도 하고.”

 

겉보기엔 평범한 모녀의 대화였지만, 두 사람의 말 속엔 푸른 차가움이 서려 있었다.

 

“아이돌 생활은 할 만하니? 바빠서 공연은 못 봐도 네 노래만은 다 들어보긴 했다. 여전히 노래를 잘 부르더구나.”

 

“노래를 계속 부르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 유우도 네가 노래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남동생의 이름에 치하야의 마음에 자그마한 것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유우 얘기는 왜 갑자기 꺼내시는 거죠?”

 

“네 노래를 들으면 옛날 네가 유우에게 노래를 불러주던 때가 떠오르더구나.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어릴 적 치하야가 유우에게 노래를 불러줄 때면 치구사와 아버지는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치하야와 가족 모두의 마음속에 행복이 가득했다. 하지만 유우가 세상을 떠나며 그 행복은 한여름 밤의 꿈보다 허망하게 사라졌다.

이젠 치하야에겐 짙은 가슴속 슬픔에 가려진, 그래서 떠올리지 않는 과거의 조각이었다.

 

“그간 연락 한 번 없으시더니 만나서 하실 말씀이 그것뿐인가요?”

 

푸른 차가움이 치구사를 휩쓸었지만, 치구사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났다고 유우 얘기를 못 할 게 있니?”

 

“당신이나 아버지 모두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맨날 싸우기만 하고…”

 

“그래도 난 너와 유우의 어머니다.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엄한 치구사의 말에도 치하야는 치구사를 노려보았다.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원망 섞인 눈빛이었다.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전 일어나 보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치하야를 치구사가 불러 세웠다.

 

“치하야, 다시 앉거라.”

 

점잖은 치구사의 목소리 속의 떨림이 치하야의 마음에 닿았다. 어쩔 수 없이 치하야가 다시 자리에 앉자, 치구사는 핸드백에서 흰 봉투 하나를 천천히 꺼냈다. 흰 봉투를 치하야에게 내미는 치구사의 손이 심히 떨리고 있었다.

 

“네가 아이돌이 되고 나서도 부모 역할을 제대로 못 했지만, 그래도 이건 직접 만나 말해야겠더구나.”

 

치하야도 떨리는 손으로 흰 봉투를 받아 조심히 열어보았다. 안에는 서류 하나가 있었다. 서류를 펼치자 ‘이혼 신청서’라는 글씨를 볼 수 있었다. 글씨가 다소 흐릿한 것이 복사본인 게 분명했지만, 치하야는 치구사와 아버지의 도장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혼? 설마?”

 

“그이도, 나도 이제 더는 같이 살 수 없구나.”

 

“당신은!”

 

치하야의 눈에 독한 푸른빛이 일었다. 그러면서 치하야의 손이 이혼 신청서를 구겼다.

 

“아버지도 그렇고 이제 와서 이혼이라니. 대체 뭐에요!”

 

“너도 잘 알다시피 유우가 죽은 그 날부터 줄곧 생각해왔던 일이다. 하지만 네가 아직 어렸기에 지금까지 차마 갈라설 수 없었단다. 이제 너도...”

 

“그런 식으로 절 이용하고 싶으세요? 제 핑계 대지 마세요!”

 

테이블을 쾅 치며 일어난 치하야는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치구사를 노려봤다. 하지만 치구사는 그대로 치하야와 눈을 마주쳤다. 치구사의 눈빛 또한 차가웠다.

 

“이용하는 것도, 네 핑계를 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너도 잘 알고 있잖니?”

 

“이럴 거면 왜 이제 와서... 지금 와서 이러는 거예요!”

 

“나도 좋아서 이러는 줄 아니? 그 이와 같이 지내온 하루하루가 숨 막혔다. 지옥보다 더한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어린 너를 위해 수년을 참아야 했어!”

 

“그만 해요!”

 

“더 이상은 한계란다. 이제 너도 아이돌로서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으니 결정한 게다.”

 

애써 묻어 뒀던 아픈 과거의 조각이 걷잡을 수 없이 넘쳐 흘렀다. 폭풍 치는 날카로운 조각들이 거센 소용돌이(spiral)를 만들며 치하야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댔다. 눈동자가 마음속 거센 소용돌이 따라 요동치기 시작했고, 치하야는 괴로움에 귀를 틀어막았다.

 

“내가... 아이돌이 돼서… 아이돌… 노래를…”

 

“나도 마음이 편치 않단다. 하지만 부디 나와 그이를 이해해줬으면 좋겠구나.”

 

“난 아직... 아직은... 아직도...”

 

“재판은 다음 주니 그렇게 알고 있거라.”

 

거센 소용돌이에 휩쓸린 치하야를 두고 치구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치구사는 죄인처럼 고개를 차마 들지 못하고 있었다.

 

“못난 어머니라서 미안하구나.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네 노래를 좋아해 줘서 나도, 그이도 너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마지막 한마디를 끝으로 치구사는 힘없는 구두 소리와 함께 카페를 떠났다. 그러나 치하야에겐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치하야는 집에 언제, 어떻게 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한참을 방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니 익숙하면서도 낯선 방 안의 풍경이 들어왔다. 어두운 방 안을 흩는 치하야의 흐릿한 눈동자가 액자들에 이르러 멈추었다.

치하야는 유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든 액자를 들었다. 동네 축제에 놀러 간 때라 둘은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유우를 품에 안은 사진 속 치하야는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곰 인형을 꼭 안은 유우도 치하야만큼 행복해 보였다. 그것이 치하야의 어린 시절 마지막 행복한 웃음이었다. 이 사진을 찍고 며칠 뒤, 유우는 곰 인형을 남겨두고 영원한 과거로 남았다.

 

‘유우… 가여운 내 동생…’

 

조심스럽게 유우가 담긴 사진을 내려놓으며 옆에 둔 중학교 졸업 사진을 보았다. 꽃다발을 안은 사진 속 치하야는 차가운 무표정으로 힘없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치구사와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웃지도 않고, 서로 멀찍이 떨어져 한 손만 치하야의 양어깨에 올려놓고 있었다.

가족끼리 찍었지만, 가족의 사랑은 일절 담기지 않은 사진이었다.

 

‘그래, 이때부터였지.’

 

유우가 차가운 땅에 묻힌 그 날부터 치하야의 집안엔 행복 대신 단절과 불화가 자리했다. 그 시작은 유우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 부모는 어린 치하야를 책망하지 않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사소한 다툼이 이어졌다. 그리고 사소한 다툼은 고성이 되어 커다란 불길을 일으켰다. 때론 두 사람이 일으킨 불길에 치하야가 상처 입기도 했다.

부모의 다툼이 시작될 때면 치하야는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리고 벌벌 떨면서, 소리 죽여 울면서도 무서움을 쫓으려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어린 치하야는 유우를 떠나보낸 슬픔과 냉랭한 집안 분위기라는 불행을 동시에 품어야 했다. 그때부터 치하야에겐 오직 노래뿐이었다.

불행은 치하야의 마음에 진하게 물들어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하였다. 변해버린 부모를 보며 사람 관계가 덧없음을 먼저 배웠고, 중학교에 다니는 내내 친구 하나 없었다. 오직 불행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노래만이 치하야의 친구이자 전부였다.

단절과 불화로 타오르는 가족의 불길은 치하야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도 여전히 타올랐다. 졸업식을 앞둔 치하야는 견디다 못해 치구사에게 차라리 이혼하라고 소리를 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쳐있던 치구사의 대답은 치하야의 마음에 다시금 큰 상처를 냈다.

 

‘누구 때문에 이렇게 죽지 못해 같이 사는 줄 모르는 거니?’

 

그 뒤에 찍은 졸업 사진이니 행복이 한 줌이라도 담길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치하야는 더욱더 노래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노래를 부르면 모든 슬픔과 불행을 내뱉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치하야의 노래에 푸른 차가움만이 담기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이혼하겠다는 두 사람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치하야는 부모가 자기를 떠나지 않았으면 했다. 아무리 미워도, 원망스러워도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란 이유 하나였다. 그래서 이 사진을 액자에 둔 것도 그 실낱같은 희망에서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한 노래 대회에 나갔을 때 마침 치하야를 본 타카기 사장이 명함 하나를 주었다.

 

‘자네 노래를 듣자마자 느낌이 팟! 하고 왔달까. 그래, 자네 눈빛에서도 느낌이 또 다시 팟! 하고 오는구먼! 어때, 아이돌이 되지 않겠나?’

 

불행만 가득해 지긋지긋한 집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리고 치하야의 모든 것이 된 노래를 계속 부를 기회였다. 결국, ‘아이돌’이 무엇인지 모른 채 무작정 765 프로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부모에게 아이돌이 되겠다고 말하던 날, 돌아온 답변은 단 한마디였다.

 

‘네가 노래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거라.’

 

그 날도 치구사와 아버지는 서로에게 눈길을 한 번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집을 떠나 혼자 살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마음에 물들여진 불행이 쉬이 빠질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아이돌’은 치하야의 생각과는 아주 달랐다. 노래와 상관없는 일까지 해야 하는 직업이었다. 자신의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사는 나날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듀서가 오면서 달라졌다. 처음에는 자주 다투기도 했지만, 프로듀서의 노력으로 하루카와 야요이뿐만 아니라 765 프로의 동료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더는 혼자만의 세계가 아닌,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 더는 쫓기는 듯하지 않은, 차분하고 느긋하게 노래하면서 행복을 새로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치하야는 그렇게 노래로 행복을 전파하는 진정한 ‘아이돌’이 되어갔고, 진한 불행의 색깔이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젠 치하야가 아이돌이 되면서 희망의 실낱을 끊어버렸다. 그 사실은 치하야의 마음속에 아주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차라리 내가 노래하지 않았다면. 내가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면.’

 

치하야가 던진 액자가 벽에 부딪혔고, 깨진 유리가 사방에 퍼졌다. 깨져버린 액자 유리처럼 치하야의 마음도 산산이 조각났다.

 

‘내 노래가 불행을 부른 거야.’

 

다음 날, 치하야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하루카와 야요이였다. 먼저 사무실에 출근한 둘이 사무실 청소를 하던 도중, 어두운 표정인 치하야가 들어왔다.

 

“치하야 씨, 어서 오세요!”

 

예의 인사를 하는 야요이에게 고개만 끄덕이고 치하야는 조용히 소파에 앉았다. 최근과 다른 치하야의 태도에 하루카가 조심스레 물었다.

 

“치하야? 무슨 일 있어? 몸이 안 좋아?”

 

“응? 아무것도 아니야.”

 

치하야는 애써 표정을 숨기려 했지만, 오래 함께 한 하루카와 야요이는 다시 치하야를 감싸는 푸른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올스타 라이브 준비를 위한 합동 레슨이 이어졌다. 하지만 치하야는 이전과 다르게 자꾸 노래와 춤을 자주 틀렸다. 모두 치하야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프로듀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프로듀서는 다시 푸른 차가움이 소용돌이치는 치하야의 노래에서 확신을 얻었다.

 

‘어째서 푸른 차가움이 다시 소용돌이치는 거야?’

 

갑자기 다시 몰아치기 시작한 소용돌이에 경악한 프로듀서는 휴식 시간에 치하야를 조용히 불러냈다.

 

“치하야 양, 무슨 일 있어요?”

 

“아니에요. 그냥...”

 

“몸이 안 좋으면 오늘은 쉬어요.”

 

“하지만 레슨에 빠질 수 없습니다. 지금은 다들 올스타 라이브를 준비하는 중이잖아요?”

 

“급할수록 차분하게, 느긋하게 가자고 했잖아요.”

 

치하야는 레슨실 안의 동료들을 살펴보았다. 쉬는 시간이었지만, 다들 안무나 노래에 대한 의견을 서로 주고받고 있었다. 모두의 눈빛은 진지했고 말투는 열정적이었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 내가 방해되어선 안 돼.’

 

‘더 이상은 한계란다. 이제 너도 아이돌로서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으니 결정한 게다.’

 

그 날 치구사의 말을 떠올릴 때마다 치하야의 마음은 소용돌이쳤고, 상처만 늘어갔다.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지만, 치하야는 끝내 참기로 했다.

다들 바쁜 스케쥴 속에서도 올스타 라이브를 향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차마 홀로 빠지겠다고 할 수 없었다. 부모를 이혼하게 한, 노래하는 자신이 미웠지만, 다시 행복을 안겨준 동료들에게 방해되기 싫었다. 그러기 위해선 아픈 마음을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

 

‘프로는 프로답게. 이제 와서 어리광을 부릴 순 없어.’

 

“괜찮습니다. 계속하겠습니다.”

 

“하지만 안색도 안 좋아 보이고, 안무도 자꾸 틀리고...”

 

“정말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치하야의 가녀린 손이 프로듀서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치하야의 눈빛은 절실했다. 부모의 이혼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프로듀서가 보기엔 누구보다 완벽주의자인 치하야의 마음 때문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차마 그런 치하야의 눈빛을 외면할 순 없었다.

 

“대신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저한테 말해줘야 해요. 알았죠?”

 

프로듀서의 가슴 속에 불안함을 지우지 못했지만, 당장 올스타 라이브 준비에 전념해야 했다. 리츠코, 코토리까지 도왔으나 처음 개최하는 대형 라이브다 보니 신경 쓸 것도 많았다. 치하야는 물론 다른 아이돌들에게 관심은커녕, 레슨을 봐줄 시간도 없었다.

같이 지내지 못하는 만큼 프로듀서는 치하야에 대한 걱정만 커졌다. 그날 치하야의 눈빛이 계속 아른거렸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한심했다.

하지만 갑자기 변한 치하야를 걱정하는 것은 프로듀서만이 아니었다.

 

“요즘 치하야가 예전보다 더 열심히 레슨을 하는데 뭔가 변한 거 같아요. 야요이도 그렇고, 다들 그렇게 얘기해요. 옛날 치하야보다 더 심각해졌다고 해야 하나… 프로듀서 씨, 저만 불안한 거 아니죠? 혹시 짐작 가시는 게 있으신가요?”

 

유닛 활동이나 듀엣곡 준비로 치하야와 자주 만나는 하루카다 보니 심히 불안해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하루카를 보며 프로듀서는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노래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만큼, 이번 올스타 라이브에 대한 부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미 양도 힘들겠지만, 치하야 양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프로듀서 씨도 많이 바쁘시잖아요. 그리고 전 리더이고 치하야의 동료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도리어 프로듀서를 안심시키려는 듯 웃는 하루카를 보며 프로듀서는 자신이 더욱 한심스러워졌다.

하지만 모두의 걱정이 쌓이는 만큼 치하야의 마음속 소용돌이는 거세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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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의 부모님의 이혼은 2나 애니마스 시점에선 이미 이혼한 걸로 나왔고, 1, SP에서 중간 이벤트로 등장합니다.

제 이야기에선 이 시점에 이혼하는 걸로 설정을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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