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뿌리는 지하346 설정 + 후미카 배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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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8, 2017 16:00에 작성됨.

어느새 <346의 지하에는 무엇이 도사리는가>를 연재한 지도 일주일이 되었네요.

댓글은 이제 200개 가까이 달려 가고... 조회수도 300에 다가가네요.

처음에는 이게 잘 될까, 너무 재미없게 흘러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다행히도 생각보다 빨리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초기엔 설정이 이리저리 꼬이면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캄캄했었죠.

지금은 설정하고, 앞으로 나올 등장 인물하고도 한 90% 가량 확정한 상태라서

아마도 설정 뒤엎기는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아마도...

스토리 중간중간에 터뜨릴 반전 요소도 생각해 놨고요.

 

그리고, 모든 창댓에 참가하는 분들에게 공통으로 부탁하는 말이지만,

캐릭터의 입장이 되어 활발하게 대화에 참여하면 참여할수록 창댓의 리얼리티도 살아나고,

무엇보다 작가의 기분이 좋습니다!

주사위만 던지고 가지 마시고, 별 거 아닌 말이라도 좋으니까 한 마디씩만 해 주시면 작가는 그보다 더 기쁠 수가 없습니다ㅜㅜ

...이상 주제넘은 작가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아, 떡밥과 설정 뿌린다고 제목에 적었죠. 별 건 아니고, 지금까지 나온 내용 중 크툴루 신화와 관련된 정보 두 개입니다.

그리고, 호타루 배드 엔딩은 여기로.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4801&page=2

 

1. 엘더 사인

 

지하 4층에서 5층으로 가는 문에 그려져 있는 별 속의 눈 문양. 엘더 사인(Elder Sign)입니다. 크툴루 신화에서 엘더 사인은 인간에게 대체로 우호적인 존재들인 엘더 갓(Elder God)들의 문양입니다. 아래에서 설명할 딥 원들이 두려워하는 표식으로도 등장하지요. 본작에서는 인간들에게 무해한, 인간들을 보호하는 문양으로 설정하였습니다. 크툴루 신화가 다들 그렇듯이, 나오는 매체에 따라 취급이 크게 달라지는데요. 저는 <아컴 호러>와 <엘드리치 호러> 의 보드게임에서 나온, "위험한 존재를 봉인하는 문장" 정도라고 설정을 잡았습니다.

 

2. 딥 원

딥 원(Deep Ones)은 러브크래프트의 원작 소설 중 대표적으로 <인스머스의 공포>에 등장하는 존재들입니다. 해양 깊은 곳에 서식하는 생명체로, 생선+개구리+파충류+인간을 혐오스럽게 섞어 놓은 외형이라고 보면 됩니다. 소설에서 주인공이 찾은 인스머스라는 마을은 사실 딥 원들의 혼혈들이 사는 마을로, 밤이 되자 마을 주민들은 그들의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을 습격합니다. 가까스로 도망친 주인공은 자신의 조상이 바로 그 딥 원들에게 마을을 팔아치운 선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점점 미쳐가는 주인공은 바다를 갈망하며, 얼굴과 몸이 점점 변해가고, 마침내 완전히 괴물이 된 주인공은 딥 원들의 마을로 돌아가게 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놈들이 언제 나왔냐고요? 글쎄요, 나나미가 엘더 사인이 그려진 벽에 막혀 통과하지 못했었고, 댓글 1페이지에 보면 영문 모를 특기 하나를 가지고 있을 텐데...

...그러고 보니, 나나미의 소문 중 "과거에 커다란 물고기에게 구해진 적이 있는 것 같다"라 했었나...

 

[후미카 배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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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카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그녀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후미카가 읽는 책은 그녀를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 주곤 했다.

소원을 들어 주는 요정이 등장하는 동화책, 꿈을 이루기 위해 방황하는 주인공을 그린 소설, 현실의 불합리를 규탄하고 비판하는 수필.

책 속에서 그녀의 소원은 이루어졌고, 그녀의 지식욕은 채워졌다.

 

그러나, 세상은 책 속이 아니었다. 설령 책 속이었다고 해도, 형편없는 책이었다.

후미카가 몇 번을 시도하던, 얼마나 간절하던, 현실은 그녀를 돌아봐 주지 않았다.

그 무엇도 그녀의 소원을 들어 주지 않았다.

후미카에게 소중했던 사람은 떠나갔고,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

그 현실에서 벗어나 그녀를 다시 한 번 만나는 것,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후미카의 유일한 소원이었다.

 

그 이후, 후미카의 마음 한 구석이 무너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치지 않고 페이지를 탐독하는 후미카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줄 존재를 갈구할 뿐이었다.

영혼 없이 지식만을 끝없이 탐구하던 후미카에게, 어느 날 구원이 찾아왔다.

끝없는 방황에서 벗어난 후미카는 자신이 찾은 해답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후미카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 주는 존재를 위해.

하지만, 역시 현실은 책 속이 아니었다. 그 존재는 기도를 듣지 않는다.

다만 자신에게 소원을 비는 이들의 소원을, 자신의 소원과 일치시킬 뿐이다.

후미카가 게걸스럽게 받아들이는 지식, 혐오스러운 희생이 필요한 의식에 대한 정보는 언젠가 그 존재를 깨어나게 할 것이었다.

후미카는 싱긋 웃으며, 자신의 새로운 소원을 이루기 위한 제물의 심장을 향해 단도를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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