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출사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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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6, 2017 00:51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이번 천하제일에 참가한 대혁명입니다.

 

우선 참가자 여러분들 전원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씀 드립니다.

나이도 다양하고 직업도 다양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던 [사랑의 이미지]를 글로 쓴다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아니면 상관 없이 그냥 작품을 위해?'  '사랑하면 떠오르는 이 아이로?'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의 사랑 이야기를 쓰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작품을 위해 다른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하신 분들도 있으 것이며, 사랑의 대명사라고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돌을 넣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어느 쪽이든 이번 대회로 인해 저를 포함한 여러분은 각자가 가진 기량을 뽐낼 수 있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미련이 남으신 분들도 있고 여운이 남은 분들도 있겠죠.

그래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주신 여러분들 모두 다시한 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읽어주시는 분들의 평가와 심사네요.

알아서 잘 하실 것이라 생각하니 별 다른 말은 안하겠습니다. 여기서부턴 제 개인적인 잡담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제 글 '아베 나나 『17세의 결심』'을 쓰면서 여러번 고민을 했습니다.

다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할까?  그냥 평소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낼까?  여러 편으로 나눠서 올릴까?  나도 그냥 내 담당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쓸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이 작품으로 한 이유는, 이벤트 주제를 알리는 글에 나와 있는 '가슴 아픈 짝사랑'이라는 문구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전 연애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궂이 짝사랑이라고 한다면 제 이상형에 맞는 아이돌인 '사쿠마 마유'겠지요.

 

제가 저 문구를 보고 떠올린 건 '그저 바라만 보는 플라토닉'이 아니었습니다. '이루어질 것 같기에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더 마음과 기분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은 때로 손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는 것보다 더 가슴에 남는다고 하지요. 하물여 그것을 잡기 위해 계획을 짜고 열심히 뛰어나디며 노력했는데 이미 그 사랑은 내가 없는 곳에서 다른 사람과 이어져버렸다.

흔히 말하는 NTR인 듯 아닌 듯 아슬아슬한 경계에 놓여져있는 그런 아찔함을 묘사하여, 달달한 이야기보다 가슴에 남을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저는 스토리를 구상했고, 가장 큰 문제인 '어떤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주인공 후보는 원래 두 명이었습니다.

 

    

 

죠가사키 미카후타바 안즈. 둘 모두 17세에 인기도 많고 매력적이지만 어딘가 아쉬운 소녀들이죠. 프로듀서와 연애 라인을 탈 듯 안탈 듯 애매모호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둘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미카의 경우엔 립스의 멤버들에게 조언을 듣는 이미지를 구상했었습니다. 미카를 제외한 네 명 모두 상당한 기분파에 적당한 거리감이라는 걸 무시하는 타입들이었으니까요.

안즈의 경우는 자기 자신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사탕이 굴러 들어오는 것처럼 사랑도 그럴 것이라고 여기며 나태하게 있는 이미지를 구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아직 어리고, 무엇보다도 '인생에 있어서의 사랑이 가지는 무게감'을 읽는 사람이 느끼게 하기엔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기에 그 다음으로 떠올린 것이 바로 아베 나나(영원의 17세)였습니다.

 

 

언제나 17세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몇 번이고 17세의 생일을 축하 받고 축하했을 나나 씨. 하지만 그 뒷편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컨셉의 기한과 본가에서 재촉하는 결혼.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가진 사랑의 이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마침내 결심을 하는 나나 씨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노력이 배신 당하고 이루어지게 만들 거라 다짐한 사랑이 무너져버린 그녀의 모습 이상으로 여러분의 가슴에 남을 수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천하제일 대회에 올린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쓰고 나서 문득 '내가 여태까지 올린 건 달달한 내용이나 훈훈한 엔딩들이었는데, 갑자기 이런 결말을 내놓으면 사람들이 당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반응을 즐기기 위해 올린 것이지만 말이죠.

 

그렇게 쓰고나서도 몇 번이고 생각을 해보고, 읽어주신 여러분의 반응을 보며 이번 대회는 분명히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그에 따라 노력하신 여러분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달랐겠지만, 노력하신 여러분들 모두 다시 한 번 수고하셨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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